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대형마트. 출처=연합뉴스
미국의 한 대형마트. 출처=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미국의 1월 물가 상승세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자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며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인 1328.1원보다 7.3원 오른 1335.4원에 거래를 끝냈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9원 급등한 1340.0원에서 출발했다. 개장가를 고점으로 1330원 후반대에서 등락하던 환율은 마감 직전 1330원 중반대로 내려갔다.

13일(현지 시각) 미 노동부 통계국에 따르면, 1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유력 매체와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2.9%보다 높은 수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목표권인 2%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지난해 12월 3.4%에 이어 다시 3%대가 유지됐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3%로 0.2%였던 예상치보다 높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도 두 달 연속 시장 전망치를 넘어섰다. 1월 근원 CPI는 전년과 비교해 3.9% 상승해 시장이 예상한 3.7%보다 높았다. 3.9%였던 작년 12월과 같은 수준이다. 전달 대비로도 0.4% 올라 예측했던 0.3%를 상회했다.

끈적한 물가에 미국의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시장 참가자의 연준의 5월 인하 전망은 전날 60.7%에서 CPI 발표 후 39.34%로 내려왔다. 3월 동결 가능성은 84.0%에서 89.5%로 치솟았다.

이 영향으로 정책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 2년물 금리는 4.654%로 18.7bp(1bp=0.01%포인트(p)),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4.315%로 14.5bp 올랐다.

글로벌 달러는 강세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34분(현지 시각) 기준 0.20(0.19%) 내린 104.76을 기록했다. 전날 104.1에서 급등한 것이자,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CPI 발표 이후 금리 인하 시기가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미국 및 독일 장기 국채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14일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15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은 작년 11월 중순 151.89엔까지 올랐으나, 이후 140엔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오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87.16원이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간 기준가인 888.60원보다 1.44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