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권거래소 앞. 사진=연합뉴스
홍콩증권거래소 앞. 사진=연합뉴스

중국 증시의 약세와는 다르게 미국과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자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자국 내에서 매수 가능한 미·일 주식 주총 상장지수펀드(ETF)로 몰리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2일~24일 중국 자산운용가 화샤기금(차이나에셋매니지먼트)의 일본 주식 관련 ETF가 순자산가치 대비 14~20% 가량 프리미엄(웃돈)이 붙은 채 거래됐다고 밝혔다. 화샤기금은 해당 ETF 가격이 지나치게 급등하자 이날 한 시간 정도 거래를 중단하기도 했다.

정보제공업체 윈드 집계 결과,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를 추종하는 중국 ETF 4개 상품의 22~25일 거래량은 33억달러(4억4000억원)에 이르렀다.

또 월스트리스저널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추종하는 화샤기금의 ETF는 24일 종가 순 자산가치 대비 프리미엄이 18%로 나타나 중국 개인투자자들이 일본뿐 아니라 미국 주식에도 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규모로 이탈하자 개인투자자들도 탈출 행렬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경우 강력한 자본통제로 개인이나 기관이 해외로 자금을 반출해 투자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들에게 중국 증시 내 상장된 미·일 주식 관련 ETF가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해석이다. 

화샤기금은 시장 가격과 순가치 사이에 큰 괴리가 있는 만큼 맹목적 투자 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했다.

투자은행 UOB 케이히안의 자산운용부문 왕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중국인들이 미국·일본 주식에 열광하는 것은 수년 전 부동산·비트코인·금에 대한 ‘패닉 바잉’(사재기)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