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지난 13일 6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 숙박객에게 스키 입문 체험 강습을 진행하는 스키 강사, 곤돌라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 펭귄 리프트쪽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사진=이하영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지난 13일 6시 3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 숙박객에게 스키 입문 체험 강습을 진행하는 스키 강사, 곤돌라 탑승을 기다리는 사람들, 펭귄 리프트쪽에 길게 줄을 선 사람들. 사진=이하영

지난 13일 6시 40분. 토요일 새벽 서울 송파구 잠실종합운동장 앞은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뤘다. 용평 리조트, 휘닉스 평창, 웰리힐리파크, 하이원 리조트, 알펜시아, 라마다 평창 등 스키장으로 향하는 ‘스키 셔틀버스’가 집결해 있기 때문이다. 이 중 행선지가 ‘휘닉스 평창’으로 표기된 스키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1시간 30분을 달리면 휘닉스파크에 도착할 수 있다. 오전 9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 휘닉스파크는 이미 사람들로 북적였다.

스키초보 숙박객 위한 ‘무료 스키학교’

스키는 생각보다 지출이 큰 스포츠다. 스키복을 비롯해 스키나 스노보드 등 전문 장비와 의복을 착용해야하기 때문이다. 스키를 즐기러 산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도 리프트나 곤돌라 이용요금을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스키를 타본 적 없는 초보들에게 이는 더욱 크게 느껴지는 금액이다.

휘닉스호텔앤리조트는 이런 고민을 하는 고객을 위해 숙박과 장비 대여 등을 모두 합한 패키지를 내놨다. 1박2일 기준 패키지 구성은 ▲스키어게인, 숙박+식사 1회+올데이패스(리프트 이용) 1회+장비렌탈 1회 ▲스카이 올인클루시브, 숙박+식사 2회+올데이패스(리프트 이용) 1회+장비렌탈 1회, 블루캐니언 윈터스파 등이다.

숙박객에게 또 하나 제공되는 것이 스키 입문 체험 강습 서비스다. 1실당 최대 2인까지 신청 가능하며 오전, 오후 각 1회 무료로 진행된다. 강습 대상 나이는 10세부터 60세 미만이다. 단체 강습이지만 2시간여 동안 스키 기초를 알려주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기본적인 스키 동작을 익힐 수 있다. 이날 강습에 참여한 A씨(40대)는 “10여년만에 스키장에 와서 걱정했는데 수업을 듣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리프트 카드만 태그하면 출입이 가능한 스마트 게이트, 시즌권 데스크를 이용을 준비하는 스키어, 아프레스키를 즐기고 있는 스키어들, 포레스트 캠핑 BBQ로 식사하는 사람들. 사진=이하영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리프트 카드만 태그하면 출입이 가능한 스마트 게이트, 시즌권 데스크를 이용을 준비하는 스키어, 아프레스키를 즐기고 있는 스키어들, 포레스트 캠핑 BBQ로 식사하는 사람들. 사진=이하영

슬로프 내 편의성 강화…BBQ도 특화

휘닉스호텔앤리조트는 스키어 편의를 위해 내부 시스템도 정비했다. 리프트 카드만 태그하면 바로 입장 가능한 스마트 게이트 시스템이다. 투숙객은 복합권인 올데이패스, 단순히 리프트만 이용하면 스마트패스 카드를 이용하게 된다. 실제 스마트 게이트에서 카드를 태그하고 들어가면 내부에서는 리프트권을 보여줄 필요 없어 주머니에 바로 넣으면 된다. 카드를 잃어버릴 염려가 없어 안심이 됐다.

주의할 점은 스키장 락커 이용 방법이다. 카드 결제가 일반화된 요즘이지만 스키장 락커는 모두 현금 이용이다. 요금은 1000원(1회)에서 1만원(1일)까지 종류가 다양하니 현금을 챙겨 오는 것이 좋다. 17개의 슬로프는 밤 시간일수록 사람이 줄어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최상급과 상급 코스를 즐기는 B씨(30대)는 “아프레스키 운영시간(오후 7~9시까지) 상급코스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 슬로프를 전세 낸 것처럼 내 속도에 맞춰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강조했다.

휘닉스파크는 슬로프 곳곳에 위치한 식음료 시설은 스키를 타며 주린 배를 채워준다. 온몸의 신경세포를 곤두세우고 슬로프를 내려오면 코끝이 찡~해지며 힘이 살짝 빠진다. 이때 마시는 핫코코아 한캔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곤돌라 시작지점에 위치한 포레스트 캠핑은 이 외에도 음료와 라면 등 간단한 먹거리를 판매한다. 저녁에는 사전예약으로 BBQ를 즐길 수 있다. 식사 이용시간은 오후 5~9시까지이며 당일 예약 접수는 오후 3시에 마감한다.

BBQ는 ‘포레스트 캠핑’과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 있는 ‘펫 캠핑 BBQ’로 나뉜다. 다양한 고기(한우 채끝 200g, 돈 목살 200g, 양념 돼지갈비 1대, 훈제오리 150g)와 곁들임(감바스&바게트, 그릴 소시지 2개, 미니 호떡 2개, 베이컨&김치볶음밥 1개, 구이 야채와 모둠 쌈 채소 등)이 준비된다. 추가로 서비스 스테이션 라면 뷔페를 이용할 수 있고 마쉬멜로우가 제공된다.

반응도 긍정적이다. 가격(할인가)은 1인당 주중 7만3000원, 주말은 8만3000원으로 적지 않지만 다양한 메뉴를 맛볼 수 있고 맛이 좋아 ‘가성비’로 입소문을 탔다. 애견은 추가요금(2만5000원)이 있는 대신 어린이는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펭귄슬로프 쪽에는 돈까스, 카레 등 간단히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로맨스 힐’이 자리 잡고 있다.

휘닉스파크는 최근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시설 편의성을 높이고 숙소 리뉴얼, F&B(food and beverage, 식음)시설 강화 등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서울에서 가까운 위치도 한몫해 스키 시즌이 되면 시즌권을 예약하고 삼삼오오 모여 ‘시즌방’을 빌려 휘닉스파크를 찾는 스키어들도 늘고 있다.

이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휘닉스파크에 따르면 23/24년 시즌권은 이전 시즌(22/23년 시즌) 대비 시즌패스(시즌권) 매출액이 약 16% 증가했다. 게다가 프리미엄 권종인 ‘프라임 플러스’도 전 시즌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휘닉스호텔앤리조트는 비용을 좀더 지불하더라도 스키를 편하게 즐기고 싶은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스키하우스 해피아워 중 술을 받아가는 외국인들, 컵 쌓기 대결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 센터프라자 내 오락실을 즐기는 가족들, 제임슨 팝업스토어를 찾은 숙박객들. 사진=이하영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스키하우스 해피아워 중 술을 받아가는 외국인들, 컵 쌓기 대결을 하는 외국인 관광객, 센터프라자 내 오락실을 즐기는 가족들, 제임슨 팝업스토어를 찾은 숙박객들. 사진=이하영

팝업스토어 활발…외국인도 ‘북적’

스키를 마치고 나와도 놀거리는 많다. 렌탈한 장비와 의류를 반납하고 점심과 저녁을 먹은 스키하우스로 향하니 외국인을 포함한 컵 쌓기 대회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맥주와 와인, 하이볼 등 주류를 무제한 마실 수 있는 해피아워(1인당 2만원, 오후 5~9시) 시간이라서 그런지 함성과 환호 속에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다.

외국인들은 슬로프에서도 식당에서도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휘닉스호텔앤리조트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해외 영업을 강화한 덕분이다. 단체영업팀 내 해외영업업무를 코로나 이후 강화하며 ‘단체‧해외영업팀’으로 팀명도 변경했다. 해외 박람회 참가, 바이어 미팅, 한국관광공사 협업 등의 노력으로 외국인 방문객 수는 2022년 대비 2023년 약 4배 이상 증가했다.

블루동과 호텔동 사이에는 요즘 아이리쉬 위스키 제임슨의 팝업스토어가 한창이다. 지난 13일만 50여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몰려와 150잔을 마셨다는 후문이다. 팝업스토어는 스키장이 개장하는 겨울이 되면 브랜드 입점 문의가 부쩍 늘어난다. 이번 겨울에는 제임슨 외에도 몽블랑(MONTBLANC)과 협업해 호텔 내 트리와 제품 전시 등을 진행 중이다.

따뜻한 제임슨 위스키를 한잔 마시고, 센터프라자로 향했다. 센터프라자에는 편의점‧볼링장‧노래방‧오락실‧음식점 등이 몰려있다. 오락실에는 펌프, 농구, 낚시 등 다양한 게임이 마련돼 있다. 편의점은 먹거리를 사는 사람들과 이미 앉아 라면‧떡볶이‧어묵 등을 먹고 있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오는 길이 너무 추웠다면 호텔‧블루동‧그린동 등은 지하 연결 통로를 통해 숙소로 돌아갈 수도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휘닉스파크 호텔 6층에서 바라본 일출, 호텔 1층에서 ‘온도’ 조식, 블루동 지하 1층 리에토, 포레스트 쉼터. 사진=이하영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휘닉스파크 호텔 6층에서 바라본 일출, 호텔 1층에서 ‘온도’ 조식, 블루동 지하 1층 리에토, 포레스트 쉼터. 사진=이하영

요가‧조식‧숲‧카페…반려견도 사람도 즐길거리 가득

갖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재미다. 휘닉스파크 내 숙소를 정하거나 패키지를 예약하면 숙박일 며칠 전부터 문자로 참여 가능한 갖가지 프로그램(포레스트 불멍존, 휘닉스 사우나, 워터파크, 조향 클래스 등)이나 시설물 소개를 받게 된다. 이 중 하나가 모닝 요가다. 매주 토‧일요일 40~50분 동안 호텔 아젠다 룸2에서 무료로 진행된다. 요가 시간 동안 온몸의 근육을 풀어줘 오랜만에 스키나 스노보드를 탄 사람들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기에 좋다. 호텔 2층에는 러닝머신 등이 있는 피트니스센터도 있다.

조식은 휘닉스파크 명물 중 하나인 ‘온도’ 레스토랑을 선택하는 사람이 다수다. 청와대 및 국내 5성급호텔 셰프 출신 신충진 총조리장 이하 국내 정상급 셰프들이 신선한 식재료를 이용해 사시사철 다양한 요리를 뷔페로 선보인다. 호텔 3층에 위치한 ‘온도’는 150석 규모로 이용객이 많을 경우 1층에서도 동일한 메뉴로 운영한다. 1층 통창으로도 슬로프가 보여 시원한 풍광을 즐기며 식사가 가능하다.

호텔 체크아웃은 오전 11시다. 셔틀버스 예약시간은 오후 3시. 이 4시간 동안도 소소한 즐길 거리가 있다. 잠시 로비에서 불멍을 하다 산책에 나서도 좋다. 그린동을 끼고 돌면 2020년 BTS가 힐링 예능 ‘인더숲’을 촬영했던 포레스트 쉼터가 나온다. 삼각 지붕으로 된 나무집들이 닫혀있어 아쉬웠지만 뽀득뽀득 소리가 나는 눈길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산책로를 따라 스키하우스 방향으로 걷다보면 야트막한 눈 언덕에서 썰매를 타는 가족들을 볼 수 있다. 대부분 아빠들이 아이들보다 더 신나서 환호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눈을 보고 신나서 껑충껑충 뛰는 반려견들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 반려인구 천만시대를 맞아 최근 호텔업계에서는 펫 동반 객실을 늘리는 추세다. 휘닉스파크도 현재 70~80여개의 펫 동반 객실을 운영 중이다. 2022년과 비교해 지난해 펫 동반 객실 이용률도 약 25% 정도 성장했다.

카페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휘닉스파크 내 카페는 지난해 리뉴얼 오픈한 카페 & 바 ‘리에토’와 호텔 1층 카페 & 와인 마리아주 ‘아베토’가 있다. 아베토 카페는 오전 11~12시까지 운영하고 브레이크 타임 이후 오후 3시부터 다시 문을 연다. 이때 리에토로 사람이 몰리는데, 연결된 지하 1층은 오후 7~11시까지만 바로 운영돼 이전에 카페로 이용한다 해도 제재를 받지 않는다. 지하 1층이라고 해도 통창 밖으로 외부로 연결된 유리문이 있어 1층과 마찬가지로 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