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024 삼성전자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 사진= 삼성전자  
CES2024 삼성전자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 사진= 삼성전자  

CES의 주최사인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 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CES 2024 개최 전 전 세계의 참가 국가들 중 유일하게 한국에만 방문했다. 게리 회장은 “CES 2024의 키워드는 AI 그리고 한국”이라고 언급하면서 글로벌 첨단 산업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기술력에 찬사를 보냈다.

올해 CES에서도 한국 기업들은 맹활약했다. 대기업, 중견기업, 스타트업 등을 포함해 약 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가했다. 국가의 인구 밀도 대비 가장 많은 기업들이 참가한 국가로 기록됐다. CES 2024의 전체 혁신상 수상기업 310개사 중 143개사가 한국 기업이었다.  IT와 가전 분야에서 오랜 기간 동안 자존심을 건 경쟁을 이어오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결구도는 이번 CES에서도 많은 화제가 됐다. 

삼성전자 “모두를 위한 AI 실현한다”

삼성전자는 CES 2024의 본격 개막에 앞서 8일(현지시간)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모두를 위한 AI: 일상 속 똑똑한 초연결 경험(AI for All: Connectivity in the Age of AI)’를 위한 비전을 공개했다.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의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AI 시대에 걸맞은 강력한 보안과 책임의식 ▲AI 기반의 다양한 신제품 ▲새로운 차원의 사용자 경험 등 AI로 열어가는 초연결 시대와 지속가능성을 선도하기 위한 자사의 전략과 제품들을 소개했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사람들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이상 투자해왔다”라면서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두를 위한 AI’를 이번 전시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삼성전자는 지속가능·스마트싱스·테크리더십 등 3가지 테마로 꾸며진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장을 마련했다. 전시장에 설치된 아카이브 월에서는 신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재활용 소재, 삼성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등 삼성전자 제품의 구체적인 자원순환 노력을 보여줬다.

갤럭시 북4, Neo QLED 8K,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 등 주요 제품이 소재 단계에서 생산, 운송, 사용, 재활용 단계를 거쳐 어떻게 환경 영향을 줄이고 있는지 보여주는 체험형 공간도 마련됐다. 또한 에너지 사용량과 요금 모니터링 기능을 제공하고, ‘AI 절약 모드’를 통해 고객들이 직접 에너지 사용량을 줄여 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는 ‘스마트싱스 에너지’도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크린 제품과 미래형 디스플레이는 전시장을 방문한 수많은 참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Neo QLED 8K를 중심으로 이전 제품 대비 약 2배 더 빠른 NPU(Neural Processing Unit, 신경망 처리장치)와 8배 향상된 뉴럴 네트워크를 탑재한 3세대 AI 프로세서 ‘NQ8 AI Gen3’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또 기존의 TV 플러스나 게이밍 허브를 비롯해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삼성 데일리 플러스(Samsung Daily+)’ 기능을 통해 삼성 타이젠 OS가 탑재된 삼성 TV가 제공하는 차별화된 스크린 경험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생산 공정 혁신을 통해 마이크로 LED 시장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89형부터 140형까지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을 선보였다. 또 마이크로 LED에 투명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마이크로 LED도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마이크로 LED는 초소형 마이크로 LED 칩과 정밀한 제조 공정으로 선명하고 베젤이 없는 화면을 제공해 가정용, 산업용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특히, 모듈 간 경계를 없앤 심리스(seamless) 기술 덕분에 다양한 공간에 적합한 형태와 크기와 비율로 화면을 맞춤 제작할 수 있는 모듈식 디자인을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76형부터 140형까지 다양한 크기의 마이크로 LED 라인업을 전시하는 한편, 세계 최초로 투명 마이크로 LED를 공개했다. 투명 마이크로 LED는 기존 투명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한 차별화된 가치를 전달한다. 현저히 높은 투과율로 현재 유리로 사용되는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화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CES 2024에서 공개된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LG 알파블’사진= LG전자 
CES 2024에서 공개된 LG전자의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카 ‘LG 알파블’사진= LG전자 

LG전자 “세상에 없던 고객경험 만든다”

삼성전자에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한 8일 LG전자도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고객의 미래를 재정의하다(Reinvent your future)’란 주제의 LG 월드 프리미어(LG WORLD PREMIERE) 행사를 개최했다.

글로벌 미디어, 업계 관계자, 관람객 등 1000여명이 참석한 행사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참석자들은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변화하는 LG전자가 여러 사업 영역에서 AI와 미래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인 차별적 고객가치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LG전자 조주완 CEO는 “AI는 고객경험을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라면서 “우리의 초점은 AI가 실생활에서 어떻게 변화를 일으켜 고객에게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는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조 CEO는 LG전자가 고객경험 관점에서 재정립한 AI 의미와 LG전자 AI 기술의 3가지 차별점을 여러 제품들을 통해 소개했다. 

LG전자는 자사의 스마트홈 플랫폼 ‘LG 씽큐(ThinkQ)를 통해 집안 곳곳에 설치된 센서와 IoT 기기의 연결로 사람의 직접 조작 없이 기기들을 제어해 집을 최적의 상태로 케어해주는 체계를 소개했다. 이외에도 LG 씽큐 앱에서 가전과 기기들의 작동 제어뿐 아니라 공기나 에너지 상태가 변하는 모습까지 입체적으로 시각화한 ‘3D 홈 뷰(3D Home View)’도 선보였다.  

삼성전자가 투명 마이크로 LED를 선보인 것에 맞서듯 LG전자는 CES 2024에서 세계 최초 무선 투명 올레드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를 선보였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기기가 꺼진 상태에서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는 투명 올레드 TV다. 자발광(自發光) 올레드 TV 특유의 뛰어난 화질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무선 AV송·수신 기술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제품의 ‘투명 모드’는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영되고 있는 콘텐츠와 스크린 뒤 공간의 조화를 활용해 입체감을 더한다. ‘블랙 스크린 모드’에서는 77형·4K 해상도 올레드의 우수한 화질로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각 모드는 리모컨 조작으로 간편하게 전환할 수 있다.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CES 2024 최고 혁신상을 비롯해 4개 부문에서 총 5개의 상을 받으며 업계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현대차그룹 “미래 모빌리티의 A to Z 선도한다”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공간을 마련해 이번 CES에 참가했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슈퍼널, 제로원 등 5개 관계사는 약 6437㎡ 규모로 조성된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각자의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들을 선보였다.   

현대차는 CES 기간 동안 부스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수소 에너지, 소프트웨어, 로보틱스 기술이 접목된 미래 모빌리티 3종과 그룹의 일원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물류 상하차 로봇 ‘스트레치(Stretch)’를 전시했다. 

기아는 이번 CES 2024를 통해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의 개념을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으로 새롭게 정의하고, 고객 중심의 토탈 모빌리티 솔루션을 소개했다. 또 현대차그룹의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전략과 연계해 SDV 기반의 PBV 콘셉트 모델을 포함해 중형 PBV 콘셉트 3대, 대형 PBV 콘셉트 1대, 소형 PBV 콘셉트 1대 등 총 3종의 PBV 라인업을 최초로 선보였다.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CES 2024에서 공개한 차세대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 SA-2.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CES 2024에서 공개한 차세대 AAM(미래 항공 모빌리티) 기체 SA-2.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는 양산 적용이 가능한 총 20종의 모빌리티 신기술을 선보였으며 현대차그룹의 미국 도심항공모빌리티(UAM, Urban Air Mobility) 법인 슈퍼널은 AAM(미래항공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방향성을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 제로원(ZER01NE)은 관람객들의 접근성을 고려한 개방형 부스 내에 스타트업 11개의 개별 부스를 운영했다. 각 부스를 통해 제로원은 차세대 모빌리티 기술과 관련된 각 스타트업의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을 방문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다. 

현대차그룹의 AAM(Advanced Air Mobility, 미래 항공 모빌리티) 독립 법인 슈퍼널(Supernal)은 CES에 처음 참가해 차세대 기체 ‘S-A2’의 실물 모형을 최초 공개하고 미래 AAM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했다. S-A2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로, 2020년 CES에서 현대차그룹이 첫 비전 콘셉트 S-A1을 제시한지 4년만에 새로 공개된 모델이다.

SK “지속가능한 미래, 우리가 연다”

SK그룹(이하 SK)는 이번 CES에서 자사의 탄소감축과 AI 기술을 공개했다. SK는 ‘기후위기가 사라진 넷 제로 세상’을 관람객들이 체험할 수 있는 1851㎡ 규모의 테마파크 콘셉트의 ‘SK그룹 통합전시관’과 다양한 AI 기술 리더십을 소개하는 528㎡ 규모의 ‘SK ICT 패밀리 데모룸'을 운영했다.  

SK㈜,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 E&S, SK에코플랜트, SKC 등 SK의 7개 계열사가 공동 운영한 SK그룹 통합전시관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반도체(HBM), 전기차 배터리, 도심항공교통(UAM), 첨단소재, 수소생태계, 소형모듈원자로(SMR), 플라스틱 리사이클링(Plastic Recycling),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등이 전시됐다.

SK ICT 패밀리 데모룸은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공동으로 운영했다. 이 곳에서는 차세대 AI DC(데이터센터) 모델, AI 미디어 스튜디오, 반려동물 AI 진단보조 서비스 ‘X Caliber(엑스칼리버)’ 등 SK텔레콤의 핵심 AI 기술을 비롯해 사피온의 최신 AI 반도체 ‘X330’, SK하이닉스의 반도체 기술 등 총 10개의 AI 서비스와 기술이 소개됐다.

CES 2024 HD현대 전시관. 출처= HD현대
CES 2024 HD현대 전시관. 출처= HD현대

 HD현대 “육상 혁신,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

정기선 부회장이 CES 기조연설의 연사로 나선 HD현대가 내세운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는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었다.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은 안전과 안보, 공급망 구축, 기후 변화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한 육상 혁신의 비전이다. 이를 보여주기 위해 HD현대는 무인 자율화 기술을 활용한 미래 건설현장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HD현대의 4.5m 크기 무인 굴착기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운전석이 없는 무인 굴착기는 광각 레이더센서와 ‘스마트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주변 장애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작업한다.

또 전시관에 마련된 가로 18m, 세로 4.5m 규모의 LED 화면에는 인공지능(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토대로 현장 정보를 분석해 최적의 작업 계획을 수립하고 장비 운용과 안전 관리 기능을 제공하는 무인 자율화 건설현장(Autonomous Site)의 영상이 상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