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에도 생성형 AI가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5G부터 스마트홈에 이르는 많은 ICT 이슈들도 재차 전열을 추스리며 다양한 가능성 타진을 노리고 있다. 팬데믹 당시 온택트 트렌드에서 기초체력을 키운 이들은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그림을 맞아 힘있는 성장 동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시장에 안착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5G 기지국. 사진=연합뉴스
5G 기지국. 사진=연합뉴스

[더욱 강해진 기반 인프라, 네트워크]
5G를 중심으로 하는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는 모든 ICT 플랫폼 및 서비스의 기본이다. 우리가 누리는 모든 ICT 서비스는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에 그 기반을 두고 있으며 생성형 AI도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가 존재하지 않으면 큰 의미가 없다. 온디바이스AI도 최소한의 '연결'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의 핵심에는 5G가 있다. 다만 4G에 이어 '속도'만 내세우는 5G에 대해 회의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영국의 통신규제기관 오프콤의 전 아시안 윌리엄 웹 교수는 한찬 4G 시대가 이어지던 2016년 저서 <5G 신화>에서 콩코드 비행기와 5G의 묘한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콩코드는 1969년 3월 2일 첫 비행을 시작한 후 초음속 여객기의 시대를 열며 세계를 열광시켰으나 2000년 7월 파리를 출발한 콩코드가 이륙 직후 폭발해 승객과 승무원 109명이 전원 사망한 후 몰락의 길을 걸었다. 음속을 돌파할 때 발생하는 소닉 붐과 비싼 요금제도 발목을 잡았다. 냉전시대 기술경쟁의 산물로 등장한 시대의 사생아는 그렇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윌리엄 웹 교수는 콩코드의 비극과 5G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음속의 2배로 하늘을 날았던 콩코드도 무리한 기술 경쟁의 산물일 뿐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5G도 무리한 경쟁의 산물이자 기술 신기루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우려속에서도 통신 업계는 5G 시장 안착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여전히 5G NSA의 시대에 살며 밀리미터파 활용에도 다가서지 못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통신사들은 더욱 5G 인프라의 대중화에 집중한 바 있다.

다행히 5G, 나아가 6G로 향하는 길목은 차근차근 열리고 있다. 클라우드와 AI를 두뇌이자 심장으로 분류한다면 5G와 같은 통신 네트워크는 신체의 모든 장기를 연결하는 핏줄로 정의할 수 있는 가운데, 더욱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ICT 기술의 신기원을 차근차근 열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의 주요 화두 중 하나가 통신 네트워크의 발전, 나아가 이를 활용한 다양한 신기술의 적응인 배경이다.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혼합현실은 물론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전반의 기술적 진화는 모두 통신 네트워크 발전의 연장선에 있다는 평가다. 

나아가 통신 네트워크의 '공기화'도 중요한 화두로 부상할 조짐이다. 눈으로 보이지 않지만 어디에나 존재하는 통신 네트워크 인프라의 성격이 모든 ICT 기술의 '백단'에서 얼마나 감쪽같이 움직이느냐가 관건이다.

한국도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먼저 SKT와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들 중심으로 5G 전략이 강해지는 장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과 실시한 2023년 통신서비스 커버리지 점검 및 품질평가에 따르면  통신사가 공개하는 옥외 5G 커버리지 면적은 3사 평균 75,763.59㎢로 국토면적의 75.25%에 달한다. 

주요 시설의 5G 접속가능비율은 이통 3사 평균 96.62%로 나타났고 5G 접속가능비율이 90% 이하인 시설(5G 접속 미흡 시설)은 3사 평균 20개소로, SKT 17개, KT 28개, LG유플러스 15개로 나타났다. 또 가장 중요한 속도는 5G 하향(다운로드) 전송속도 기준 3사 평균 939.14Mbps 수준이며 전년 대비 4.8% 향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도시 규모별로는 대도시(서울‧6대 광역시)가 1,035.46Mbps로 가장 빠르며 중소도시 962.07Mbps, 농어촌 607.86Mbps로 나타났다.

6G 시대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6G 비전 권고안이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파통신총회(RA-23)에서 최종 승인됐기 때문이다. ITU 표준화 절차와 명칭인 'IMT-2030'이다. ITU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에서 6G 이동통신 후보 주파수 대역 발굴을 결정하기 전에 한국 주도로 6G 국제 표준화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한국이 ITU SG5 의장국을 수임하게 된 건 세계 최초로 5G 이동통신을 상용화한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6G에 대해서도 비전 권고를 선도적으로 제안해 반영하는 등 국제협력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라고 말했다.

[더욱 연결되는 모빌리티와 스마트시티]
자율주행차로 대표되는 모빌리티는 통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AI와 클라우드, IoT 센싱 기술 등 다양한 기술들의 집합체가 되어가고 있다. 자동차 자체가 제조업의 총아라면 자율주행차도 모든 ICT 기술의 총 집합체가 되어가고 있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defined vehicles)라는 개념이 급부상하는 중이다.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SDV는 소프트웨어가 두뇌 역할을 수행해 모빌리티의 각 기능을 구현하는 개념이며 약 10년 후 도래할 완전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소프트웨어가 모빌리티 기능을 더 강화하고 다양화하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SDV 시대와 함께 시동을 거는 행위부터 엔터테인먼트 재생, 주행 모드 결정에 이르는 상황에서 ‘휴먼 컴퓨터 인터랙션’(Human-Computer Interaction, HCI)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OEM들이 특히 모빌리티 사용자 중심 편의성도 제고해야 하는 이유다. 핵심은 개인맞춤화(customization)다. 결국 모빌리티가 이동 수단이 아닌 개인화된 엔포테인먼트 공간으로 변신한다는 뜻이다.

SDV 보급률은 2021년 2.4%에서 2029년까지 90%이상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맞춰 글로벌 주요 OEM(완성차 제조기업)들은 2025년을 SDV 개막의 원년으로 보고 있다.

여세를 몰아 SDV를 중심으로 하는 모빌리티 생태계도 입체적인 그림을 가동할 전망이다. 스마트폰으로 '이동 플랫폼'을 호출해 목적지까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을 바탕으로 즐기는 시간을 갖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이동 수단을 제시받는 큰 그림이다.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공유 킥보드 및 UAM까지 아우르는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 대한 전략이 부상할 전망이다.

이러한 흐름은 스마트시티의 비전과 맞물리며 더욱 파괴적인 영향을 보여줄 전망이다. SDV를 바탕으로 하는 모빌리티 존재감이 지상과 하늘을 포함하며 통신 네트워크 및 AI의 제어를 받고, 그 모든 ICT 인프라가 스마트시티라는 대단위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AI를 통한 초연결, 초지능은 물론 친환경 스마트시티에 대한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특히 메가시티가 트렌드로 부상하며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주목한 새로운 기술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딜로이트에 따르면 도시의 당면과제를 두고 오염저감(87%), 홍수(74%), 물 부족(73%)에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도시들은 특히 오염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대중교통 및 지속가능한 교통수단에 집중하고 있었다. 향후 5년간 80%의 도시가 대중교통 사용 촉진을 계획하고 있으며 89% 가 E-스쿠터를 촉진을 계획하는 이유다.

다만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평등 실현을 위한 공정하고 공평한 관심과 노력은 부족한 편이다. 실제로 ‘도시가 기후평등을 위해 소외받는 지역사회에 집중적으로 투입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동의한다’는 답변은 글로벌 평균 25%에 불과했고, 아프리카 및 중남미와 북미도 각각 24%, 20%, 18%에 그쳤다. 유럽은 25%, 아시아태평양은 27%, 중동 및 아프리카는 44%의 응답율을 기록했다.

이러한 간극을 메우기 위해 2024년 스마트시티 전반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SDV를 중심에 둔 모빌리티와 스마트시티의 간격이 좁혀지는 한편 스마트시티 전체로 보면 친환경 패러다임 전체를 겨냥한 입체적인 전략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ICT 신기술이시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ICT 신기술이시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블록체인과 웹3.0이 진화한다]
블록체인은 가상자산의 근본이면서 중앙집중형 플랫폼을 거부하고 탈중앙화의 권력을 지향한다. 그리고 이들은 웹3.0에 기반한 새로운 패러다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웹1.0은 199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중반의 인터넷을 관통하는 패러다임이다. HTTP에 기반하며 텍스트 중심의 콘텐츠를 이용자가 소비하는 방식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웹2.0은 이용자의 참여도가 높지만 여전히 거대한 규칙 아래에서 작동되는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

웹 3.0은 ‘탈중앙화’와 ‘정보의 개인 소유’가 핵심이다. 웹 2.0에선 플랫폼이 데이터를 중앙 서버에 저장했다면, 웹 3.0에선 블록체인을 통해 데이터가 분산 저장된다는 점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보인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기록한 장부를 네트워크 참여자들에게 나눠주는 기술로 위∙변조가 어렵고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어 웹 3.0의 핵심 기술로 자리잡았다. 그리고 블록체인은 웹3.0이 지향하는 방향과 상당부분 일치한다. 탈 중앙화를 매개로 각자의 객체가 권한과 의무를 가지고 활동한다는 개념이 절묘한 교집합을 이루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웹3.0 기반의 심도있는 논의가 펼쳐지며 블록체인 전략에 대한 세밀한 그림이 그려질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여파로 NFT 등 몇몇 핵심 아이템들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지금은 그 충격이 서서히 잦아드는 분위기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이 디앱 생태계를 중심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낸다면 웹3.0에 대한 거대한 담론을 논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질 수 이다.

블록체인 기반의 SNS 등 다양한 실험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웹3.0 전반에 대한 거시적이고 미시적인 그림이 동시에 그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가상자산도 마찬가지다. 지금의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순수한 투자의 대상이자 자산 증식의 대상으로만 여겨지고 있으나, 이들이 디앱 생태계를 통해 영역을 확장하고 실제 비즈니스에 더욱 투영될 수 있다면 단숨에 탈중앙화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세를 몰아 웹3.0의 중요 원동력이 되어준다면 더욱 탄탄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

메타버스 기술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메타버스 기술이 시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다시 살아나는 메타버스]
메타버스는 한때 새로운 인터넷 컴퓨팅 공간으로 각광받았다. 특히 팬데믹 기간 온택트 플랫폼의 핵심으로 부상하며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웹3.0의 비전과 만나며 그 자체로 '온라인 신대륙'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오프닝이 시작되며 생성형 AI가 업계의 화두가 되며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거짓말처럼 사그라들었다. 기술 인프라 수준은 크게 향상됐으나 여전히 명확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데믹이라는 시장 환경이 리오프닝으로 변하며 온택트 트렌드가 약해진 것도 상당한 타격이 됐다.

최근에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의 협력을 바탕으로 큰 그림이 다시 그려지는 장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업무 생산성을 중심으로 새로운 두각을 보인다는 각오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협업과 창의성 극대화에 중심을 두고 탄생한 메타 퀘스트 프로는 혼합현실을 통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많은 일들을 가능케 해줄 것이다”라며 “편안한 착용감과 디자인 측면까지 만족시키면서 차세대 업무・협업 방식부터 최고의 VR 경험까지 모든 것이 가능한 완전히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자 한다”라고 전했다.

애플도 새로운 카드를 공개했다. 비전 프로를 통해 입체적인 전략을 가동했기 때문이다. 애플 비전 프로는 스키 고글 형태며 새로운 운영체제인 비전OS를 바탕으로 가동된다. 아이클라우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애플 생태계와 연결되며 별도의 콘트롤로가 없어도 디지털 콘텐츠를 자유자재로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고글 형태의 애플 비전 프로를 착용하면 온라인의 다양한 콘텐츠를 생생하게 즐길 수 있으며, 이를 오프라인의 생산성 증가에도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다. 4K 디스플레이와 공간 음향을 지원하며 멀티 태스킹도 가능하다. 아이 사이트 기능을 통해 비전 프로 활용을 방해받지 않는 기능도 있다.

물론 애플은 메타버스가 아닌 공간 컴퓨팅의 개념으로 비전 프로를 공개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메타가 준비하는 메타버스와 애플의 공간 컴퓨팅은 교집합을 중심으로 세밀한 결합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나아가 메타버스는 네이버의 아크버스, 현대자동차의 메타모빌리티 개념처럼 조금씩 실생활에서 생산성을 끌어낼 수 있는 방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선명한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따른 로드맵 강화가 2024년 메타버스 전략을 채워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홈]
AI와 통신 네트워크, 클라우드와 메타버스를 포함한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이 하드웨어를 만나 탄생한 것이 바로 스마트홈이다. 말 그대로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연결한 '인텔리전스 홈'의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홈은 초연결의 사물인터넷 생태계를 철저하게 ‘집’에 집중시킨 모델인 셈이다.

현재 스마트홈 시장은 운영체제를 가진 ICT 기업들이 각자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초연결 인프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나아가 구글과 애플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은 집을 스마트하게 연결하고 구동하는 방향성을 지향하고 있다.

물론 운영체제를 가진 기업만 스마트홈에 출사표를 던지는 것이 아니다. 파나소닉과 보쉬, 지멘스도 새로운 스마트홈 시장을 노리며 진격을 거듭하고 있다. 이 외에도 구글, 애플 등 수 많은 빅테크들도 대부분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다만 이들은 단순히 '똑똑한 가전제품'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먼저 초연결의 극대화다. 스마트홈은 각 기기들의 연결을 넘어 연결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하는 개념이며, 이를 바탕으로 이용자들의 사용자 경험도 극대화시키는 것에 목표를 둔다. 연결의 연결을 더하며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연결의 사용자 경험을 창출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연결은 집 내부는 물론 집 외부와도 이어진다. 스마트홈의 연장선에서 스마트 도어와 자율주행차가 연결되는 개념이다. 

스마트홈의 또 다른 특이점은 플랫폼 전략이다. 단순한 소모품이 아닌 재화가 이동하는 플랫폼의 속성이 스마트홈에도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스마트홈은 지금까지 변변한 수익모델을 보여준 적이 없었다. 각각의 영역별로 의미있는 성과는 냈으나 그 이상의 '플랫폼 전략'아래에서는 완전한 패권을 잡거나, 혹은 의미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이 부분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스마트홈의 기술적 발전에 더욱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AI와 클라우드, 통신 네트워크 및 가상증강현실 등이 모두 집약된 스마트홈의 진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빅테크 시장 독과점 - 강해진 보안 이슈]
글로벌 빅테크 업계 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시장 독과점 이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미국에서 구글을 대상으로 하는 반독점 재판이 열리는 가운데 인터넷 시대의 미래를 가를 중요한 판결들이 속속 나오는 중이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을 두고 빅테크의 시장 장악을 나쁘게만 보는 시각은 편협하다는 평가다.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 빅테크 시장 독과점 이슈의 행간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자국에서 가짜뉴스 등의 유통을 막기 위해 구글 반독점 재판 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럽연합과의 디지털세 논란에 있어서는 자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유럽연합도 마찬가지다. 디지털시장법(DMA)을 제정하며 빅테크 압박에 나서고 있으나 이는 실리콘밸리 빅테크를 압박하기 위함이며, 오히려 자국 ICT 기초체력은 키우는 쪽으로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플랫폼 공정경쟁법 등을 추진, 빅테크 압박에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구글 반독점 재판과 유럽연합의 DMA를 운운하지만, 이는 자국의 빅테크 존재감은 확실히 지키려는 각 국 상황을 무시한 처사라는 것이 중론이다. 2024년에 펼쳐질 이와 관련된 논의를 냉정히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한편 보안 인프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AI 기술 등의 발전으로 인간의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어 더욱 관련 인프라 확충에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제로 트러스트 보안 등 관련된 보안 인프라의 흐름도 2024년의 중요 키워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