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 15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30원을 돌파했다. 중동과 북한 등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한 영향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인 1320.2원보다 11.6원 오른 1331.8원에 거래를 끝냈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0.8원 오른 1321.0원에 개장한 후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날 오후 1330원을 돌파한 뒤에도 상승세를 지속하며 1330원 위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1331원 후반대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328.90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11월 14일 이후 약 두 달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시장에 위험 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며 원화 가치가 하락했다.

중동에서는 최근 미국과 영국이 예멘의 반군 후티 근거지를 공습했다. 이어 이란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가 이라크 내 이스라엘의 첩보 시설을 파괴하면서 중동 전쟁 확전 경계심이 커졌다.

동북아시아에서는 대만 총통 선거가 친미·독립 성향인 민주진보당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제재 수위가 높아지며 양안(중국과 대만) 갈등이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반도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16일 조선중앙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헌법에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평정·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적대적 발언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해석되면서 외국인 자금 이탈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까지 더해지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69.49%까지 내려온 상태다.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새벽 1시 46분(현지 시각) 기준 0.51(0.49%) 오른 102.91을 기록했다. 최근 약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오전 3시 30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11.29원이다. 전 거래일 같은 시간 기준가인 909.13원보다 2.16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