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버거 제품. 출처=신세계푸드
짜장버거 제품. 출처=신세계푸드

소비자들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먹거리와 의류를 찾으며 씀씀이를 줄이는 모습이다. 고물가 기조 속 가처분 소득은 제자리걸음하는 등 소비 여력이 줄어든 탓에 절약을 위한 저가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햄버거 브랜드 노브랜드 버거에서 지난 11월 출시한 ‘짜장버거’는 출시 약 2달 만에 누적 판매량 38만개를 돌파했다. 짜장버거 단품 가격은2900원으로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하루 평균 약 1만개씩 꾸준히 제품이 팔려나가고 있다.

점심시간대 홈플러스 델리코너도 북적이는 분위기다. 지난 12월 한 달 간 점심시간(12시~13시) 홈플러스 오프라인 매장 내 델리코너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델리코너에서는 즉석조리식품을 판매하며 식사 대용으로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김밥, 샌드위치 등을 4000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아우터 등 의류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무신사 아울렛은 거래액이 큰 폭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무신사 아울렛의 거래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2% 급증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무신사 아울렛 상품 랭킹 1위 제품은 푸마 운동화 제품 ‘스웨이드 마유 하트 페인트(1만4900원)’로, 할인율은 86%에 달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현금 챌린지’와 같은 소비 절약문화도 확산하는 모습이다. 현금 챌린지는 날마다 정해진 용도에만 소정의 금액만을 지출하는 행태를 가리킨다. 실제 인스타그램에 #현금챌린지를 검색하면 4만2000건에 달하는 게시물이 노출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출처=연합뉴스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가성비 제품을 구매하거나 지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5개월 연속 3%대를 웃돌았다.

고물가 여파로 소비 여력도 넉넉하지 않은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체 가구의 평균 처분가능 소득(가처분소득)은 397만원으로, 전년 동월 385만원 대비 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은 전체 소득에서 이자와 세금 등을 뺀 것으로 소비 또는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을 가리킨다.

저가 제품 인기와 절약 소비 추세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실질적인 가처분 소득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가격 민감형 소비자가 많아졌다 볼 수 있다”며 “저가 기획, 행사 제품들이 많이 팔릴 수 밖에 없는 경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국내 경제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고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 장기화 등 대외 불확실성도 높아져 물가 불안은 계속해서 가중될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