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최된 'webOS 파트너 서밋 2023'에서 연설하고 있는 박형세 LG전자 HE 사업본부장 부사장. LG전자=연합뉴스
지난해 개최된 'webOS 파트너 서밋 2023'에서 연설하고 있는 박형세 LG전자 HE 사업본부장 부사장. LG전자=연합뉴스

LG전자의 수익성이 악화일로다. 경쟁 격화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수요 부진으로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이에 LG전자는 스마트폰처럼 TV에 LG의 운영체제(OS) 생태계를 확대해 수수료와 광고 등 서비스 매출을 증대시켜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1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시장에서 TV를 역대 최저가에 팔고 있다. 원래 미국에서는 최대 스포츠 행사인 ‘슈퍼볼’을 앞두고 판매 증진을 위해 가격 인하 행사를 열지만, 올해는 유독 심한 양상이다. 

미국서 역대 최저가, OLED TV 수요도 부진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체인 컨설턴츠(DSCC)는 현재 미국 주요 소매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형 TV 절반 이상의 가격이 역대 최저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LG 65인치 미니LED 8K와 삼성 65인치 QD(퀀텀닷)-OLED TV는 각각 1499달러, 1539달러로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는 TV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국내 업체들 또한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 업체인 하이센스는 85인치 TV를 월마트 등에서 같은 크기의 TV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인 699달러에 팔고 있다. 슈퍼볼 행사 이전 4999달러에 팔리던 TCL의 98인치 TV는 2499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OLED TV 성장률이 기대 이하인 것도 LG전자 수익성 악화에 한몫했다. 프리미엄 제품인 OLED TV는 출시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TV 시장에서 침투율이 작년 기준 4%가 채 안 된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에서 TV, 오디오 등을 담당하는 HE(Home Entertainment) 사업부 매출액은 4조1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했다. LG전자는 “주력 제품인 올레드 TV를 포함한 프리미엄 TV 수요 부진으로 전년 동기 대비 역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결기준 LG전자의 영업이익률은 2020년 6.7%에서 2023년 4.2%까지 하락했다. 

웹OS로 ‘앱수수료·광고’ 시장 조준

'LG 콘텐츠 스토어' 사이트 캡처
'LG 콘텐츠 스토어' 사이트 캡처

LG전자는 이를 타개하고자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LG전자는 현재 전세계 2억대 이상에 깔려 있는 웹OS를 2026년까지 3억대로 늘리고, 이를 기반으로 수수료와 광고 등 다양한 서비스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웹OS는 LG전자가 개발한 자체 스마트 가전 전용 운영체제다. 간편한 조작, 리모컨 사용의 편의성,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 뛰어난 개방성 등이 장점이다. 

웹OS는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의 ‘앱 스토어’처럼 ‘콘텐츠 스토어’를 통해 현재 게임, 엔터테인먼트, 생활, 어학/교육, 뉴스/정보 등 분야에서 1000여개가 넘는 앱을 제공하며 앱 개발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다. 

또한 콘텐츠 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는 ‘LG 채널’을 통해 광고 시장까지 공략한다. LG 채널은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의 한 종류다. FAST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생소하지만 미국에선 이미 대세다. 스마트TV 보유 미국 성인 중 FAST 시청 비율은 2022년 이미 60%를 넘었다. 

수수료와 광고는 TV처럼 따로 생산시설을 필요로 하지 않아 고수익성으로 분류되는 사업이다. 작년 기준 전세계에 LG 채널이 깔려있는 스마트TV는 약 5000만대밖에 안 된다. 웹OS가 탑재된 스마트TV가 2억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 가능성이 많이 남아있다. 

LG전자는 TV 운영체제와 FAST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지난해 ‘webOS 파트너 서밋 2023’에서 LG전자는 플랫폼과 운영체제 개발에 향후 5년간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스마트TV에 탑재된 플랫폼에 제공되는 콘텐츠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콘텐츠 파트너사와 협력하고,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디자인 혁신에도 집중한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은 “올레드 TV 10년의 리더십과 스마트 TV 플랫폼 webOS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더 나은 삶을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서비스를 제공하는 진정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