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픈AI 챗GPT
출처=오픈AI 챗GPT

메모리 반도체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인공지능(AI)으로 인해 D램은 일찌감치 반등에 성공했지만, 낸드플래시의 회복은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하반기에 키옥시아-웨스턴디지털의 새로운 낸드플래시 공장이 일본에서 가동을 시작하면서 낸드플래시의 반등이 다소 더 늦춰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7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사업부는 작년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생성형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퍼지면서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LPDDR(저전력을 목표로 만든 모바일용 DDR) 등 첨단 D램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SK하이닉스는 2023년 HBM3와 DDR5의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5배,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2022년 하반기부터, 삼성전자는 2023년 상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감산하면서 재고가 빠르게 조정됐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생산능력에서 25% 정도 감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즉 AI로 인해 수요가 회복되고 감산으로 인해 공급이 제약되면서 D램은 빨리 반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낸드도 감산, 그러나 AI향 고부가가치 수요는 無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로 감산 중이나 상황이 조금 다르다.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 45% 수준으로 감산을 진행 중이다. 다만 D램처럼 AI향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없어 회복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3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AI의 수혜를 받는 D램과 달리 낸드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수요 환경이 이어졌으며, SK하이닉스는 보수적인 생산 기조를 유지하며 투자 및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겠다”며 올해 하반기는 돼야 낸드플래시의 재고가 정상 수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추정했다. 

낸드플래시는 수요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공급이 제한되며 업황이 끌어올려지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이 가운데 올 하반기 일본에서 새로운 낸드플래시 공장이 가동되면서 일각에선 이로 인해 낸드플래시의 업황 반등이 더 늦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낸드 공장 가동에 공급초과 지속되나... 日정부, 추가 지원책까지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공동으로 투자한 일본 미에현 욧카이치 12인치 낸드플래시 공장은 오는 3분기에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해당 공장은 총 2800억엔이 투입됐으며, 일본 정부가 929억엔을 지원했다. 

이 외에도 양사가 공동으로 1조엔을 투자해 일본 북부 이와테현 기타카미에 건설 중인 낸드플래시 공장은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한 상황에서 신규 생산시설이 가동되면서 공급초과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규 생산시설 가동에 따른 낸드플래시 업황 반등 지연에 대해 이형수 HSL파트너스 대표는 “충분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라며 “반도체가 안보와 연결되면서 각국에서 반도체는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 됐다. 일본은 자국에 마지막 남은 낸드플래시 업체인 키옥시아를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자국 반도체 기업인 키옥시아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공급초과 상황이 지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전날 일본 경제산업성은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최첨단 낸드플래시 양산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양사의 투자금액은 약 7290억엔으로, 경제산업성은 최대 2430억엔을 보조한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미에현 욧카이치와 이와테현 기타카미 공장에서 차세대 낸드플래시를 양산한다. 욧카이치 공장에서는 월 6만장, 기타카미 공장에서는 월 2만5000장을 생산할 계획이다. 두 공장의 최첨단 제품 양산에는 총 4500억엔이 투입되며, 경제산업성이 최대 1500억엔을 지원한다. 

한 반도체 기업 분석 전문가는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이번 신규 증설 발표에 대해 “공급초과 상황에서 키옥시아와 웨스턴이 CAPA(생산시설)를 추가한다는 건 낸드플래시 시장에 안 좋은 소식이다”라며 “다만 생산시설 말고도 ‘가동률’이란 변수가 하나 더 존재하는 만큼, 키옥시아와 웨스턴이 새로운 생산설비를 언제 가동할지를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