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위쪽부터 롯데웰푸드 ‘월드콘’, 빙그레 ‘메로나’. 출처=각 사
사진 위쪽부터 롯데웰푸드 ‘월드콘’, 빙그레 ‘메로나’. 출처=각 사

지난해 빙과시장이 이른 무더위와 늦더위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반등세를 나타냈다. 시장 1위 자리를 다투는 롯데웰푸드와 빙그레·해태아이스크림 연합 간 점유율 격차도 0.01%포인트(p)로 좁혀져 경쟁 구도도 한층 팽팽해진 모습이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3년 소매점 매출 기준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1조4531억8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조3938억6500만원 대비 4% 늘어난 수치다.

빙과 시장의 성장은 계절적 요인에 따른 판매량 증가가 견인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2023년 연 기후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연 평균 기온은 13.7℃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3월과 9월의 경우 각각 평년보다 기온이 3.3℃, 2.1℃ 높아 연 평균기온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폭염일수 14.2일로, 평년 대비 3.2일 늘었다.

예상 밖 반등으로 빙과 시장에도 모처럼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빙과시장 규모는 2015년까지만 해도 2조원대에 육박했지만 줄곧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2021년에는 1조원대 초반(1조2934억원) 수준으로 주저 앉기도 했다. 시장이 하향세에 접어든 원인으로는 주 구매층인 유·아동 및 청소년 인구 감소가 지목된다.

빙과 시장이 회복 분위기를 타는 사이 1위 자리를 둘러싼 경쟁구도도 한층 치열해졌다. 지난해 빙과 제조사 점유율 기준 롯데웰푸드가 39.86%를 기록하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 합산 점유율은 39.85%로 롯데웰푸드와 0.01%p까지 격차를 좁혔다.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이는 최근 2년간 롯데웰푸드가 40%대 시장 점유율을 앞세워 우위를 점해온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연도별 양사 간 시장 점유율 격차는 2020년 5.7%p, 2021년 6.57%p, 2022년 3.56%p를 나타냈다.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의 경우 인수합병 효과를 본격화하고 있다. 빙그레는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듬해인 2021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에는 국내·외 빙과류 및 유제품 판매 호조에 힘입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000억원’을 돌파했다. 해태아이스크림도 빙그레에 인수된 지 2년 만인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도 호실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웰푸드도 통합 출범 이후 빙과사업 재편에 주력하고 있다. 수익성 개선 일환으로 취급품목수(SKU) 축소 및 물류센터 통폐합 작업을 이어왔다. 앞서 2022년 옛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통합 롯데제과’로 새출발했다. 지난해 초에는 ‘롯데웰푸드’로 간판을 바꿔달았다.

빙그레 관계자는 “올 한해 자사 대표 아이스크림 제품 브랜드력를 높이고 소비 트렌드에 걸맞은 신제품 출시로 여름철 성수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특히 올해는 ‘투게더’ 출시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관련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