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LCK.
사진=LCK.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21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 위치한 LCK 아레나에서 열리는 2024 LCK 스프링 5주 차에서 7연승을 이어가는 T1과 4연승을 통해 바짝 추격하는 KT 롤스터가 피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인다고 20일 밝혔다.

두 개의 상승 기류가 만난다

T1은 2024 LCK 스프링 1라운드에 참가하고 있는 10개 팀 가운데 가장 긴 연승을 이어가면서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T1은 12세트 연속 승리 기록도 이어가면서 2위 젠지보다 세트 득실에서 2포인트 앞서 있다.

KT 롤스터의 '롤러 코스터' 역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3, 4주 차에 배정된 네 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과정에서 KT 롤스터는 개막 이후 줄곧 1위를 달리던 젠지의 발목을 잡으며 고점을 찍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T1의 12세트 연속 승리 기록이 시작된 팀이 KT 롤스터라는 점이다. 지난 2주 차 1월 26일 맞대결에서 T1은 1세트를 KT 롤스터에게 내준 뒤 2, 3세트를 연이어 가져갔고 그 경기를 기점으로 매치는 물론, 세트 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2022년 이후 최근 3년 동안 진행된 두 팀의 맞대결 성적은 10승2패로 T1이 크게 앞서 있다. 2022 스프링부터 2023 스프링까지 6번의 정규 리그에서 T1이 승리했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도 T1이 승리하면서 7연승을 이어갔으나 2023년 KT 롤스터가 정규 리그 두 번의 맞대결을 모두 2대0 완승을 거두면서 반격했다.

2023 서머 플레이오프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두 번 5전 3선승제 승부를 벌였을 때에는 T1이 승리하며 결승전에 올라간 바 있고 올해 열린 정규 리그 맞대결에서도 T1이 이겼다.

'케리아'-'베릴'의 변수 창출 능력이 관건

T1과 KT 롤스터의 승부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는 포지션은 서포터다. 일반적으로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대회에서 서포터들은 시야를 확보하고 공격수들을 보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T1 '케리아' 류민석과 KT 롤스터 '베릴' 조건희는 다르다.

류민석은 이번 스프링에서 무려 13개의 챔피언을 선택하면서 리그에 출전한 모든 선수들 가운데 가장 넓은 챔피언 폭을 자랑하고 있다. 나미, 밀리오, 탐 켄치 등 다른 팀의 서포터들이 잘 다루는 챔피언도 꺼내지만 류민석의 장점은 화력을 담당하는 챔피언들인 애쉬, 럭스, 이즈리얼 등을 선택해 팀을 승리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류민석은 지난 4주 차에서 애쉬와 이즈리얼을 선택해 초반부터 흐름을 T1 쪽으로 가져왔고 팀에서 가장 많은 킬을 챙기기도 했다.

KT 롤스터의 서포터인 조건희는 메타 파괴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2022년 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하이머딩거, 애쉬 등을 들고 나와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당시 소속팀이었던 DRX를 우승까지 이끈 바 있는 조건희는 최근에는 맷집을 담당하는 챔피언들을 선택해 재미를 보고 있다.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가 세나로 플레이할 때마다 노틸러스, 오른 등 단단함을 자랑하는 챔피언을 골라 전면에 나서면서 팀의 연승을 이끌어내고 있다.

류민석과 조건희의 대결은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들의 대결이기도 하다. 조건희는 2020년 담원 게이밍(현 디플러스 기아), 2022년 DRX 소속으로 세계 챔피언에 등극한 바 있고 류민석은 2023년 현재 멤버들과 함께 소환사의 컵을 들어 올린 바 있다.

OK저축은행 브리온, 영입 효과 보나

5주 차는 1라운드와 2라운드가 맞물리는 시기이다. 23일 1경기인 광동 프릭스와 OK저축은행 브리온의 대결을 끝으로 1라운드에 배정된 45경기가 마무리되고 2경기인 한화생명e스포츠와 농심 레드포스의 대결부터 2라운드가 시작된다.

스프링 정규 리그라는 틀 안에서 1라운드와 2라운드가 진행되고 패치 버전도 같다 보니 큰 차이점이 없을 수도 있지만 신규 인원을 로스터에 편입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몇몇 팀들에게는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4주 차까지 승리를 맛보지 못한 OK저축은행 브리온은 2라운드를 맞아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특급 인재'라고 불리던 미드 라이너 '풀배' 정지훈을 영입한 것. 정지훈은 2022년과 2023년 디플러스 기아의 2군팀에서 활동하며 LCK CL을 두 차례 제패하면서 실력을 인정 받은 선수다. OK저축은행 브리온은 지난 19일 정지훈을 영입했다고 밝혔고 팀의 2라운드 첫 경기인 25일 광동 프릭스와의 대결에서 첫 선을 보일 수도 있다.

해설 위원들 “KT 결과에 주목”

국내 해설진인 ‘포니’ 임주완과 ‘꼬꼬갓’ 고수진 해설위원은 ‘새터데이 쇼다운’으로 선정된 24일 T1과 KT 롤스터의 경기를 ‘이번 주 본방사수’로 뽑았다. ‘이동통신사 대전’이라 불리며 항상 명승부를 보여주는 두 팀이 연승을 기록하며 고점을 향하고 있는 가운데, T1 상대로 최근 상대 전적에서 크게 뒤처진 KT 롤스터가 이변을 연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문 중계진인 '아틀러스' 맥스 앤더슨은 ‘젠지를 이긴 것은 단순 우연이었을까? 아니면 KT가 LCK의 진짜 2황일까’라며 21일 KT 롤스터와 한화생명e스포츠 경기에 주목했다. 승수는 같으나 세트 득실 차로 인해 순위가 결정된 두 팀은 21일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결정된다.

'발데스' 브랜든 발데스는 22일 디플러스 기아와 피어엑스 경기에 집중했다. 3승5패로 승패가 같은 두 팀은 6위를 두고 경쟁중이다. 플레이오프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기에 사활을걸고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