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에서 키노트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에서 키노트를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엔비디아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일각에서는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이 6년 만에 20배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선단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인텔, 삼성전자, TSMC 간의 경쟁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현지시간 21일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총이익은 각각 221억달러, 122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기 265%, 769% 급증했다. 

엔비디아의 매출 증가는 H100과 같은 서버용 AI 가속기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2024년 70억달러 수준에서 2030년 1400억달러 규모로 6년 만에 20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동원 연구원은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급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수 년간 AI 반도체는 시장의 메가 트렌드로 부각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AI 반도체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이를 만드는 5나노미터(nm) 이하 선단 파운드리 공정에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가 있던 같은 날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 2024’ 포럼을 열고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1.4나노미터 초미세 공정을 2027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도입 목표 시점과 같은 해다. 

이어 인텔은 올해 안에 ‘인텔 20A’로 불리는 2나노미터와 1.8나노(인텔 18A) 파운드리 공정을 도입하고 고객사를 본격 유치할 계획이다.

지난해 3분기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와 삼성전자가 각각 57.9%, 12.4%씩 점유하며 1강·1중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인공지능 가속기를 직접 설계하기로 한 만큼 이들이 개발한 칩을 대신 제조해줄 파운드리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자 인텔은 최선단 공정에 뛰어들었고, TSMC와 삼성전자의 자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때 반도체 제국으로 불린 인텔이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TSMC와 삼성전자는 긴장한 상태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자국 반도체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에 약 2조원 규모의 지원금을 발표했다. 이는 2022년 8월 미국 반도체법(CSA) 발효 이후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 번째 보조금 지원 계획이자, 첫 번째 대규모 지원 사업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미국 정부의 다음 지원 대상으로 인텔을 가장 유력하게 보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 정부가 인텔 측과 100억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인텔 포럼 자리에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이 화상으로 참석해 “인텔은 미국 반도체 산업의 수호자이다”라고 말하며 인텔을 치켜세웠다. 다만 보조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또한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파운드리 업체에 엄청난 물량을 안겨줄 ‘큰손’들이 참석하며, 협업 가능성을 알렸다. 

인텔이 공개한 4개 대형 고객사 대부분이 퀄컴 등 미국 기업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미극에 본사를 둔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가능성에 파운드리 업계는 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