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대표 브랜드로 언급되는 딥티크.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니치향수 대표 브랜드로 언급되는 딥티크.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향수가 면세점의 새로운 매출원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이후 힐링 상품으로 부상한 니치향수 유행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흥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니치향수란 소수를 위한 프리미엄 향수로 분류된다. 독특한 향을 선호하는 MZ세대에 관심을 받고 있다. 니치 자체가 틈새라는 뜻의 이탈리아어 ‘니키아(nicchia)’에서 나온 말이다. 대표적인 니치향수 브랜드로는 딥티크, 조말론, 르라보, 펜할리곤스, 메종마르지엘라 등이 있다.

14일 신세계면세점에 따르면 인천공항면세점 향수 판매량은 2023년 상반기(1~6월) 대비 하반기(7~12월) 약 20%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25~35세 향수 구매량은 45%가량 늘어 MZ세대가 판매량을 선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지난해 11월 향수전문관을 오픈하면서 젊은 개별 여행객의 쇼핑 편의성을 증진시킨 점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실제 면세점업계의 향수 매출은 늘어나는 추세다. 롯데면세점의 올해 1월 내국인 향수 매출액도 전년동기 대비 약 34.6% 증가했다. 화장품 카테고리 내 향수 비중도 2023년 1월 24.5%에서 1월 현재 26.5%로 약 2~3%p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니치향수 흥행을 MZ세대가 선도한다는 것은 팝업스토어(팝업)로도 확인된다. 팝업은 MZ세대 집객효과를 노리고 오프라인 유통업체에서 흔히 사용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신라면세점은 최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화장품 매장을 ‘니치향수 메가 팝업스토어’로 꾸몄다. 펜할리곤스, 르라보, 딥디크 등 니치향수 인기 브랜드 팝업으로 집객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 외에 포토존, 인기 상품 팝업 판매, 신상품 공개도 진행한다.

향수의 인기는 전세계적인 현상이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향수 시장은 2022~2027년 기간 동안 연평균 5.1% 성장해 2022년 419억달러 규모에서 2027년 539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로모니터도 중국 향수 시장 규모가 2019년 98억4000만위안에서 2026년 371억3000만위안으로 7년만에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마스크 착용 장기화에 색조 화장품 대신 향수 매출이 증가했다는 해석이다.

국내 향수시장은 프리미엄 니치향수 중심으로 급성장 중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향수 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6035억원에서 2022년에는 7930억원으로 성장했다. 단 3년 만에 30% 이상 성장한 셈이다. 내년이면 시장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향수 시장은 전체의 80~90% 수준이다. 니치향수 시장이 적어도 8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한다는 계산이 나오는 이유다.

이커머스에서도 향수 신장률이 눈에 띈다. 특히 최근 MZ세대 향수 트렌드인 남녀공용향수와 휴대성과 가성비가 뛰어난 미니어처향수의 판매량 급증이 감지됐다. G마켓에 따르면 2019년 대비 2023년 향수 판매량은 남녀공용향수와 미니어처향수가 각각 994%와 129% 신장률을 나타냈다.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지난해 5월 글로벌 향수 시장을 조망하는 보고서를 통해 “젊은세대 특히 MZ세대는 향수 수요 증가는 관련 산업의 확장을 촉진하는 요소”라며 “젊은 소비자가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시도하는데 개방적인 만큼 독특하고 대담한 향수 생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