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큐텐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큐텐

11번가 유력한 인수주체로 손꼽혔던 큐텐(Qoo10)이 유럽‧북미 기반 이커머스를 2000억원대에 인수했다. 매각가를 5000억원대로 낮췄던 11번가 재매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큐텐은 지난해 11번가가 매물로 나왔을 당시 가장 유력한 원매자로 손꼽힌 바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매각가가 당시 1조원에서 이번에 5000억원으로 수준으로 제안되며 인수가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큐텐은 지난 10일(미국 현지시각) 미국 나스닥(NASDAQ) 상장기업 ‘콘텍스트로직(ContextLogic)’이 운영하는 글로벌 서비스 ‘위시(Wish)’에 대한 포괄적 사업양수도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거래 대부분이 유럽과 미국에서 발생하는 위시 인수로 큐텐은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구축에 한층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위시는 201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기반으로 설립된 쇼핑 플랫폼이다. 현재 전세계 200여개국 소비자들에게 33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혀재 8000만개가 넘는 종류의 상품을 판매‧배송하고 있으며 매월 1000만명 이상의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위시는 모든 카테고리 상품을 현지 소비자에 맞춰서 제안하는 ‘발견형 쇼핑 플랫폼’으로 현지 통화 변환과 결제, 상품 판매와 구매, 배송에 이르는 통합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왔다.

큐텐은 이번 인수로 글로벌 확장 의지를 확실히 했다.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동시에, 세계 전역의 주문량과 북미와 유럽에서 활성화된 소비자를 단번에 늘릴 발판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물류 자회사 큐익스프레스의 글로벌 경쟁력에 힘을 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커머스에 특화된 풀필먼트 운영 역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큐텐은 계열사인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와 거래하는 모든 국내 판매자들에게 전세계 통합 판로를 열 방침이다. 동시에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차별화된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구영배 큐텐 사장은 “이번 인수로 큐텐과 위시는 전세계 제조, 유통사와 판매자 및 구매자들에게 진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잠재력을 실현할 수 있는 포괄적 쇼핑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위시와 큐텐 그룹의 결합에 구성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더해져 선도적인 ‘글로벌 디지털커머스 플랫폼’이라는 목표 달성에 한층 더 다가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판매자, 제품의 해외 진출을 더욱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국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큐텐 그룹의 궁극적 목표인 전세계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해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 확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