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정부는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여 경상수지 흑자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연합뉴스
1일 부산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출처=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40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5월부터 7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인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11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작년 11월 경상수지는 40억6000만달러(약 5조3490억원) 흑자를 냈다. 지난해 4월 7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5월(19억3000만달러), 6월(58억7000만달러), 7월(37억4000만달러), 8월(49억8000만달러), 9월(54억2000만달러), 10월(68억달러)에 이어 7개월째 흑자다. 경상수지가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1∼7월 이후 16개월 만이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7월 이후 3개월 연속 확대되다 11월에는 줄었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반도체와 승용차 등의 수출 호조로 상품수지 흑자 폭은 늘었지만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의 적자 폭이 증가하면서 11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1~11월 누적 경상수지는 274억3000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2022년 같은 기간(271억5000만달러)보다 약 2억8000만달러 늘었다. 한은의 2023년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인 300억달러에는 약 30억달러 모자란 수준이다.

한은은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전망치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상수지는 외국과 물건(재화)이나 서비스(용역)를 팔고 산 결과를 종합한 것을 말한다. 국가 간 상품, 서비스의 수출입, 자본, 노동 등 모든 경제적 거래를 합산해 나타낸다. 상품수지, 서비스수지, 본원소득수지, 이전소득수지로 구성된다.

경상수지 중 가장 비율이 큰 항목이자 무역을 통해 벌어 들이는 돈을 뜻하는 상품수지가 70억1000만달러로 8개월 연속 흑자를 냈다. 전월보다 16억5000만달러 늘었다. 9월까지 보였던 ‘불황형 흑자’에서도 완연히 벗어난 모습이다. 승용차(22.9%)와 반도체(10.8%) 등의 수출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나며 수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수출은 564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7.0% 늘며 2개월 연속 증가했다. 통관 기준으로 승용차(22.9%)가 호조를 지속한 가운데 반도체(10.8%)가 16개월 만에 흑자로 전환됐다.

수입은 494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 줄었다. 9개월 연속 내림세다. -4.3%였던 10월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반도체 제조장비(-28.2%)와 반도체(-23.9%) 등 자본재 수입이 11.7% 줄었고, 승용차(-26.3%)와 곡물(-23.4%) 등 소비재 수입도 6.2% 축소됐다.

여행·운송·지식재산권 사용료 등의 거래를 포괄한 서비스수지는 여행, 기타사업서비스, 가공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1억3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전월(-12억5천만달러)이나 작년 11월(-7억4천만달러)과 비교해 적자 폭이 커졌다. 이 부장은 “동남아나 중국에서 오는 관광객은 줄어든 반면, 출국자 수는 늘어나며 적자 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임금·배당·이자 흐름을 반영한 본원소득수지는 1억5000만달러 적자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해외 분기배당 지급이 크게 늘어 배당소득 수지가 18억7000만달러 흑자에서 8억1000만달러 적자로 전환한 영향을 받았다.

이전소득수지는 6억6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대가 없이 주고받은 무상원조, 증여성 송금 등의 차이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