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를 맞이하며 클라우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CNBC가 지난 12일(현지시간) MS의 애저(Azure) 클라우드가 빠르게 성장하며 AWS와 격자를 좁혀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중요한 단초를 제시했던 건 ‘생성형 AI'였다. 챗GPT의 등장으로 저변에서 흐르던 AI 변화가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챗GPT는 유치원에서 경로당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도 업무 환경에 ICT 기술을 결합시키며 생산성을 높이고 있다. 이승근 SCK 대표는 올해 주목해야 할 흐름으로 작년 중반부터 쓰이기 시작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코파일럿’을 꼽았다.

이 대표는 “코로나 시기 재택근무가 활성화된 후, 화상회의가 익숙해진 상황에서 MS의 코파일럿은 엑셀, 파워포인트, 팀스 등을 통한 협업 과정에서 업무 생산성을 높임으로써 실질적인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19일 서울 SCK 사옥에서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승근 SCK 대표.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기자.
이승근 SCK 대표.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기자.

SCK가 MS에 주목한 이유

이승근 대표는 국내 최대 규모인 250만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의 총판을 맡는 SCK를 운영하고 있으며, MSP 업체 베스핀글로벌과 합작법인 에쓰핀테크놀로지에서 MS 애저 클라우드 관리(MSP) 사업에 주력해왔다.

그가 클라우드 사업 중 MS를 주목한 이유는 시작점에 있다.

MS는 오피스 비즈니스 플랫폼에서 출발한 반면, AWS는 컨슈머 비즈니스, 구글은 검색과 광고에서 시작된 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MS는 처음부터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OS를 만들고 그 위에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회사”라며 “MS는 20년 뒤에도 탑 3 안에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다른 이유로는 ‘오픈 AI’가 있다.

MS 애저는 사용자에게 AI 모델을 실행할 수 있도록 데이터 센터에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추가해 왔다. 여기에 오픈AI와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오픈AI의 최신 대형언어모델(LLM)인 ‘GPT-4’를 포함했다.

이 대표는 “MS는 챗GPT-4를 포함함으로써 실시간 업데이트를 통해 최신의 생산성 높은 데이터를 쓸 수 있다”며 “민감하거나 핵심인 데이터가 클라우드에 올라갔을 때 오픈 AI와의 전략적 동맹을 토대로 자신의 비즈니스에 가장 최적화된 인텔리전스를 얻어낼 수 있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수많은 글로벌 기업이 비슷한 생성 AI 서비스를 애저를 통해 구축하고 있다. 지난해 말 MS 애저 서비스를 사용하는 기업은 5만3000개에 달했으며,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MS 전체 매출의 약 29%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최근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서 MS 애저는 전년대비 매출 증가율이 30%에 달했다.

그는 코파일럿의 관심도도 티핑 포인트에 이르렀다고 봤다. 이 대표는 “코파일럿 관련 세미나에서 80명을 모집하는데 800명이 지원했다”면서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으로 바꿔서 진행해야 하나 고민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디지털 역량 키우기 “급선무”

이러한 AI 시대 흐름에 맞춰 이 대표는 디지털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CK는 최근 어도비 퍼블릭 독점 총판에 선정된 바 있다. 전세계에서 한국이 프리미어 프로 2번째 시장으로 꼽히는 만큼, 경쟁력이 있다. 이 대표는 “초중고 학생들과 교원들이 전세계에서 누구와 겨뤄도 AI 역량이 뛰어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도비의 파이어플라이, 오픈AI의 챗GPT 등의 등장으로 AI를 쓰는 사람과 못 쓰는 사람간의 차이가 커지는 가운데, 디지털 리터러시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노코드도 상당히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AI를 기업 내부에 도입해 쓰려면 업무와 연관되는 부분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면서 “조금만 교육 받으면 바로 클릭 몇 번으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연결해서 쓸 수 있는 노코드 플랫폼들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AI 관련해 디지털 리터러시 뿐만 아니라, 손쉽게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 기자.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 기자.

그가 IT 분야 트렌드에 밝은 이유는 그의 배경에 있다. 그가 IT 분야에 발을 들인 건 30년 전 SK 하이닉스 반도체 시절부터다. 이후 소프트웨어벤처스에서 10년 정도 투자 파트너로 일했으며, 소프트뱅크커머스코리아에서 1년 정도 대표이사를 겸업했다. 그는 “벤처 캐피털 리스트로 다양한 범위의 기업 상황들을 간접적으로 풍부하게 경험하면서 10여년 이상 일했던 경험이 좋은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밴처캐피탈과 경영인의 차이를 ‘간접경험과 직접경험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캐피털리스트로는 대표 펀드를 책임지는 기업대기업 전문 임원으로 활동했으나, 대표 이사는 최종 결정에 대한 중압감과 오퍼레이션을 직접 담당하는 등 디테일을 챙기고 직접 숫자를 만들며 여러 갈등 요소를 묶어내야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했다.

SCK 목표 “넘버원 솔루션이 되는 것”

그의 목표는 확고하다. 이 대표는 “SaaS와 MSP를 모두 하는 곳은 드물다”면서 “넘버원 SaaS 플랫폼 및 애저 MSP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250만 정도의 국내 최대 구독 플랫폼을 지니고 있으며, 5년 정도 후까지 1000만 구독 플랫폼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5년 안에 1~2조 정도의 매출 성장을 이끈다는 목표다.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 기자.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 기자.

현재 SCK는 600개의 SaaS 총판을 담당하고 있으며, 보안 포트폴리오 등을 기반으로 각 기업의 고민인 클라우드 통합 보안 솔루션의 신기술 및 트렌드를 신속히 제공하고 컨설팅부터 설치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앞서 이승근 대표가 회사를 인수한 후 SCK 매출은 2018년 2000억원에서 현재 약 5000억원까지 2배 이상 증가한 바 있다. SCK는 SPK(공공 분야 전문기업)과 STK(기업 솔루션)을 100% 자회사로 두고 있으며, 베스핀글로벌과 함께 MS 클라우드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에쓰핀테크놀로지도 합작 설립했다.

현재 기업에서 사용하는 구독 모델의 소프트웨어에 AI기능을 더하면 구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 생성형 AI 기능을 더한 소프트웨어의 효율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큰 기업의 경우, 엑셀, 워드, 한컴 등 몇 백개의 SaaS를 쓰고 있으며, 각각 라이선스 정책이 다 다르기 때문에 가장 최적화된 것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CK 는 AI 시대 트렌드와 기업 사정에 맞춰 각 기업들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해나갈 예정이다. 이 대표는 "5천개에 달하는 채널을 통해 기업의 규모, 산업, 지역에 따라 필요로 하는 솔루션을 잘 파악할 수 있다"며 “SaaS 솔루션의 넘버원 플랫폼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