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에서 필스펜서 MS 게이밍 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팟캐스트에서 필스펜서 MS 게이밍 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갈무리.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양대 콘솔 게임 플랫폼인 플레이스테이션(PS)과 엑스박스(Xbox)의 운영사로서 독점 정책을 완화할 계획을 16일 발표했다.

필 스펜서 MS 게임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Xbox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팟캐스트를 통해 "4종의 독점 게임을 다른 콘솔 기기에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점작은 특정 게임을 자사 기기 전용으로 제공하는 산업 관행으로, 콘솔 플랫폼 운영사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이다.

스펜서 CEO는 구체적인 타이틀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IT 전문지 더버지는 '하이파이 러시', '펜티먼트', '시 오브 시브즈', '그라운디드'가 해당된다고 전했다.

스펜서 CEO는 "한가지 기기에서만 플레이 가능한 게임은 향후 5~10년간 산업에서 점점 더 작은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독점작 개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지난해 기대작으로 떠올랐던 '스타필드'나 연내 출시 예정인 '인디아나 존스'는 개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4개 이상의 게임을 약속할 수 없다"며 "모든 게임이 다른 플랫폼으로 나온다고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인수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비롯한 MS의 모든 게임은 Xbox 플랫폼과 '게임 패스' 구독 서비스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스펜서 CEO는 "오는 3월 28일부터 '디아블로 4'가 출시될 예정이며, 3400만 명의 게임 패스 회원들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는 10개 이상의 대작 게임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MS의 라이벌인 소니 역시 최근 퍼스트 파티 게임의 독점 정책을 완화할 의사를 밝혔다.

토토키 히로키 소니 그룹 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4일 진행된 투자자 대상 실적발표 자리에서 "강력한 퍼스트 파티 콘텐츠가 있다면 콘솔뿐만 아니라 PC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블의 '스파이더맨2'나 '갓오브 워 - 라그나로크'와 같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게임의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윤률을 높이는 데 중요한 일이라는 강조했다. 토토키 히로키 CFO는 "멀티플랫폼을 통한 퍼스트 파티 성장은 영업이익 증가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소니는 최근 '갓 오브 워', '호라이즌', '마블 스파이더맨'과 같은 주요 타이틀을 PC 플랫폼으로도 출시하여 게이머들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지난 8일 발매된 '헬다이버즈 2'는 드문 경우로 PS5와 PC 플랫폼에서 동시 출시되기도 했다.

게임업계의 흐름이 폐쇄보다 개방의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콘솔 게임사들이 자사 독점작을 여러 플랫폼에 선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X박스 비전을 설명한 이유는... "독점 생태계 포기 논란"

이날 팟캐스트에서 MS가 X박스의 비전을 상세히 설명한 것은 최근 'MS 독점 생태계 포기 논란'이 일었기 때문이다. 

앞서 MS 산하 스튜디오 탱고 게임웍스가 개발한 X박스 독점 게임 '하이-파이 러쉬'가 곧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 스위치 등 경쟁사의 콘솔 기기로 이식된다는 루머가 돌았다.

사건의 발단은 서비스 1주년 업데이트를 앞두고 데이터마이닝을 통해 일부 자료가 유출되면서 타 콘솔 플랫폼으로의 작품 이식을 암시하는 자료가 발견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X박스 독점작 중 '스타필드', '인디애나 존스' 등이 타 플랫폼에 동시 발매될 것이라는 외신의 보도가 다수 있었다.

이에 대해 MS가 16일 콘솔 기기 X박스의 비전을 플레이어들과 공유하면서 최근 독점작 개방, 콘솔 제작 중단 등 X박스를 둘러싼 다양한 루머와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