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4년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금융투자협회
23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2024년 출입기자단 신년간담회에서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금융투자협회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최근 미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서 상장 승인을 받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국내 거래 가능성에 대해 "업계 의견보다는 법이 어떻게 돼 있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며 선을 그었다. 

23일 서유석 협회장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서유석 협회장은 "금융위원회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의 국내 중개가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수 있다고 해석하셨기 때문에 저희 금투업계도 현재로서는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며 "다만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산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협회도 타국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당국과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들어 만기를 맞은 홍콩 H지수 ELS가 손실률 50% 안팎을 보이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당연히 올해 ELS 시장은 축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만기가 돌아오는 상당 부분이 상환되면 재발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ELS 판매가 주요 수입원이었던 금투업계에 꽤나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ELS 시장이 위축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최대한 위축되는 규모를 막아보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금투업계 리스크로 꼽히는 해외 부동산 펀드와 관련해서는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는 기관들이 건별로 잘 해결하고 있는데, 공모 부동산 펀드는 아픈 손가락이다"라며 "해당 펀드의 선순위자를 따오거나 일명 '레스큐(Rescue) 펀드'를 구성하기 위해 기관 투자자들과 많은 접촉을 하고 있지만,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공모펀드 직상장에 대해서는 "ETF 사업을 하지 않는 운용사의 경우 '레벨 업'을 할 수 있는 좋은 제도"라고 설명했다. 

서 협회장은 "최근 ETF가 시장에 나온 이후 공모펀드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다만 공모펀드도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협회가 상장이라는 방안을 제시했던 것"이라며 "전 세계에 유례 없는 케이스인 만큼 많은 분들이 호기심과 우려를 갖고 계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특히 유동성공급자(LP)가 많은 비용을 들여 할 수 있겠느냐와 같은 우려가 있는데, 해당 방안은 공모펀드를 새로 만들어 상장하는 게 아니고, 이미 각사마다 투자자 수를 많이 확보한 대표 공모펀드를 상장하자는 것"이라며 "그러한 펀드가 상장하게 되면 LP 의존도가 훨씬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운용사 역시 공모펀드 판매를 판매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거래소라는 플랫폼을 활용한다면, 투자자들에게 굉장히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내로 마련을 추진 중인 금투업계 '표준 책무구조도'에 대해서는 "물론 책무구조도가 생긴다고 해서 각종 사건 사고들이 완전히 근절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그간 업계에서 특정 직원의 책임으로만 뒀던 업무를 전 임원이 분담하게 함으로써 자발적 내부통제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