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8 데킬라’ 브랜드 팝업스토어. 사진=이솜이 기자
‘818 데킬라’ 브랜드 팝업스토어. 사진=이솜이 기자

전통주 기업 국순당이 이색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국순당이 미국 유명 배우 겸 인플루언서 캔달 제너가 내놓은 ‘818 데킬라’를 한국에 들여왔는데요. MZ세대의 쇼핑 성지로 불리는 ‘더 현대 서울’에는 818 데킬라 출시 기념 팝업스토어도 꾸렸습니다. ‘우리술’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기존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에게 반전 매력을 뽐내는 모습입니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지하 1층에 꾸려진 818 데킬라 팝업스토어 주변은 입장 대기 인파들로 북적였습니다. 818 데킬라로 만든 칵테일을 마실 수 있는 ‘818 데킬라 바’의 경우 12팀이나 예약 대기 중이었습니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반 팝업 문을 열자마자 ‘오픈런’까지 벌어졌다고 하네요.

체험형 공간을 지향하는 팝업스토어답게 이곳에는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합니다. 칵테일 시음을 비롯해 경품을 받아볼 수 있는 이벤트존, 포토존 등이 대표적입니다. 현장에서 818 데킬라를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데킬라 구매 고객에게는 원하는 문구를 새겨주는 각인 서비스도 제공한다고 하네요. 팝업은 내달 7일까지 운영됩니다.

818 데킬라는 국순당이 이번에 국내로 처음 들여온 브랜드입니다. 제품은 ▲블랑코 ▲레포사도 ▲아네호 ▲에잇리저브 총 4종으로 구성됐습니다. 모두 멕시코에서 수입되며 60만원대 고가인 에잇 리저브를 제외한 3종 제품 가격대는 10만원 선으로 책정됐습니다. 모두 8년 이상 재배된 ‘블루 아가베’를 100% 사용한 게 특징입니다. 블루 아가베는 아스파라거스과 식물인데 프리미엄 데킬라 원료로 쓰인다고 하네요.

818 데킬라는 캔달 제너가 4년 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 2021년 출시한 브랜드입니다. 브랜드 설립자가 캔달 제너인 만큼 출시 전부터 큰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1995년생인 그는 배우이자 2억9000만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캔달 제너에게 ‘미국의 핫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죠.

캔달 제너(사진 왼쪽). 출처=국순당
캔달 제너(사진 왼쪽). 출처=국순당

818 데킬라 브랜드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있습니다. 818은 캔달 제너가 나고 자란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라바사스의 지역번호를 가리킵니다. 켄달 제너가 ‘2020년 세계 데킬라 어워즈에 익명으로 참가해 수상하며 제품력을 인정받은 일화도 유명합니다.

국순당에 세계적으로 ‘핫’한 818 데킬라의 국내 수입을 성사시킨 비결을 물으니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국순당은 자사의 주류 생산 역량이 수입 파트너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습니다. 파트너사 입장에서 국순당이 수입 주류사인 동시에 주류 생산 기업인만큼 이 회사의 주류 이해도를 높이 샀다는 겁니다.

또 국순당에는 주류 수입이 ‘배움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데킬라 제조 방식을 향후 국순당이 생산하는 막걸리 등 전통주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입니다. 국순당이 꾸준히 국내에 들여왔던 와인 등 수입 주류사들도 국순당 제조 방식을 배우고자 공장 견학을 희망하기도 한다네요.

국순당 관계자는 “주류 수입 목적이 매출 증진도 있지만 파트너사와의 교류도 중요시 여길만한 요소”라며 “자연스레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많은 채널에서 제품을 판매하기보다 백화점, 호텔 등의 채널 위주로 수입 주류를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세 주종’으로 떠오른 데킬라…“데킬라는 프리미엄 주류 옵션”

818 데킬라. 사진=이솜이 기자
818 데킬라. 사진=이솜이 기자

주류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들여다보면 국순당의 818 데킬라 수입은 ‘시기적절한 선택’으로 보여집니다. 데킬라가 ‘대세 주류’로 떠오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어서인데요. 국순당에 앞서 하이트진로가 지난 14일 멕시코 프리미엄 데킬라 브랜드 ‘코모스’를 출시하기도 했죠.

국내 데킬라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년 299만달러(한화 약 40억원)에 그쳤던 데킬라 수입액은 2022년 587만달러(한화 약 78억원)으로 1년새 96% 뛰었습니다. 지난해에도 데킬라 수입액(648만달러·한화 약 86억원)은 오름세를 띠었습니다.

실제 데킬라는 세계적으로도 인기 있는 주종이 돼 가고 있습니다. 국제 주류연구기관 IWSR는 2021년~2026년 데킬라 카테고리의 연 평균 성장률은 7%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 증류주의 연 평균 성장률(2%)을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데킬라의 흥행은 칵테일 등과 프리미엄 데킬라를 섞어 마시는 음주 문화가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IWSR은 보고서를 통해 “데킬라는 이전까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샷’ 단위로 판매되는 주류였다”면서 “시간이 지나 이제는 데킬라가 칵테일을 비롯해 기타 고급 주류와 함께 즐기는 프리미엄 옵션으로 발전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