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올리브영
사진=CJ올리브영

최근 10년간 한국 화장품 수출 규모를 5배 키운 기업이 있다. 바로 CJ올리브영이다. 회사는 신생‧중소 뷰티 기업을 적극 지원해 K뷰티 글로벌 브랜드 성장에 교두보가 되겠다는 목표다.

11일 CJ올리브영은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K뷰티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3년간 총 3000억원 가량이 투입되는 상생경영안과 준법경영 강화안을 마련, 1월부터 순차 시행에 나선다”고 밝혔다.

금융지원, 상생펀드 조성

먼저 100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조성한다. 자금은 IBK기업은행과 함께 마련했다. 중소 협력사들은 상생펀드를 통해 연 2.39%포인트의 감면금리를 제공받는다. 기업당 최대 한도인 10억원을 대출받을 경우 연간 2400만원의 이자를 절감할 수 있다. 입점한 기업들 중 1차로 신청한 50개 기업이 1월부터 혜택을 제공받게 된다.

상생펀드는 대상 기업을 늘려갈 전망이다. 2024년 중으로 대상 기업을 연 100개사로 확대 운영한다. 중소 협력사들은 자금조달을 경영상 가장 큰 어려움으로 손꼽은 바 있다. 지난 2021년 직매입사부터 적용해오던 대금결제 시기를 기존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해 전체 협력사 대상으로 확대 시행키로 했다.

사업 전반의 준법관리 체계도 ESG경영 기조 강화 차원에서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내 자문기구인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외부 위원 영입 및 준법경영 ISO 인증 추진 등에 나선다.

K뷰티 생태계 강화 앞장

K뷰티 산업 생태계 전반에 대한 투자도 3년간 500억원 규모로 확대한다. 새로운 브랜드와 제품이 뷰티시장에 지속적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발굴 및 육성한다. 이후에는 해외로 진출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부터 연구개발(R&D), 영업‧마케팅 등 전 프로세스에 걸쳐 세심하게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진입 단계에서는 ▲K뷰티 창업 공모전 ▲신생 브랜드 투자(초기 운영자금, 올리브영 온라인몰 입점 지원) 등을 통해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자들이 활발한 도전에 나설 수 있도록 한다. 이후 성장 단계별로 ▲R&D비용 투자 ▲해외 뷰티 컨벤션 참가 지원 ▲수출 컨시어지 운영 등을 통해 중소 뷰티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CJ올리브영은 K뷰티 산업 생태계 육성과 함께 ▲위생‧건강 소외계층 지원 ▲지역경제 활성화 ▲친환경 활동 등에도 3년간 500억원 가량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소외계층 여성 청소년에게 기초 위생상품을 전달하는 ‘핑크박스’ 캠페인을 상반기 중으로 기존 서울 중심에서 전국 단위로 확대한다. CJ올리브영 PB(자체) 상품 마케팅과 연계한 지역 상생 프로그램도 기획 중이다. 이밖에 종이 포장재‧완충재 도입 확대, 친환경 캠페인 전개 등 ‘착한 소비’ 문화 확산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K뷰티 전도사, CJ올리브영

CJ올리브영에 따르면 사측 노력으로 실제 화장품 수출도 늘었다. 201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연 2조~3조원대에 머물렀던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지난해 약 11조원(84억7000만달러)까지 급증했다. CJ올리브영은 다양한 중소 브랜드가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가 구축되면서 K뷰티 브랜드의 성장이 가속화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1300만 멤버십 회원을 바탕으로 한 정보가 큰 역할을 했다. CJ올리브영은 K뷰티 브랜드의 글로벌 관문 중 하나로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회원 구매 정보를 기반으로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알려진 개별 브랜드들이 K팝 스타의 콘텐츠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외에서도 입소문을 타는 사례도 늘고 있다.

CJ올리브영 입점 후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인 기업도 있다. 상장기업이 된 아이패밀리SC, 마녀공장 등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쿠션‧팩트 등 메이크업 제품으로 잘 알려진 ‘클리오’, 에센스 등 홈케어 기초화장품으로 유명한 ‘VT’(VT코스메틱) 등도 해외 소비자들에게 ‘올리브영 필수 쇼핑템’으로 소개되며 글로벌 매출 비중이 30~60%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는 “토종 뷰티 플랫폼인 올리브영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선전하는 성공모델을 확산하여, 화장품이 대한민국 대표 수출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K뷰티 산업의 글로벌 전성기를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