출처=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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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에게 보험은 낯설다. “젊을 때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주변의 권유가 있어도 보험의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복잡한 약관 내용과 매달 나가는 보험료도 장벽으로 작용한다.

20대, 보험에 ‘반드시’ 가입해야 할까.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여력이 있다면 가입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보통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지고, 상품 선택 폭이 좁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리해서 보험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고도 조언한다. 보험 상품은 은행의 적금과 달리 중도 해지할 경우 원금이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보험료를 납입하지 못해 중간에 보험이 해지되는 것보다는 아예 가입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설명이다.

 

20대, 보험 가입 전 ‘적정 보험료’ 설정은 필수

똑똑하게 보험에 가입하려면 보험 가입 전 ‘적정 보험료’를 계산해 봐야 한다. 매달 내야 하는 보험료는 보통 월 소득의 10%를 넘지 않는 편이 좋다. 보험설계사 A씨는 “통상적으로 월 소득의 10% 정도를 보험료로 내면 적당하다고 한다”며 “20대는 많은 보장이 필요 없으니 5%나 그 아래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납입 가능한 보험료 수준을 확인했다면 본인에게 필요한 보험 상품을 살펴볼 차례다. 비교적 건강한 20대가 혜택을 체감하기 쉬운 상품은 실손의료보험이다. 실손보험은 질병이나 상해로 의료기관에 입원·통원해 치료받거나 약을 처방·조제받은 경우 본인이 실제로 부담한 의료비를 보상해 준다. 다만 보장 범위가 넓은 만큼 심사 기준이 까다롭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실손보험은 언더라이팅(계약 심사) 기준이 깐깐하니 병력이 없을 때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보험료 부담스러운데,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탈까?

이미 실손보험에 가입한 20대는 ‘4세대 실손보험’ 전환을 고민하기도 한다. 4세대 실손보험은 기존 상품 대비 보험료가 약 10%~70%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판매 시기에 따라 세대가 나뉘는데, 2021년 7월부터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실손보험은 ‘4세대’에 해당한다. 구체적인 보험료는 연령, 병력, 약관 등에 따라 다르지만 20대 여성 기준 보통 월 1만원대로 가입 가능하다.

하지만 전환 전에 반드시 본인의 의료 이용량, 경제 상황,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야 한다.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비급여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 적용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비급여 항목을 자주 이용하면 보험료가 비싸지고, 비급여 항목을 이용하지 않으면 보험료가 저렴해진다. 비급여 이용량이 많다면 4세대 전환이 유리하지 않을 수 있다.

자기부담금 비율도 4세대 실손보험이 과거 상품보다 높은 편이다. 자기부담금은 말 그대로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다. 3세대 실손의 자기부담률은 급여 10~20%, 비급여 20~30% 수준인 반면 4세대는 급여 20%, 비급여 30%로 10%가량 높다.

보험다모아 ‘실손의료보험 계약전환 간편계산기’ 홈페이지 갈무리.
보험다모아 ‘실손의료보험 계약전환 간편계산기’ 홈페이지 갈무리.

4세대 전환의 유불리를 따지려면 내야 하는 보험료,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비교해 봐야 한다. 비교가 어렵다면 보험 상품 비교 사이트인 ‘보험다모아’의 ‘실손의료보험 계약전환 간편계산기’ 이용을 추천한다. 간편계산기 서비스는 기존 실손보험을 유지하는 경우와 4세대로 전환할 경우의 보험료, 의료비 본인부담액, 보험금 등을 비교해 준다.

 

암 보험, 20대부터 준비해야 할까?

여유가 된다면 ‘3대 질병’이라고 불리는 암·뇌·심장 질환에 대비하는 보험도 고려해 볼 만하다. 보통 젊은 나이에 가입할수록 보험료가 저렴하고, 가입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병력이 있다면 보험 가입이 거절되거나 가입이 되더라도 비싼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질병이 없어도 연령대가 높으면 발병률도 상승하기 때문에 보험료 차이가 크다”며 “젊을 때는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미리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3대 질병 관련 보험 가입 시 가장 눈여겨볼 항목은 ‘진단비’다. 진단비는 특정 질병으로 확정 진단을 받을 경우 지급되는 보험금이다. 수술이나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청구할 수 있다. 진단비는 치료를 받는 동안 동안 생활비, 치료비 등으로 활용 가능하다. 보험설계사 A씨는 “암 보험 가입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진단비”라며 “20대라면 당장 필요하다고 느끼지는 않겠지만, 나중에 가입할 때 진단비를 높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암뇌심 보험’ 역시 보험사의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가입하면 비교적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 가능하다. 고객이 보험사 홈페이지 등에 접속해 직접 가입하는 사이버몰(CM) 상품은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설계사를 거치지 않아 설계사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설계사가 직접 판매하는 상품과 CM 상품의 보장 내용이 조금씩 다를 수 있으므로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갱신형? 비갱신형? 젊은층에게 더 유리한 상품은

보험은 크게 갱신형과 비갱신형으로 나뉜다. 비갱신형은 10~30년 등 정해진 기간 동안 보험료를 납부하면 80~100세 만기까지 추가 지출 없이 보장을 받을 수 있다. 그 대신 초기 보험료가 비싸다. 갱신형은 만기 또는 보장이 끝날 때까지 계속 보험료를 내야 한다. 초반엔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갱신 주기에 맞춰 보험료가 대체로 오른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20~30대에게는 비갱신형이 낫다”고 설명한다. 보험료를 납부해야 하는 기간이 긴데,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몰라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료가 저렴해 갱신형으로 가입했다가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나중에 보험료가 올라 이를 내지 못해 보험이 해지되면 결국 보장을 받지 못하게 된다”고 짚었다. 경제 활동 기간 등을 고려해 보험료 납부 기간을 10년납, 전기납 등으로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