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4가 오는 26일부터 29일(현지시각)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가운데 국내 통신업계 및 ICT 기업들도 신발끈을 동여매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MWC 2024는 AI 기술이 전면에 등판하는 한편, 유럽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타진하려는 이들이 집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S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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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3사 "돌격앞으로"
SKT는 이번 MWC 2024 핵심 전시장인 ‘피라 그란 비아(Fira Gran Via)’ 3홀 중앙에 992㎡(약 300평) 규모의 대형 전시장을 꾸민다.

‘새로운 변화의 시작, 변곡점이 될 AI’를 주제로 텔코 중심의 AI 기술을 대거 공개하는 한편 전체 전시의 핵심 키워드를 ‘텔코 LLM(거대언어모델)’로 잡았다. 통신과 AI의 시너지다.

SKT는 ▲챗봇이 구현된 버추얼 에이전트 ▲AI 기반의 스팸·스미싱 필터링 시스템 ▲AI 콜센터(AICC) 등 다양한 적용 사례(Use case)를 공개하면서 텔코 LLM을 활용, 기존 ▲AI 기반 실내외 유동인구 데이터 분석 시스템 ‘리트머스 플러스’ ▲로봇·보안·의료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되는 ‘AI 퀀텀 카메라(Quantum Camera)’ 의 기능 강화에 대한 구상도 선보일 계획이다.

미디어와 의료 등 생활 속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AI 기술도 선보인다. 반려동물 AI 진단보조 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비롯해 미디어 가공 및 콘텐츠 품질향상 플랫폼 ‘AI 미디어 스튜디오’, 비전 AI를 활용한 바이오 현미경 ‘인텔리전스 비전(Intelligence Vision)’ 등이 SKT 전시관에 마련된다.

나아가 차세대 열관리 방식 액침 냉각을 포함한 AI 데이터센터(DC) 기술과 AI 기반 각종 네트워크 인프라 기술, 가상 체험 가능한 실물 크기의 UAM(도심항공교통) 등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기대된다.

유영상 SKT 사장이 직접 지난해 12월 서울을 방문한 람다 창업자 겸 CEO인 스티븐 발라반(Stephen Balaban)을 만나고 있다. 사진=SKT
유영상 SKT 사장이 직접 지난해 12월 서울을 방문한 람다 창업자 겸 CEO인 스티븐 발라반(Stephen Balaban)을 만나고 있다. 사진=SKT

AI 데이터센터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데이터센터가 데이터의 안정적 저장을 위한 물리적 공간을 제공하는 것과 다르게, AI 학습과 추론 등에 필수적인 GPU 서버와 안정적 운영을 위한 전력 공급, 열효율 관리를 위한 냉각시스템을 제공하는 새로운 사업 영역이다. 그 연장선에서 SKT는 이미 그래픽 처리장치(GPU)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글로벌 GPU 클라우드 회사인 람다(Lambda)에 투자를 진행한 상태다. 

SKT는 유영상 사장이 직접 지난해 12월 서울을 방문한 람다 창업자 겸 CEO인 스티븐 발라반(Stephen Balaban)을 만난 데 이어 1월에도 람다의 미국 산호세 본사를 방문해 협상을 진행하는 등 람다 투자를 통한 AI DC 경쟁력 확보에 큰 힘을 쏟은 바 있다.

여세를 몰아 SKT는 이번 MWC 2024에서 동남아시아 지역 내 데이터센터 운영 역량을 보유한 사업자와 사업 협력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고, 이를 토대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AI 기반 기지국 무선 송수신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낸다. 

SKT는 이미 NTT도코모, NTT, 노키아 벨연구소와 협력해 향후 6G 이동통신을 위한 AI 기반 기지국 무선 송수신 기술을 개발하고 개념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친 상태다. 지난 2022년 NTT도코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이후 6G 협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이번에 6G 핵심 기술 개발 협력 차원에서 NTT와 노키아 벨연구소를 포함한 4개사 협력 체계를 구축해 소기의 성과를 창출했다.

MWC 2024에서는 한발 더 들어가 6G 시뮬레이터 등 4사 협력의 개발 내용과 결과를 공동 전시 및 시연될 전망이다.

SKT는 지난해 8월 발간한 6G 백서를 통해 미래 네트워크 전 영역에 걸친 기술 진화의 일환으로 AI-native 네트워크에 대한 전망을 소개한 바 있으며, AI 기반 무선접속망(RAN, Radio Access Network) 기술을 적용 영역 및 방식에 따라 크게 ▲자동화 ▲운용최적화 ▲무선 송수신의 3가지 형태로 구분한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사토 타카키 NTT 도코모 CTO는 “SK텔레콤, 노키아와의 협력을 통해 6G 혁신 기술 개발과 표준화에 앞장서고, 미래 산업과 기술을 포괄하는 글로벌 생태계 구축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터 베터 노키아 벨연구소장은 “세계적 수준의 6G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6G 서비스를 제공할 이동통신 사업자로부터 의견을 얻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SKT, NTT, NTT도코모와 미래의 네트워크를 설계하기 위한 혁신적인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탁기 SK텔레콤 인프라기술담당은 “이번 개발은 글로벌 사업자 및 제조사와의 6G 핵심 기술 개발 협력의 신호탄으로, 한·미·일·유럽 민간협력 사례”라고 강조하며, “AI 컴퍼니로서 당사의 근간인 인프라 영역에 AI를 적용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겠다”라고 밝혔다.

AI 기반 기지국 무선 송수신 기술 개발 협력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SKT
AI 기반 기지국 무선 송수신 기술 개발 협력이 빨라지고 있다. 사진=SKT

한편 SKT 유영상 사장도  MWC 2024로 출격한다. ‘글로벌 AI 컴퍼니’로 진화하는 SKT의 미래 전략을 세계에 알리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사와 협력을 추진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7월 공식 출범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와 관련한 논의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유영상 사장은 “이번 MWC 24는 SKT가 보유한 핵심 AI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적용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더불어 세계적 기업들과의 초협력을 통해 ‘글로벌 AI 컴퍼니’로 빠르게 변모하겠다”고 말했다.

KT도 MWC 2024를 누빈다. ‘미래를 만드는 디지털 혁신 파트너 KT'를 주제로 ▲NEXT 5G ▲AI LIFE 총 2개 테마존으로 구성해 차세대 네트워크 기술 및 AI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한 KT의 디지털 기술을 소개한다는 설명이다.

NEXT 5G 존에서 KT는 항공망에 특화된 네트워크 기술을 적용한 UAM 체험 공간과 AI로 안전하게 UAM 교통을 관리하는 지능형 교통관리 시스템을 소개하고, 고객에게 편리성과 보안성을 더해주는 혁신 네트워크 서비스와 기술을 전시한다.

KT는 고객이 쉽게 글로벌 사업자망에 접속해 연결성 등 네트워크 자원을 이용하는 ‘개방형 네트워크 API' 기술과 클라우드 HPC(고성능컴퓨팅) 환경에서 해석 시뮬레이션 솔루션을 제공한 ‘엔지니어링 플랫폼’도 선보인다.

유·무선 네트워크의 해킹 방지 기술인 ‘양자암호 통신’과 통신 인프라의 전력을 절감한 ‘네트워크 전력 절감 기술’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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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LIFE 존에서는 AI 솔루션을 확장해 초거대 AI가 적용된 다양한 사례를 공개한다. ‘Generative AI Alliance’ 코너는 거대언어모델(LLM)이 적용된 AI 반도체, 소버린 AI(Sovereign AI) 사례 등 초거대 AI 협력 모델을 만나볼 수 있다. ‘AI Contextual Advertising’ 코너는 나스미디어와 공동 R&D(연구개발)로 KT 거대언어모델(LLM)을 통해 광고 문맥을 분석해 최적의 광고를 타겟팅 할 수 있는 AI 문맥 맞춤 광고 서비스를 선보인다.

또 ‘On Device AIoT’ 코너는 공유 킥보드·전기차 충전기·택시용 스마트 사이니지에 적용된 온디바이스 AIoT 블랙박스(EVDR) 기술 체험이 가능하다. 이어 ‘Genieverse in School’ 코너는 행정 안전부와 협력해 메타버스 공간에서 도로명 주소를 학습할 수 있는 ‘지니버스 도로명 주소’를 체험할 수 있다.

KT 이정우 홍보실장은 "KT가 디지털 혁신 기술 파트너로서 글로벌 무대에서 차세대 ICT 기술을 선보이는 장을 마련했다”며 “전 세계 관람객들이 MWC 2024 KT 전시관에서 차세대 디지털 혁신을 경험하도록 AI, 인공지능, UAM, 미래 네트워크 기술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 파트너들과 함께 현장을 찾기도 한다. 참가하는 파트너사는 ▲콴다(수학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 ▲Superb AI(영상 기반 AI 개발 소프트웨어) ▲모바휠(도로 노면 모니터링 시스템) ▲마르시스(올인원 셋톱박스 및 코딩 교육 로봇) ▲CNU글로벌(HS IoT 에너지 효율화 자동 검침 시스템) 등 AI, 모빌리티, 미디어, 에너지 분야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총 5곳이다.

KT는 KT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KT 전시관 내 부스 인 부스 방식으로 ‘KT 파트너스(Partners)관’을 마련해, 기업별 독립된 전시 공간과 바이어 상담 공간을 제공하고, 파트너사가 수출 마케팅 활동 및 해외 판로를 확대하도록 지원한다. 특히, KT는 참가 파트너의 원활한 현지 수출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자 항공 및 숙박 등 파트너사 임직원의 출장 지원도 함께 병행한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WC 2024에 전시관 부스를 내지 않는다. 다만 황현식 대표와 함께 정수헌 Consumer부문장, 권준혁 NW부문장, 권용현 기업부문장, 황규별 CDO, 이상엽 CTO 등 주요 경영진이 이번 MWC 2024에 참가해 미래 트렌드를 파악한다는 방침이다.

임직원 참관단은 5.5G/6G, AI 등 핵심 기술과 트렌드를 집중적으로 탐색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와 상품 전시 외에 AI 기반 솔루션, 5G 기반 산업 혁신, XR/메타버스 기술 분야 선두주자와의 소통을 통해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맞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주력한다.

갤럭시 S24 옥외광고. 사진=삼성전자
갤럭시 S24 옥외광고. 사진=삼성전자

삼성부터 스타트업까지
MWC 2024에 통신사들만 출격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AI 돌풍이 스페인 바르셀로나도 뒤흔드는 가운데 삼성전자부터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들도 MWC 2024를 찾는다.

삼성전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중심지 카탈루냐 광장(Plaza de Catalunya)에서 갤럭시 S24 시리즈 체험이 가능한 '갤럭시 익스피리언스 스페이스(Galaxy Experience Space)'를 15일 오픈했다. 체험관은 이달 29일까지 운영되며, MWC24 참관을 위해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방문하는 전세계 소비자, 미디어, 파트너에게 갤럭시 AI가 선사하는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소개할 예정이다.

현장에서도 강력한 하드웨어 통신 인프라를 공개하며 입체적인 전략을 짠다는 방침이다.

스타트업 가우디오랩도 있다.

가우디오랩의 부스는 MWC 바르셀로나 KOTRA 한국관 내 마련되며 원하는 세계로의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Just Voice(저스트 보이스)’, 이미지 입력에 대응되는 효과음을 AI가 자동으로 생성하는 ‘FALL-E(폴리)’, 실시간으로 원곡 음악을 노래방 음원으로 바꿔주는 ‘Gaudio Sing(가우디오 씽)’ 등이 시연될 예정이다. 

사진=가우디오랩
사진=가우디오랩

가우디오랩은 실시간 소음제거 애플리케이션 ‘Just Voice Lite(저스트 보이스 라이트)’의 출시도 발표했다. Just Voice Lite는 CES 2024 혁신상 수상작이자 SXSW 2024 혁신상 파이널리스트에 오른 독자 기술로, 실시간으로 소음을 제거하거나 목소리를 강화해 화상회의 등에서 발생하는 피로감을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평가다. 

오현오 가우디오랩 대표는 “가우디오랩은 좋은 소리로 세상에 기여하고자 하는 마음을 늘 가져왔는데, 세계를 대표하는 전시와 음악 축제에서 그를 인정받은 듯해 기쁘다”라며, “지금까지 B2B 사업만 해와서 최종 사용자를 직접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일반 사용자도 가우디오랩의 기술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Just Voice Lite를 시작으로 다양한 앱과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며 소감과 당부를 전했다.

콘텐츠 AI 솔루션 기업 포바이포(4by4)도 간다. 

자체 개발한 딥러닝 AI기반 화질 고도화 솔루션 ‘픽셀(PIXELL)’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픽셀은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 등 특수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화질 고도화는 물론 모바일 환경에서 최고의 전송 효율을 낼 수 있는 비트레이트(Bitrate, 초당 데이터 전송량) 저감 기술 등을 탑재했다는 설명이다.

사진=포바이포
사진=포바이포

최근 MWC 2024는 모바일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혼합현실 디스플레이, 경량화 AI) 기업들이 주목받는 분위기다. 그 연장선에서 네트워크 인프라로 온디바이스 및 기타 몰입형 영상 기술을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