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부천시 오정동 쿠팡 부천 물류센터. 사진=연합뉴스

LG생활건강이 쿠팡 유니버스로 돌아갔다. LG생활건강에 이어 납품가 갈등으로 입점을 중단했던 제조사 CJ제일제당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2일 쿠팡에 따르면 로켓배송에 LG생활건강 제품인 엘라스틴, 페리오, 코카콜라, CNP 등이 입점 된다. 오휘, 숨37, 더후 등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로켓럭셔리’를 통해 배송될 예정이다. 쿠팡은 고객들의 고물가 부담을 덜기 위해 우수한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감동’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LG생활건강이 로켓배송으로 돌아온 것은 4년 9개월 만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쿠팡과 납품가 문제를 이유로 납품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LG생활건강은 쿠팡이 반품처 변경, 다른 이커머스 기업과 거래 해지, 공급 단가 인하 등을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반쿠팡연대 중심 축 중 하나였던 LG생활건강이 쿠팡으로 돌아가며 다른 제조사들에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이번 일이 LG생활건강의 현재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오프라인 로드숍은 다수가 문을 닫고 있다. 생활용품도 오프라인 제품 판매 활로인 마트, 슈퍼 등의 영역이 축소되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영역의 급격한 축소로 매출 상승을 위해서는 이커머스 강화를 꾀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평가다.

CJ제일제당은 사정이 좀 다르다. 네이버쇼핑을 비롯해 신세계, 11번가, 티몬, 컬리 등 다른 온라인 유통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업하며 연합 전선을 구축했다. 그룹 내 물류 선두주자 CJ대한통운이 있었던 것도 큰 힘이다. 또 CJ더마켓이라는 CJ제일제당 공식몰을 강화하며 자체 경쟁력도 확보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조사 입장에서 온라인으로 판매할 수 있는 채널, 즉 자사몰을 보유했느냐 안했느냐에 따라 대응이 다른 것으로 본다”며 “CJ는 CJ더마켓을 계속 강화하며 익일배송도 도입하는 등 쿠팡에 기대지 않아도 본인들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이 있는데 LG생활건강은 상대적으로 채널을 키우지 못해 쿠팡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CJ그룹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쿠팡에 판매 재개한다는 이야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