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출처=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출처=삼성중공업

원·달러 환율이 1거래일 만에 1330원 밑으로 내려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수주 소식에 달러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면서 1335원을 고점으로 내림세로 돌아섰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인 1330.8원보다 3.2원 내린 1327.6원에 거래를 끝냈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3.6원 오른 1334.4원에서 출발했다. 개장 직후 1335.0원까지 급등했으나 오전 11시께 하락 전환한 뒤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해 1320원대에 장을 마쳤다.

5일(현지 시각)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3.4로 집계돼 최근 11개월 중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예측한 52보다 높은 수치다. PMI가 50 이상이면 미국 경제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 산업이 성장했다는 뜻이다.

완만한 둔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던 미국의 경제가 여전히 호조를 보이자, 이르면 오는 3월을 기대했던 연준의 금리 인하 시작 시점도 점점 지연되는 분위기다. 예상보다 고금리가 오래 유지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경제지표에 연준 이사들의 매파 발언까지 겹치면서 달러가 오르고 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5일 연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경제가 회복되고 중립금리가 높아진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중립금리는 경제가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압력이 없는 잠재성장률 수준에 맞는 금리를 뜻한다.

달러 인덱스는 5일 뉴욕 시각으로 오후 4시 17분 기준 0.53% 오른 104.47을 나타냈다. 장중 104.60까지 상승해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11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미국 국채 수익률(금리)은 이틀 연속 뛰었다.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2bp(1bp=0.01%p) 높은 4.470%를 기록해 거의 2달 만에 최고로 올랐다. 2거래일 동안 27.6bp 뛰어 지난해 5월 이후 이틀 동안 가장 많이 상승했다.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3.3bp 오른 4.163%를 나타냈다. 2거래일 동안 30.1bp 뛰어 이틀 상승 폭으로는 2022년 6월 이후 최대다.

달러 매도 물량이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제한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날 공시를 통해 4조50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5척을 수주했다고 전했다. 대규모 수주를 하게 되면 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한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코스피 시장에서 3400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환율 하락을 지지했다. 장 초반에는 순매수 폭이 크지 않았으나 오후 들어 매수 규모를 늘렸다.

글로벌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새벽 2시 9분(현지 시각) 기준 0.18(0.17%) 내린 104.27을 기록했다.

오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4.64원이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간 기준가인 897.40원보다 2.76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