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앤모어 매장 전경. 출처=신세계엘앤비
와인앤모어 매장 전경. 출처=신세계엘앤비

신세계엘앤비가 오프라인 주류 전문 매장 ‘와인앤모어’ 사업 정비에 나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엘앤비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일부 점포는 정리하는 등 매장 효율화와 함께 와인 기반 신사업도 추진한다. 와인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반등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신세계엘앤비는 전국에서 와인앤모어 매장 46곳을 운영 중이다. 와인앤모어는 신세계엘앤비가 2016년부터 운영 중인 자체 주류 전문점이다. 와인앤모어에서는 와인을 비롯해 위스키 등 세계 각국 주류 및 관련 용품을 판매한다.

수익을 비롯해 매장 운영 효율이 떨어지는 일부 점포는 폐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엘앤비는 지난해 하반기에도 와인앤모어 서울대입구역점, 도곡점 등의 문을 닫았다. 다만 적합한 상권이나 지역 특성에 맞춰 추가 점포 출점 계획도 갖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여기에 신세계엘앤비는 와인앤모어 브랜딩을 통한 신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 1일에는 2024년 신규 성장 비전으로 와인앤모어를 ‘프리미엄 주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를테면 와인을 활용한 코스메틱, 패션용품 등을 선보이며 와인앤모어 브랜드 영역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신세계엘앤비가 와인앤모어 사업 재편에 무게를 싣는 이유는 반등을 꾀하기 위해서다. 2022년 기준 신세계엘앤비 전체 매출(2064억원)에서 와인앤모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40%대로 적지 않은 편이다.

신세계엘앤비는 최근 2년새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신세계엘앤비는 10억4200만원의 분기순손실을 냈다. 2022년에는 영업이익(116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45% 급감했다. 고물가 기조 및 위스키 인기 등으로 주력 취급 품목인 와인 수요가 시들해진 탓이다. 와인은 신세계엘앤비 매출의 70% 이상을 책임지는 핵심 품목이다.

특히 송현석 신임 대표 취임을 계기로 신세계엘앤비의 체질 개선 작업에도 시동이 걸린 모습이다. 송 대표는 ‘신세계그룹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세계푸드와 함께 신세계엘앤비 대표직을 겸직하게 됐다.

신세계엘앤비가 출원한 상표. 출처=특허청
신세계엘앤비가 출원한 상표. 출처=특허청

최근 신세계엘앤비가 국내 위스키 생산 계획을 접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초 이 회사는 관련 조직을 꾸리고 위스키 제조업 진출을 타진해왔다. 2022년에는 ‘제주 위스키’, ‘탐라 위스키’, ‘K 위스키’, ‘K 싱글몰트위스키’ 등의 상표를 잇따라 출원하기도 했다. 현재는 위스키를 수입, 판매 중이다.

‘레츠 프레시 투데이’ 사업을 이어나갈지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엘앤비는 그동안 이마트, 이마트 에브리데이 등을 중심으로 제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며 재고 소진을 단행해왔다. 레츠 프레시 투데이는 신세계엘앤비가 2022년 3월 말 출시한 수입 발포주 브랜드다.

신세계엘앤비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와인앤모어를 주류를 넘어 의류, 음식, 코스메틱, 뷰티 등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브랜드로 확대, 운영해가고자 한다”며 “향후 브랜드를 와인앤모어는 물론 다른 유통 채널들에도 입점시켜 판매망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엘앤비는 2008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겠다는 목표로 설립한 이마트 자회사다. 출범 이후에는 이마트, 이마트24 등 신세계 계열사에 주로 와인을 공급하며 몸집을 키워왔다. 이후 2016년 자체 판로인 와인앤모어 점포를 늘리며 내부거래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