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9시 30분, 애플 홍대에 방문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서있다. 사진=진운용 기자
20일 오전 9시 30분, 애플 홍대에 방문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서있다. 사진=진운용 기자

애플이 홍대에 한국에서 7번째, 아시아에서는 100번째 애플스토어를 열었다. 홍대 애플스토어에 입장하기 위해 600명 이상이 운집했으며,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방문해 현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수백명 몰린 젊음의 거리 홍대, 유튜버 주연 설맞이 에디션 구매

애플은 20일 애플 홍대를 전격 오픈했다. 

<이코노믹리뷰>가 찾은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있었다. 아직 개장하기 전이지만 모두들 들뜬 얼굴로 애플 홍대의 문이 열리기만 기다렸다. 한 관계자는 “약 600명이 이상의 고객분들이 찾아와 주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입장 직전의 애플 홍대의 첫 방문객 A(20)씨. 사진=진운용 기자
입장 직전의 애플 홍대의 첫 방문객 A(20)씨. 사진=진운용 기자

이윽고 카운트 다운과 함께 애플 홍대의 문이 10시에 열렸다. 뜨거운 환호와 함께 오랫동안 기다렸던 애플 팬덤이 우루루 안쪽으로 몰렸다.

이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장난감 가게를 찾은 아이들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애플 홍대에 마련된 제품들로 '뛰어'들었다.

첫 번째 방문객 A씨(20)는 입장을 위해 전날 밤 9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밤 9시에 왔다"고 말하며 "하남에 있는 애플스토어가 오픈할 때도 첫 번째로 방문했고, 애플 홍대도 큰 기대가 된다”면서 남다른 애플 사랑을 보여줬다. 

애플 홍대 관계자는 이에 “너무 반갑고, 추운날 이렇게 일찍부터 와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IT 전문 유튜버 '주연'이 에어팟 프로 설맞이 에디션을 구매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진운용 기자​
​IT 전문 유튜버 '주연'이 에어팟 프로 설맞이 에디션을 구매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진운용 기자​

애플 홍대를 찾은 이들 중에는 구독자 68만명의 IT 유튜버인 '주연(ZUYONI)'도 있었다. 애플 홍대를 방문해 ‘에어팟 프로 2세대 설맞이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을 구매하며 애플 팬덤의 축제를 즐겼다. 그는 <이코노믹리뷰>와의 짧은 대화에서 스페셜 에디션 한정판을 들어보이며 “구독자분들을 위해 하나 더 구매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에어팟 프로 2세대 설맞이 에디션. 사진=진운용 기자
에어팟 프로 2세대 설맞이 에디션. 사진=진운용 기자

에어팟 프로 2세대 설맞이 에디션은 중국에서 먼저 선보인 스페셜 에디션으로, 국내에선 처음으로 출시됐다. 에어팟 프로 가운데에 청룡 이미티콘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애플 홍대 첫 제품 구매 고객은 신민섭(18)씨다. 평소 아이폰과 맥북 등 애플 제품을 애용하는 그는 “기쁘다”며 짧은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애플이 방문객들을 위해 준비한 토트백. '홍대'를 이용해 애플 로고를 만들었다. 사진=진운용 기자
애플이 방문객들을 위해 준비한 토트백. '홍대'를 이용해 애플 로고를 만들었다. 사진=진운용 기자

애플은 홍대 스토어 오픈 기념으로 토트백을 준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선착순으로 ‘애플 홍대’ 로고가 새겨진 토트백을 선물했다.

로고는 '홍대'라는 글자를 사과 모양의 그래비티로 표현한 것이며 홍대 지역 아티스트와 협업해 타이포그래피로 힙합 느낌을 살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애플 특유의 무지개 컬러를 입혀 애플 감성을 덧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애플은 새로운 애플스토어를 열 때마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로고를 따로 공개하는 중이다.

한편 애플 홍대 매장 자체는 친환경적 요소로 가득했다. 지난해 12월 오픈된 애플 하남처럼 자연 경관과 지속가능한 미래를 매장 디자인에 반영했다. 통유리로 외벽을 채우고 내부에는 식물성 소재로 된 바닥재와 목조 골조가 세워졌다. 천장 패널의 흡음천에도 친환경 소개가 들어갔고 천장 공기 시스템도 지속가능함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젊음의 거리인 홍대의 특성을 살려 MZ 세대와의 접점을 더욱 키운 분위기다. 온라인 구매 고객을 위한 전용 픽업 공간이 마련된 가운데 라운드테이블 세팅으로 구성된 '투데이 앳 애플(Today at Apple)' 세션 환경이 눈길을 끈다. MZ 중심의 차세대 크리에이터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교육을 진행하는 공간이다.

오픈 기념으로는 힙합 아티스트이자 사업가인 빈지노가 참여한 새로운 투데이 앳 애플 팝업 스튜디오(Today at Apple Pop-Up Studio)도 열린다. 여기에 홍대 지역에서 거주하는 91명의 젊은 직원들을 채용해 애플 홍대만의 감성을 보여준다는 각오다.

애플의 한국 사랑..쑥쑥 커지네

애플의 한국 내 애플스토어 확대는 최근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실제로 애플은 2018년에서야 서울 신사역 인근 가로수길에 1호 매장을 열었다. 이후에도 새로운 매장 소식이 들리지 않아 애플이 한국 소비자를 경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전 10시 오픈 직후 애플 홍대 내부 모습. 사진=진운용 기자
오전 10시 오픈 직후 애플 홍대 내부 모습. 사진=진운용 기자

서울 여의도 2호점인 애플 여의도 오픈까지는 3년이 더 걸렸다. 하지만 이후 매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서울 명동과 서울 잠실에 3·4호점 문을 연 후, 지난해엔 서울 강남과 경기도 하남에 각각 5·6호점을 오픈한 것이다.

애플의 이 같은 애플스토어 확대는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아이폰 등 애플 제품 선호도가 크게 높아진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아이폰 점유율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MZ세대의 선호도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젊은 세대가 많이 몰려있는 홍대에 7번째 매장을 오픈한 것도 이러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갤럭시S24를 공개하며 AI 반도체 시대를 선언한 상태에서 애플도 삼성전자의 안마당인 한국 시장을 착실히 공략, 특히 MZ 세대 고객을 중심으로 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패트릭 슈루프 애플 북아시아 및 동아시아 리테일 총괄은 애플 홍대 개장 전 열린 미디어 데이에서 "2018년 가로수길에 한국에서 처음으로 애플스토어를 연 후 애플은 고객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한국 매장을 계속 넓혀가는 중"이라며 "고객이 쇼핑을 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있어서 최고의 공간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