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2.4원 급등한 1344.20원에 마감했다. 출처=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일보다 12.4원 급등한 1344.20원에 마감했다. 출처=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2원 넘게 뛰었다.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약화, 북한과 예멘 등 지정학적 불안 등이 영향을 미쳤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인 1331.8원보다 12.4원 급등한 1344.20원에 거래를 끝냈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6.2원 높은 1338.0원에서 출발했다. 개장 직후 상승 폭을 키워 1340원을 돌파한 환율은 장중 1346.7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일 1348.5원을 기록한 이후 두 달 보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축소되고, 북한과 중동 등 지정학적 위험이 이어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원·달러 환율이 오른 것으로 보인다.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 인사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6일(현지 시각)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정책 변화를 서두르지 말고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워싱턴 DC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한 연설에서 월러 이사는 “지난 몇 달간의 (좋은) 경제 지표는 연준이 연내 금리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요인”이라면서도 “최근의 추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고, 이에 연준이 신중하게, 서두르지 않고 통화 정책의 경로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러 이사의 발언에 간밤 미 국채 수익률이 반등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와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 모두 전날보다 0.125%포인트(p), 0.107%포인트(p)씩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3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5%다. 전날 70%대에서 하락했다.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점도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높이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홍해 수에즈 운하 일대에서 미국이 후티 반군의 대함 탄도미사일(ASBM) 4기를 타격해 파괴하는 등 예멘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는 등 중동 지역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 북한 헌법에 “대한민국을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명기하라고 지시하는 등 대남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도 올해 첫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

대만에서는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총통에 당선되며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하락하며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새벽 2시(현지 시각) 기준 0.11(0.11%) 오른 103.47을 기록했다.

오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9.20원이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간 기준가인 911.29원보다 2.09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