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베 도시히로 혼다 최고경영자(CEO)가 9일(현지시간) CES 2024에서 자사의 새로운 전기차 ‘스페이스-허브’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번 CES에서는 고차원 AI의 실현과 그를 다양한 기술에 접목시키는 방법론들이 소개됐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사에 참여한 전 세계 빅 테크 기업들은 각자의 최신 기술·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들은 크게 AI 활용 기술, 고차원 AI 실현을 위한 반도체 그리고 AI 기술이 응용된 차세대 모빌리티·생활가전 등으로 구분됐다.  

구글 “모든 것을 연결하는 안드로이드”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은 이번 CES에서 자사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생태계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구글은 삼성전자, LG전자, 하이센스, TCL 등 국내 기반 글로벌 전자기업들과의 협업으로 각 회사의 생활가전 및 전자기기와 연동되는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양한 기기 간 연결(페어링)을 도와주는 구글의 디바이스 크롬캐스트(Cromcast)는 LG전자, 하이센스, TCL의 특정 TV 제품군에 내장된다. 아울러 크롬캐스트를 통해 각 TV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및 구글폰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도 실시간 연동된다.  

구글은 기존의 안드로이드 파일공유 솔루션 ‘니어바이셰어(Nearbby Share)’의 서비스를 삼성전자의 브랜드 ‘퀵 셰어(Quick Share)’와 통합시켰다. 구글과 삼성은 그간 ‘니어바이셰어’와 ‘퀵 셰어’라는 이름의 파일공유 솔루션을 각각 사용해 왔다. 두 기업의 의기투합을 통해 더 빠르고, 더 많은 디바이스들에서 활용될 수 있는 파일공유 솔루션이 탄생했다. 퀵 셰어는 모든 안드로이드와 크롬북 기기에서 P2P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기본 탑재 옵션으로 개발됐다.또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 LG전자 등 주요 PC 제조사들과 협업해 윈도우 기반의 PC에 퀵 셰어가 기본적으로 제공되도록 했다. 

차세대 모빌리티 진화 경쟁

미국의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네덜란드 ‘톰톰’과 협력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음성 비서를 이번 CES 2024에서 공개했다. 이 기술은 ‘움직이는 스마트폰’을 지향하는 차세대 모빌리티의 방향성에 맞춰 개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서 구동되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톰톰의 디지털 콕핏(디지털 운전 공간)의 결합된 이 기술은 AI 기반 대화형 비서 기술을 기반으로 운전자와 차량의 원활한 소통 및 정보 처리를 구현한다. 

일본의 자동차 기업 혼다(HONDA)는 이번 CES에서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슬로건 “The Power of Dreams — How we move you.”를 제시했다. 슬로건의 방향성을 실현하는 방법론의 일환으로 혼다는 새 전기차 시리즈 ‘0 시리즈’를 CES에서 공개했다. 0 시리즈의 명칭에는 혼다가 자동차 제조업체로서 출발점인 ‘0(제로)’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0시리즈는 살룬 그리고 스페이스-허브 등 2가지 콘셉트로 구분된다. 0 시리즈는 세련된 디자인, 넓은 실내 공간 그리고 간단하고 직관적 조작이 가능한 인터페이스 등을 강조한 제품으로 소개됐다. 

엔비디아 vs AMD vs 인텔 

이번 CES에서 엔비디아는 AI 초당테라연산이 가능하며 이전 세대인 3080Ti보다 이미지 생성 속도가 약 1.7배 빠른 GPU(그래픽 처리장치) 신제품 RTX 4080 슈퍼, RTX 4070Ti, RTX 4070 슈퍼 시리즈를 공개했다. AI 연산 속도의 개선을 통해 그래픽 구현 속도와 효율을 끌어올린 제품들로 현존 최고급 GPU 라인업인 ‘RTX 4090’ 대비 스펙을 낮추는 대신 범용성을 강화시켰다.  

AMD는 329달러의 중저가형 GPU 신제품 RX 7600XT와 데스크톱 PC용 CPU 신제품 라이젠 8000G 시리즈를 공개했다. 라이젠 8000G 시리즈의 경우 최고급 라인업에 AI 연산이 가능한 NPU(신경망처리장치) ‘라이젠 AI’가 탑재됐다.

엔비디아 지포스(GeForce) 수석 부사장 제프 피셔(Jeff Fisher)가 자사의 GPU 신제품 지포스 RTX 4080 슈퍼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엔비디아 
엔비디아 지포스(GeForce) 수석 부사장 제프 피셔(Jeff Fisher)가 자사의 GPU 신제품 지포스 RTX 4080 슈퍼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출처= 엔비디아 

인텔도 차세대 모바일 전용 AI CPU ‘루나레이크’를 공개했다. 인텔은 지난해 말 NPU가 탑재된 세계 최초의 모바일 CPU ‘코어 울트라’를 출시했다. 이번 CES에서 공개된 루나레이크는 코어 울트라의 차세대 모델이다. 미셸 존스턴(Michelle Johnston) 인텔 컴퓨팅클라이언트그룹 총괄은 루나레이크에 대해 “NPU와 GPU 성능이 이전 제품 대비 3배 이상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AMD·인텔이 공개한 신제품들은 모두 PC·모바일 디바이스 등에서 활용될 수 있는 ‘온 디바이스 AI’를 지향했다. 대규모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의 운용 없이 개별 기기에서 AI의 실현과 활용이 가능한, 아울러 지극히 개인적인 목적의 AI 활용에 더 집중한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中 기업들 “미래 기술의 큰 흐름 이끈다” 

중국의 전자기업 TCL과 하이센스는 CES 본 행사에 앞서 각각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TCL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스마트 레이 네오 X2 라이트(Smart RayNeo X2 Lite)’와 자체 개발한 초소형 발광다이오드(LED) 백라이트 기술이 담긴 퀀텀닷(QD)-미니(Mini) LED TV 등을 공개했다. 하이센스는 CES에서 자체 개발 AI 반도체를 탑재해 화질을 보정하는 110인치 미니 LED TV를 선보였다.

이번 CES에서 중국 기업들은 미래형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하이센스는 증강현실(AR) 기술이 도입된 차량용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선보였다. 샤오미도 CES에서 자사의 전기차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샤오미의 자체 운영체제(OS)인 ‘하이퍼OS’로 구동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