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qlo U 2023 FW 컬렉션’. 출처=유니클로
‘Uniqlo U 2023 FW 컬렉션’. 출처=유니클로

SPA(제조·직매형 의류) 시장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유니클로와 탑텐이 올해 나란히 연간 매출 ‘1조 클럽’ 가입을 앞두고 있다. SPA(제조·직매형 의류) 브랜드들이 고물가 기조 속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비 추세에 힘입어 최대 실적 경신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유니클로 연간 매출액은 1조원을 무난히 돌파할 전망이다. 유니클로 운영사 에프알엘코리아의 최근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매출액은 9219억원으로, 전년 동기 7043억원 대비 31% 늘었다.

이로써 유니클로는 2019년 일본 제품 불매운동 발발과 코로나19 확산 등이 겹쳐 실적이 고꾸라진 지 5년 만에 연 매출 1조원에 재진입하게 됐다. 실제 유니클로 매출액은 2018년(2018년 9월~2019년 8월) 회계연도 기준 1조3781억원에서 2019년 6298억원, 2020년 5824억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이듬해 매출이 7000억원을 넘기며 회복세로 전환했다.

신성통상 탑텐도 브랜드 출시 후 12년 만에 연 매출 1조원 달성이 유력시 된다. 지난해 탑텐의 연간 매출액은 9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1년 전 7800억원과 비교해 15% 증가한 수준이다.

탑텐은 수년째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유지하며 가파른 속도로 외연을 넓히고 있다. 탑텐의 연도별 매출액은 2019년 3340억원, 2020년 4300억원, 2021년 5850억원, 2022년 7800억원 순이다.

이랜드 스파오도 올해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세웠다. 스파오는 2024년 한 해 동안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스파오 매출액은 48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스파오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매출 3000억원대에 머물다 2022년 4000억원대 고지를 넘어선 것을 계기로 성장세에 탄력이 붙고 있다.

에잇세컨즈도 매출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에잇세컨즈는 2023년 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에잇세컨즈 브랜드의 별도 매출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SPA 브랜드의 인기 요인은 단연 ‘가성비’다. 유니클로와 굿웨어몰(탑텐), 스파오, SSF샵(에잇세컨즈)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기준 겨울 아우터 제품 최고가는 10만원 초중반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디스커버리’ 등 주요 패딩 제품 가격이 40만원을 훌쩍 넘어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신규출점부터 가격 인하·동결까지”…SPA 브랜드 차별화 전략 ‘눈길’

탑텐 둔촌점. 출처=신성통상
탑텐 둔촌점. 출처=신성통상

특히 유니클로와 탑텐의 경우 신규 출점에 무게를 실은 점이 눈에 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부터 ‘여주점’, ‘경주점’ 등 신규 매장 9곳을 여는 등 오프라인 사업 확장에 시동을 걸고 있다. 유니클로는 한동안 실적 부진 여파로 아시아 최대 규모 매장이었던 ‘명동 중앙점’ 등 주요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해왔다.

탑텐도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승부수로 띄우고 있다. 현재 탑텐 전국 매장수는 690곳에 달한다. 이는 당초 목표치(626곳)를 상회하는 규모로 2022년 말(550여곳)과 비교하면 1년 여만에 140곳 늘었다.

스파오와 에잇세컨즈도 ‘가격 경쟁력’과 ‘품질 강화’ 등을 앞세워 고객층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스파오는 지난해 ‘웜테크(발열 내의)’ 가격을 1만5900원에서 1만2900원으로 3000원 내렸다. 이와 함께 패딩 점퍼 ‘푸퍼’ 가격도 6만9900원으로 동결했다.

에잇세컨즈는 지난해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라인이 호응을 얻는 분위기다. 주요 라인업은 ‘유니에잇’과 ‘에디션에잇’ 등이다. 유니에잇은 젠지 세대(1990년대~2010년대 초반 출생 세대) 겨냥해 트러커·데님 팬츠, 점퍼 등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으며 에디션 에잇은 고급 소재 사용 등을 통해 품질을 높인 게 특징이다.

SPA 브랜드들은 올해도 외형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일상복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웨어’ 라인업을 더 많은 고객들에게 선보일 계획”이라며 “또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간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고객들이 보다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스파오 관계자는 “올해는 패션에 더해 소재·기능성을 끌어올린 ‘2배가치 상품’을 선보이는 데 주력 할 것”이라면서 “MZ 소비 추세를 반영한 ‘블록코어(축구 등 스포츠 유니폼이 연상되는 옷을 일상복과 매치하는 패션)’ 라인을 비롯해 일상 스포츠 라인 ‘액티브’ 등 신규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