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커뮤니티뱅크(NYCB) 점포. 사진 = 연합뉴스.
뉴욕커뮤니티뱅크(NYCB) 점포. 사진 = 연합뉴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가 미국, 일본에 이어 유럽에까지 미쳤다. 국내 금융사들도 상업용 부동산 투자 손실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CNN 방송은 7일(현지시간) 이미 뉴욕과 일본 은행들에 타격을 준 이 문제가 이번 주 유럽으로 옮겨가면서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최근의 피해자는 독일의 부동산에 초점을 맞춘 대출 기관인 도이체 판트브리프방크(이하 도이체 PBB)다. 최근 관련 문제로 채권값이 폭락했다. 주가도 이날 거의 6% 하락하면서 올해 들어서만 25% 떨어졌다.

앞서 이달 6일(현지시간)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 주가는 전일 대비 22.2% 급락한 4.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30일 이후 5거래일 만에 59.5% 폭락한 것이다. 장중 한때 4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1997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NYCB는 중저가 주거 아파트 등 상업용 다세대 부동산 대출을 주로 하는 은행이다. 최근 2개의 대규모 상업용 대출 부실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주가가 50% 넘게 폭락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유럽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도이체 PBB는 예정에 없던 성명을 내고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 약세" 때문에 대손 충당금을 2억1000만~2억1500만유로(3000억~3070억원) 로 늘렸다고 밝혔다.

도이체 PBB 측은 현시점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의 "최대의 부동산 위기"로 표현하면서도 "재정 건전성 덕에 여전히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고 부연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고객들에게 도이체 PBB 선순위 채권의 매각을 권유하기도 했다. 

도이체 PBB에 대한 우려는 독일 다른 은행들로 연쇄적 파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독일 아레알 방크(Aareal Bank)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부실 대출이 전년보다 4배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채권값이 급락했다. 도이체 방크도 지난주 실적 발표를 하면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손실에 대한 충당금이 1년 전보다 4배 이상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사들의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열린 금융위원회 주관 금융지주회의 등에서 금융당국은 충당금 증액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부동산 부실에 따른 추가 손실 가능성을 사전에 대비하라는 의미다.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는 대부분 북미와 유럽에 집중돼 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펀드 중 20%인 11조6000억원어치가 올해 만기를 맞는다.

미국 텍사스주,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한 일부 해외 부동산 펀드는 이미 수천억원대 손실을 보고 있다. 해외 부동산 투자 손실이 커지면 국내 기관투자가(LP)들이 소송까지 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옐런 장관은 "공실률이 높아 상업용 부동산 주인에게 심한 압박이 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공실률에 타격을 받은 일부 건물주가 올해 돌아오는 대출 상환일을 맞추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