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의  김덕영 감독.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기자 
다큐멘터리 의  김덕영 감독.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기자 

다큐멘터리 한 편이 국내 박스오피스 그리고 정치권에 이르기까지 큰 파장을 일으키며, 우리 사회의 역사인식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바로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사실들을 추적하는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다.

작품은 특정 정치세력이 주도하는 편향된 시선으로 인해 우리는 오랫동안 건국의 국부(國父)인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음을 강조하며, 다양한 세대의 관객들을 역사의 새로운 화두에 몰입시키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건국 전쟁, 역사 전쟁은 바로 지금부터”라 부르짖으며 ‘역사적 사명감’으로 작품 제작에 매진했다는 <건국전쟁>의 김덕영 감독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 봤다. 

- 유력 정치인들부터 연예인들의 관람 인증까지. 최근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로 <건국전쟁>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인기를 실감하는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는 이 정도로 많은 대중의 관심을 받을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여러 모로 빠듯한 제작 여건의 한계를 마주하기도 했으나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작품을 무사히 제작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MZ세대’로 불리는 우리 시대의 젊은이들이 작품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에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우리 역사 최고의 격동기에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낸 국부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한없이 왜곡된 역사 인식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인식돼 있다는 점은 가슴아픈 일이다. 다각도의 역사 자료와 사실에 근거해서 이를 바로잡고자 한 노력이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   

- 야당 그리고 진중권 교수 등 진보 진영과 스피커들로부터 작품에 대한 공격적 메시지들도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느 정도는 예상했던 일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그들은 항상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정치적 입지와 그들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역사 왜곡에 맞서기 위해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반갑게 생각한다. 덕분에 작품이 미디어에 더 알려지면서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관객들이 극장을 찾아주고 있다. 

진중권 교수가 “<건국전쟁>이 4·19의 헌법정신에 위배된다”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서는 우선 저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건국전쟁>을 통해서 우리는 이승만 대통령이 실제로 4·19를 촉발시킨 3·15 부정선거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로 증명했다.

아울러 잘못된 가설과 근거에 기반한 역사 해석을 의미하는 ‘역사 수정주의’로 작품을 몰아세웠는데, 작품의 어느 부분에서 수정주의적 관점이 있었는지 진 교수에게 여쭙고 싶다. 작품을 제작하는 지난 3년여의 기간 동안 제작진들은 이승만 대통령 생전의 역사 기록 자료, 당시의 수많은 언론 보도 그리고 미국 측이 보관하고 있는 다양한 역사자료들을 깊이 연구하고, 교차 검증하고 공부하면서 상식적으로 많은 이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팩트들을 하나의 스토리로 만들어냈다.

물론, 작품 속 내용에 오류가 있어 이를 지적해주셨다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지만, 진 교수의 발언은 단순히 본인의 역사관과 다른 부분을 배척하고 있는 것처럼 들린다. 작품을 제대로 관람하셨는지 정중하게 여쭙고 싶다. 

조금 당황스러운 점은 우리의 의지에 힘을 실어줘야 할 보수 진영의 일각에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나를 공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팩트를 제시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이승만 대통령에 대해 젊은 세대들은 ‘RUN승만’ 등 조롱 섞인 표현으로 평가하고 있는데 

작품을 잘 만들어야겠다고 수없이 다짐하게 한 계기다. 역사적 평가에 있어 완벽하게 긍정적인 인물은 없다.

<건국전쟁>에서도 언급되지만, 이승만 대통령의 행보에도 나름의 과오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우리의 건국 대통령을, 특정 이데올로기의 편향된 관점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젊은 세대들에게 인식되고 그분에 대한 폄하가 일반론이 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건국전쟁>이 젊은 세대에 퍼져 있는 왜곡된 역사 인식을 바꾸는 데 일조했으면 한다.      

-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가장 많은 의문이 제기되는 부분은 6·25 전쟁 상황에서의 대응, 그리고 4·19 의거인데, <건국전쟁>에서는 이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생각하는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애썼다. 그 과정에서 심각한 역사왜곡들을 마주했다. 작품을 보신 분들이라면 제대로 된 역사인식 확산을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을 엿보셨으리라 생각한다.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왜곡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예가 있다. 소위 말하는 유명 역사 강사들은 1950~60년대 우리나라의 높은 문맹률을 이용해 사람들이 기억하기 쉬운 ‘짝대기 한 개’를 강조하며 이승만 대통령이 항상 기호 1번 후보로 나왔다고 주장한다. 이승만 대통령은 단 한 번도 대통령 선거에서 기호 1번을 배정받은 적이 없다. 어처구니없는 왜곡이다.  

김덕영 감독이 영화 '건국전쟁' 속 이승만과 김구 학술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기자
김덕영 감독이 영화 '건국전쟁' 속 이승만과 김구 학술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연정 이코노믹리뷰 객원기자

이승만 대통령은 그 누구보다 대한민국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을 사랑한 인물이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한반도의 안보 문제에서 발을 빼려고 하는 미국을 악착같이 설득해 미군과 유엔군의 참전을 이끌어냈다. 전쟁 중 이 대통령의 대구·대전 이동은 국민들을 내팽개치고 도망간  것이 절대 아니며, 미국의 원조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이 지속되던 과정의 이동이다.

전쟁 중 이 대통령은 주요 전선을 수백 차례 직접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는 연설을 했고, 이는 모두 기록으로 남아있다. 반대로 묻고 싶다. 연합군의 북진을 두려워한 나머지 가족과 함께 중국으로 피신한 김일성의 ‘도망’에 대해서는 왜 일언반구도 없나.

전쟁 중 한강 다리 폭파도 마찬가지다. 일부 역사강사들은 민간인들이 피난하는 도중에 다리를 폭파해서 수많은 사망자가 나왔다고 이야기 하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당시 민간인들의 한강 다리 진입은 군에 의해 통제됐기 때문에, 민간인들이 다리를 건널 수도 없었거니와 이후에 북한군의 남진을 저지하기 위해 작전상 목적으로 한강다리의 폭파가 이뤄졌을 때에도 민간인들이 피난할 수 있는 부교가 만들어졌다.

4·19 의거는 이승만 대통령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정치적 야욕이 충돌하면서 벌어진 3·15 부정선거에 의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 대통령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 실제로 이승만 대통령은 당시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부상을 입은 학생들을 직접 병문안 했고, 가슴아파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모두 역사 기록 자료로 남아있는 팩트다.   
    
- 작품에서 언급되는 사료(史料)의 시기나 설명에서 소소한 오류가 지적되기도 한다. 

작품 제작을 위한 취재 일정에서 느낀 한계가 있었다. 단 몇 명의 제작진들이 열심히 움직였음에도 방대한 자료들의 내용을 검토하는 일은 너무나도 버거운 일이었다. 그렇기에 사료의 정확한 시기나 세부 설명들에서 일정 부분 오류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국의 독립을 위한 헌신, 공산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켜내기 위한 분투와 관련해서 이승만 대통령의 행보가 부정될만한 오류는 단언컨대 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만약 더 많은 분들이 조직적으로 우리 제작진과 함께 움직여 주셨다면, 그러한 오류도 없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있다.   

- 정치 이데올로기와 맞물린 역사 인식의 대결구도 한 가운데에 <건국전쟁>이 자리하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행보를 이어갈 것인지.

물론이다. 우리는 <건국전쟁>으로 종북·좌익 역사관에 ‘역사 전쟁’을 선포했다.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번 작품에 대한 국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으로 우리는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오랜 기간 동안 왜곡돼 온 역사 인식을 바로잡는 싸움을 지속할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