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무신사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에서 ‘24FW(가을‧겨울) 무신사 시즌 프리뷰’ 온‧오프라인 컨벤션 행사를 열었다. 사진=이하영
15일 무신사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에서 ‘24FW(가을‧겨울) 무신사 시즌 프리뷰’ 온‧오프라인 컨벤션 행사를 열었다. 사진=이하영

무신사가 6개월 앞선 시즌 전망을 통해 중소 패션기업 육성을 강화한다. 시제품 제작 지원을 통해 브랜드의 도전을 돕고, 시제품 전시 후 투표를 통해 고객 반응을 미리 확인해 악성재고를 막는다는 목표다.

무신사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현대카드 바이닐 앤 플라스틱에서 ‘24FW(가을‧겨울) 무신사 시즌 프리뷰’ 온‧오프라인 컨벤션 행사를 지난 15일 시작, 오는 21일까지 연다.

시즌 프리뷰는 입점 브랜드의 성장 지원을 위해 지난해 9월에 이어 이번에 두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무신사는 향후 1년에 두 번씩 6개월 이후의 트렌드를 프리뷰 형태로 정례화해 선보일 예정이다.

QR투표, 즉각적인 고객 반응

시즌 프리뷰에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참여율이 높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참여한 브랜드 중 30%가량이 이번에 다시 참여했다. 브랜드들이 시즌 프리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즉각적인 고객 반응’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브랜드가 시즌 프리뷰에서 디자인 콘셉트와 샘플을 선공개 한다고 하자. 이때 고객은 각 상품마다 부여된 QR을 스마트폰으로 인식해 손쉽게 투표할 수 있다. 마음에 드는 모든 상품에 투표 할 수 있으나, 단 한 상품당 한번만 투표가 가능하다. 득표수 자체가 향후 매출 기대와 연결되는 이유다.

무신사는 일정 수준 이상을 득표한 상품을 구별해 실제 생산을 지원한다. 올해는 프리오더 시스템을 도입해 행사 참여 고객에 선구매 기회도 제공하기로 했다.

중소 브랜드 키우기, 기초 작업만 4개월

시즌 프리뷰에는 무신사의 역량이 총동원 된다. 입점 브랜드 성장을 돕기 위해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상품 기획 인사이트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시즌 프리뷰는 ▲트렌드 분석 세미나 ▲트렌드 인사이트를 반영한 샘플 제작 지원 ▲전문가 품평회 ▲시즌 프리뷰(본 행사) ▲마케팅 지원 ▲상품 발매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본 행사까지 오기까지만 4개월여의 인고의 시간이 필요한 셈이다. 이후에도 마케팅 지원 등이 이뤄지기 때문에 추가 시간은 짐작이 어려울 정도다.

기초 준비는 트렌드 분석으로 시작된다. 무신사는 글로벌 트렌드 분석업체인 WGSN과 런던‧파리‧밀라노의 콜렉션 3개년 분을 분석한다. 무신사에 따르면 분석자료만 약 500장에 달한다. 이를 바탕으로 6개월 이후 트렌드를 예상한다.

입점 브랜드는 무신사 트렌드 제안을 참고해 각 브랜드 특성을 살려 시제품을 생산한다. 이때 시제품 생산 단계 비용도 무신사가 지원한다. 시즌 프리뷰에 참여하는 입점 브랜드 입장에서는 본래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디자인에만 집중하면 되는 부분도 긍정적이다.

무신사 관계자가 FW시즌 프리뷰 신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무신사 관계자가 FW시즌 프리뷰 신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시즌 프리뷰, 패션업 고려한 장기 전략

사실 이는 무신사에 즉각적으로 도움이 되는 시스템은 아니다. 트렌드 분석부터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보면 입점사 제품을 유통하는 플랫폼 역할만 하는 것이 무신사에 여러모로 이익이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해석이 달라진다. 패션업계 구조는 ‘선제작 후판매’ 형태다. 패션 기업이 신상품 제작시 판매 정도를 예측하고 있어야만 제대로 된 경영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만약 트렌드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악성 재고가 쌓여 기업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경영 안정성만 따지는 것도 문제다. 악성 재고를 남기지 않기 위해 안정적인 스테디셀러 디자인만 내놓다보면 브랜드에 발전을 기대하기 힘들다. 시즌 프리뷰는 이같은 점을 감안해 무신사가 고안한 대안이다. 다양한 시제품 제작을 유도해 입점사의 디자인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고객 반응 확인으로 기업 경영 불안요소를 축소했다. 입점사의 안정적인 운영은 결국 무신사 충성고객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신사 관계자는 “저희가 시즌 프리뷰를 기획하게 된 가장 큰 의도는 패션업계 산업구조 때문”이라며 “브랜드들은 재고부담을 줄이기 위해 스테디셀러를 많이 내놓지만 이것들만으로는 브랜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브랜드들이 좀더 실험적으로 다양하고 도전적인 디자인을 해볼 수 있도록 저희가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선보인 200여개의 신상품 중 실제 발매 비율은 약 40%에 달한다. 사측은 이를 높은 고객 관심의 결과로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