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OLED TV 패널. LG디스플레이=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가 선보인 OLED TV 패널. LG디스플레이=연합뉴스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게 올해부터 5년간 화이트(W) OLED 패널 수백만장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수익성 개선을,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 

21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삼성전자에 최대 80만대의 화이트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10~20만대 추정)보다 최소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양사는 장기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는데, LG디스플레이는 향후 5년간 총 500만대의 OLED 패널을 삼성전자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LGD, 대형 OLED 패널 출하 증가로 수익성↑

올해 공급될 80만대 분량은 작년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출하량 추정치인 400만대 중반의 15~20%에 해당한다. 

최근 3년 동안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출하량 감소와 함께 수익성이 떨어졌는데, 이번 공급 계약이 수익성 개선에 다소 보탬이 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OLED TV 패널 출하량은 2021년 770만대에서, 2022년에는 16% 감소한 647만대, 2023년에는 32% 줄어든 440만대로 추산된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021년 7.47%, 2022년 –7.97%, 2023년 –11.76%로 점차 하락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연간 생산능력이 1000만대를 웃돈다는 점에서, 출하량이 감소하면 감소할수록 역영업레버리지 효과로 인해 LG디스플레이의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그렇기에 삼성전자 납품 물량이 확대되면 이는 매출 증가로 이어져 LG디스플레이 영업이익률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업레버리지란 거대 생산시설 등으로 인해 대규모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사업에서 발생한다. 전체 영업비용에서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클수록 전체 영업비용 증가 속도가 매출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영업이익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 역영업레버리지는 이 같은 현상이 반대로 발생해 매출 감소폭보다 영어이익률 하락폭이 더 커지는 것을 뜻한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출하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2020~2021년 코로나 시기 증가됐던 가전제품 수요가 정상화되고, 예상보다 TV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높아지지 않고 있어서다. 

대형 OLED TV는 상용화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전체 TV 시장에서 침투율은 작년 기준 4% 내외밖에 되지 않아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매출 증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제민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납품 물량 확대가 LG디스플레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중소형 OLED를 포함한 전체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만큼 큰 기대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OLED TV 라인업 확대로 점유율 증가 

한편 삼성전자는 이번 계약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번인 현상(화면을 오래 켜 둘 경우 잔상이 남는 현상)을 지적하며 OLED TV 시장에서 발을 뺐으나,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LG전자가 화이트 OLED를 내놓으면서 OLED가 대세로 자리매김함에 따라 지난해 OLED TV 시장에 본격 재진입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55형과 65형 OLED TV를 해외 시장에 내놓았고, 작년 퀀텀닷(QD) OLED TV 신제품을 국내에 선보이며 복귀를 알렸다. 

이에 삼성전자의 2023년 글로벌 OLED TV 점유율은 매출 기준 22.7%를 기록했다. 2022년 6.1%에서 16.6%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출하량 기준으로 봐도 2022년 5.4%에서 지난해 18.2%로 12.8%포인트 증가했다.

그러나 퀀텀닷 OLED의 경우 화이트 OLED보다 단가가 비싸고, 대형 OLED 생산시설 확대에 많은 비용이 든다. 이에 삼성전자는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 OLED 패널을 도입해 OLED TV 생산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박제민 연구원은 “삼성전자 입장에선 OLED TV 라인업을 확대해야 하는데,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대형 OLED 패널 생산시설 확대는 많은 비용이 드는 결정”이라며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이 같은 상황이 맞아떨어지면서 LG디스플레이에게 화이트 OLED 패널을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올해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게 42·48·55·65·77인치 등 더 다양한 크기의 화이트 OLED 패널을 공급 받을 경우, OLED 제품 라인업이 늘어나면서 프리미엄TV 시장에서 점유율이 증가될 것으로 예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