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슨, 넷마블, 엔씨 제공.
사진=넥슨, 넷마블, 엔씨 제공.

게임업계는 지난해 엔데믹의 여파, 중국 게임 진출 등 여러 악재 속에서 보릿고개를 겪었다. 이런 상황 속 3N(넥슨-넷마블-엔씨) 게임업계의 성적은 다소 엇갈렸다.

넥슨은 웃었고, 넷마블은 한숨을 돌렸으며, 엔씨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3N의 지난해는?

넥슨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8일 넥슨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7538억원, 영업이익 405억원, 당기순손실 373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전망치는 넥슨의 4분기 영업이익을 1607억원, 매출 8671억원 달성을 예상했으나, 실적은 전망치를 하회했다.

연간 실적은 매출 3조 9323억원, 영업이익 1조2516억원, 당기순이익 6558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0%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30% 확대되며 역대 최고를 찍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30% 감소했다.

지역별로 보면 넥슨은 지난해 한국과 중국, 일본, 북미, 유럽, 동남아 등 기타 지역까지 모든 지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북미, 유럽 지역은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사진=넷마블.
사진=넷마블.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영업 이익이 8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7일 넷마블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649억원, 영업이익 177억원, 당기순손실 195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줄어든 수치지만 영업 이익이 1년 9개월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간 실적은 매출 2조 5014억원, 영업손실, 696억원, 당기순손실 3133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6.4% 감소했으며, 영업 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축소되는 모습이다. 

4분기 국가별 매출 비중은 북미(45%), 한국(20%), 유럽(12%), 동남아(9%), 일본(6%) 순이며, 장르별 매출은 캐주얼 게임(43%), RPG(38%), MMORPG(9%) 순으로 기록됐다. 글로벌화와 장르 다양화를 위한 시도들을 반영한 결과다. 

사진=엔씨.
사진=엔씨.

엔씨는 부진했다. 지난해 매출이 재작년 대비 30% 넘게 줄었으며, 영업 이익도 75% 급감한 것이다.

8일 엔씨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4377억원, 영업이익 39억원, 당기순이익 25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재작년 4분기보다 매출은 20.1% 위축됐으며, 영업 이익은 91.9%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간 실적은 매출 1조 7798억원, 영업 이익 1373억원, 당기순이익 2139억원이다. 2022년 대비 매출이 3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75%, 51% 줄어든 수치다. 

연간 매출의 지역별 비중은 한국 64.6%, 아시아 29.7%, 북미 및 유럽 7.6%, 로열티 8.1%로 집계됐다. 플랫폼 별 매출 구성에 따르면 엔씨의 총 매출 중 67%를 차지하는 모바일 부문 매출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기준 모바일 부문 매출은 1조 2004억원으로 전녀 대비 약 3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퍼런스콜에서 엔씨가 개별 게임, 타이틀별로 매출액을 공개하던 기존 실적과 달리 이번 분기에는 플랫폼, 지역별 매출만 공개했한 이유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장욱 엔씨 IR 실장은 "쓰론앤리버티(TL) 출시로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이 늘어나며 다양한 장르, 신작을 개발하는 만큼 사업구조 변화를 고려해 이번 분기부터는 게임별 매출이 아닌 플랫폼별 매출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3N 성적표에 깜짝.. '원동력은 신작?'

실적 발표와 함께 3N의 희비가 교차하는 가운데, 실적 반등을 이끄는 관건은 '신작'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넥슨의 지난해 실적은 기존 인기작과 신작이 견인했다.

넥슨은 기존 인기작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스토리', 'FC온라인', '블루아카이브' 등은 호조를 보였으며,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더 파이널스', '메이플스토리M(중국)' 등 신규 출시작의 흥행에 힘입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2022년 말 카타르 월드컵 시기부터 성장세를 보인 FC 온라인의 인기가 견조하게 유지됐으며, 신작들도 흥행을 이어간 것이다.

데이브. 사진=넥슨
데이브. 사진=넥슨

특히 글로벌 진출에 성공한 점이 눈에 띈다. 중국으로 진출한 '블루아카이브', '메이플스토리M' 등과 북미, 유럽 지역에서도 흥행한 '데이브 더 다이버' 등의 성과가 한몫했다. 특히 북미, 유럽 지역은 4분기에만 매출이 전년 대비 78% 증가하면서 인기를 입증했다. 실제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난해 글로벌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했고, 지난 12월 출시한 더 파이널스는 출시 후 2주만에 1000만건 이상의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한 바 있다. 

넷마블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반등의 물꼬를 튼 것도 '신작'이다.

넷마블은 지난해 9월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 실적이 4분기에 온기 반영됐으며, 넷마블의 매출 1위 게임인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업데이트 효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신작 효과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다른 신작을 연달아 내서 흑자전환을 이룬다는 의지를 보였다. 

7일 컨퍼런스콜에서 도기욱 넷마블 CFO는 "(지난해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친) 세븐 나이츠 키우기가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라, 신작 라인업이 출시돼도 1분기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미비할 것"이라며 "1분기 말과 2분기 초부터 신작 라인업이 시작되기 때문에 올해 유의미한 흑자 전환은 2분기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기존 리니지 IP의 하향 안정화와 신작 TL의 성과 약진으로 실적 악화 이유로 꼽았다.

8일 홍원준 엔씨 CF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TL의 여러 성과 지표가 시장에서 좋아할 만큼 나오지 않는 것을 잘 인지하고 있다"며 "초반에 콘텐츠 난이도 문제, 조작 편의성 문제, 밸런스 문제 등으로 인해 재접속률이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엔씨는 TL 팀이 유저들의 피드백을 통해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개선해오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지표를 개선했으며, 글로벌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면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쓰론앤리버티. 사진=엔씨.
쓰론앤리버티. 사진=엔씨.

3N, 2024년을 사로잡을 전략은? 

넥슨은 올해도 달린다. 자체 IP와 크로스플랫폼 타이틀로 무장한 신작들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다양한 신작이 대기 중이다. 올 여름 출시를 준비 중인 차세대 루트슈터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와 ‘마비노기 모바일’ 또한 연내로 선보인다는 목표다. 이 밖에도 하드코어 액션 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 잠입 생존 게임 ‘낙원’, 팀 대전 액션 게임 ‘웨이크러너’ 등 다채로운 장르의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출시해 초기 흥행에 성공한 '더 파이널스'는 차기 주요 IP로 염두에 두는 중이다. 오웬 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더 파이널스의 성공적인 출시는 우리의 글로벌 시장 확장 전략의 주요한 단계로, 더 파이널스가 넥슨의 차기 메이저 프랜차이즈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재 개발팀은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빠르게 콘텐츠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며 오는 3월 시즌2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정헌 넥슨 대표가 지스타 2023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헌 넥슨 대표가 지스타 2023 라인업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넷마블은 비용 효율화 기조를 유지하며 신작 등으로 2분기 실적 '턴어라운드'에 나선다.

다수의 신작 출시가 준비돼 있다. MMORPG '아스달연대기: 세개의 세력'을 시작으로 2분기 초부터 2분기 말까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레이븐2', '킹 아서: 레전드 라이즈' 등을 순차 출시한다. '제2의 나라: 크로스월드'의 중국 서비스도 계획 중이다. 

주요 기대작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의 경우 3월 테스트를 거쳐 4월 출시할 예정이다. 연말 출시 예정인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출시는 지연될 가능성이 있으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한다. 권영식 대표는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의 출시는 2024년 말 론칭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며 "다만 해당 게임은 오픈월드 RPG다 보니 방대한 콘텐츠를 개발해야되는 상황이라 다소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늦어져도 2025년 상반기 중에는 론칭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순수 콘솔 타이틀 1종, 모바일, PC, 콘솔 기반 게임도 준비하고 있다. 콘솔 게임 전략으로 권 대표는 "현재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을 포함한 모바일, PC, 콘솔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하고 있는 게임이 두 종이 있다"며 "순수 콘솔 타이틀만 1종 개발하고 있으며 지금 시장에 공개된 게임은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이 유일하고 추가적인 1종에 대해서는 기회가 되면 시장에 추후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는 2분기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기욱 넷마블 CFO는 "신작 라인업의 반영이 2분기 초부터 시작이기에 1분기 실적은 일시적으로 하락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2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턴어라운드해 연간으로 유의미한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도 지속적으로 관리해 인건비 및 인원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 같고 광고비도 절대 금액은 늘어나도 매출 대비 비중은 늘지 않도록 관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넷마블.
사진=넷마블.

엔씨는 실적 부진을 탈출할 '돌파구'를 찾아나선다.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며 인수합병(M&A)와 새로운 IP 확보 전략 및 글로벌 겨냥을 토대로 실적을 개선할 방침이다. 

앞서 엔씨는 지난해 영업 비용을 4000억원대 초반으로 유지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시키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홍원준 엔씨 CFO는 "그간 전사적인 비용절감을 많이 진행했고, 현재 사실 시작 단계기 때문에 올해 많은 부분에서 추가적인 비용 절감이 있을 것"이라며 "경영효율화는 작년부터 진행했고 올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24년에도 이런 비용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며 활로를 찾아갈 예정이다. 

엔씨가 주력하는 M&A 전략의 주안점으로 '신규 IP 확보'를 고려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홍 CFO는 "어제 확인한 현금이 1조 9000억원 정도고 현금 외에도 부동산이나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들이 굉장히 많다"며 "이를 통해 주당 순이익(EPS)가 증대될 수 있는 인수합병뿐만 아니라 IP를 취득하는 방향의 M&A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엔씨는 신작 '아이온2'와 'LLL(가칭)'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을 겨냥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홍 CFO는 "국내 시장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서구권을 포함한 해외시장과 동남아시아 시장 등 지역별 확장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개선 등을 거친 TL을 올해 글로벌로 출시함으로써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목표다. 특히 아마존이 퍼블리셔를 맡은 점에서 서비스 확대도 용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엔씨는 비즈니스 모델(BM)도 다각화하는 중이다. 그는 "글로벌을 타깃하기 위해 각 게임의 특성에 맞춰 BM 전략을 다각화하고 있다"며 "전과 달라진 점은 신규 IP 판권 확보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과 모든 것을 IP화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자체 IP만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려고 시도했던 과거와 차별화된 전략이다.

한편 8일 컨퍼런스콜에서는 엔씨가 밝힌 현금에 대해 개선 방향으로 돈을 쓰지 않고 쌓아두었다는 점과 실적 부진 상황에서 '글로벌 RDI센터' 추가 설립한 점, 게임별 매출 공개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엔씨의 거버넌스 체계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