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스피어(Sphere)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디지털 티징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랜드마크 스피어(Sphere)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 언팩' 디지털 티징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4’에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칩셋과 중소형 언어모델(sLLM)을 기반으로 한 갖가지 온디바이스 AI 전자제품을 선보이면서 곧 공개될 갤럭시 S24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일각에선 갤럭시 S24가 S7 이후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현지시간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 상반기 신제품 발표행사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온디바이스 AI제품인 노트북, TV, 세탁기, 건조기, 냉장기 등을 선보였다. 온디바이스 AI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기기 내에서 자체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연산하는 기기를 말한다. 

이중에서 눈에 띈 건 삼성전자가 개발한 AI 칩셋과 운영체제가 접목된 AI TV인 ‘2024년형 Neo QLED 8K’이다. Neo QLED 8K는 ‘NQ8 AI 3세대’ AI 칩셋과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기반으로 ▲저화질 콘텐츠를 8K 화질로 선명하게 바꿔주는 '8K AI 업스케일링 프로' ▲AI 딥러닝 기술로 스포츠 종목 자동 감지, 공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보정하는 등 영상의 왜곡을 줄여주는 'AI 모션 인핸서 프로' ▲화면의 다양한 음원 중 음성만 분리해 대화 내용을 명료하게 전달하는 '액티브 보이스 앰플리파이어 프로'를 지원한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사장은 “앞으로, 삼성 스크린은 최근 삼성전자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소개한 '삼성 가우스'라는 생성 AI 기술을 통합할 예정이다”라며 “삼성 가우스가 TV에 적용되면 뉴스 앵커나 영화 대화가 즉각적으로 번역되고, 화면의 경계를 매끄럽게 넘나드는 미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칩셋, AI 모델 그리고 하드웨어까지 자체 개발함에 따라 온디바이스 AI를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사례이다. 

온디바이스 AI는 기기 내부에서 정보를 처리하기 때문에 저지연을 통한 빠른 작업이 가능하며, 중앙 서버를 통하지 않기 때문에 클라우드 기반 AI의 문제점으로 대두됐던 보안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클라우드 AI는 중앙에서 강력한 컴퓨팅 파워로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에 비해, 온디바이스 AI는 각 단말기 내에서 데이터를 처리하므로 단말기의 컴퓨팅 파워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AI 연산은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처럼 들고다니는 단말기의 경우 전력 효율성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갤럭시 S24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AP와 AI 모델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AI 서비스를 보여주면서 전력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에 ‘가우스’를 접목한다. 가우스는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중소형 언어모델(sLLM) 기반의 생성형 인공지능 모델이다. 삼성전자는 가우스를 통해 갤럭시 S24에서 실시간 통화 통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성형 AI인 삼성 가우스가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통화 내용을 통역하게 된다. 상대방이 AI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통역된 대화는 음성으로 듣거나 문자로 실시간 확인가능하다.

이외 AI가 사진과 영상 등 카메라 기능을 돕거나 지우는 편집 기능, 장문의 메세지를 요약하는 기능 등이 구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례로 갤럭시 S24 울트라 카메라의 경우 기본적으로 광학 100배 카메라 줌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갤럭시 AI를 활용하면 1.5배 긴 150배 카메라 줌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갤럭시 AI가 디지털 줌 형태로 소프트웨어 보정을 거쳐 화질을 개선해 주는 것이다. 

갤럭시 S24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퀄컴의 스냅드래곤8 3세대와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2400을 병용한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며 컴퓨팅 능력 평가에 바로미터가 된다. 

스냅드래곤8 3세대는 퀄컴 최초로 생성형AI 구동에 맞춰 설계된 칩이다. 엑시노스 2400은 전작 대비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은 1.7배, AI 성능은 15배 향상됐다. 특히 엑시노스는 2년 만에 갤럭시S 시리즈에 복귀하는 것으로 삼성전자의 자신감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많다.

향상된 컴퓨팅 능력에 자체 개발한 AI 모델까지 합쳐지면서 전력 효율성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AI 모델의 구조와 성능은 AP칩의 전력 소비에 영향을 미치고, AP칩은 AI 모델의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설계됐다. 그렇기에 AP칩과 AI 모델을 함께 개발하면, 서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하여 전력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은 전망에 불과하다. 갤럭시 S24가 공개되지 않았고, 엑시노스 2400을 탑재한 S24는 일부 지역에만 판매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한 IT 기업 전문 분석가는 “갤럭시 S24는 자체 개발한 AP와 AI 모델이 결합되면서 전력 효율성이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S24가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엑시노스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24에 대한 기대는 상당하다. KB증권은 갤럭시 S24 판매량이 3600만대로, 2016년 갤럭시 S7 판매량 4900만대 이후 8년 만에 최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