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사일런스 서비스. 사진=DL이앤씨
D-사일런스 서비스. 사진=DL이앤씨

최근 층간소음을 이유로 윗집을 찾아가 현관문을 발로 차고 주먹으로 두드린 세종시의 공무원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이 사건이 보여주듯 층간소음으로 인한 이웃간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에 정부가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기준 미달시 준공승인 불허’라는 강경 조치를 꺼내 들면서 건설사들이 층간소음 줄이기에 몰두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스마트 3중 바닥구조’를 개발했다. 내력강화 콘크리트와 고탄성 완충재, 강화 모르타르 등을 적용해 슬래브 두께는 유지하되 층간소음은 줄였다.

GS건설은 국내 최초로 5중 바닥 기술을 개발했다. 이 공법은 슬래브 위에 습식공정으로 바탕층을 시공하고 고탄성 완충재를 설치, 기존 기포콘크리트보다 무거운 무게의 습식공정으로 처리한 후 시멘트 모르타르 마감층을 시공해 총 5중의 바닥구조를 만든 것이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3사는 지난해 업무협약을 맺고 층간소음 저감 기술 공동 개발에 나섰다. 층간소음 관련 기술과 데이터를 서로 공유하고 기술협의체를 구성하는 데 이어 최적의 바닥 구조 모델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지난 2022년 업계 처음으로 국내 최대규모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일찌감치 층간소음 저감에 나섰다. '래미안 고요안랩'은 연면적 2380㎡, 지하 1층 ~ 지상 4층 규모의 국내 최대의 층간소음 전문 연구시설이다. 삼성물산은 층간소음의 원인과 현황 분석에서부터 재료와 구조, 신(新)공법에 이르기까지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기술 개발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층간소음 알림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설사도 있다.

DL이앤씨는 층간소음 알림 서비스인 ‘D-사일런스 서비스’를 경기 연천군 ‘e편한세상 연천 웰스하임’ 단지에 처음 적용했다. D-사일런스 서비스는 공동주택 거실과 벽면에 설치한 센서에 일정 수준 이상의 진동이 감지되면 자동 알림을 보내준다. 거주자에게 객관적인 소음 기준을 인지시켜 스스로 주의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층간소음 ‘제로(0)’를 목표로 소음·진동 해결을 위한 시스템 ‘H 사일런트 솔루션 패키지’를 구축했다. 이 패키지는 바닥시스템과 평면구조, 저주파 및 진동 제어 기술, 소음 감지 알고리즘 등 층간소음을 줄이기 위한 4종 시스템을 결합한 것이다.

특수소재를 활용한 완충재로 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천장과 벽에 저주파 제어 및 진동 감쇠가 가능한 장치를 설치했다. 소음 감쇠에 다각적인 방법을 동원했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H 사일런트 솔루션 패키지에는 층간소음 알람 시스템도 포함돼있다. 바닥 충격을 완충할 뿐만 아니라 주민 스스로 층간소음을 예방하도록 유도했다. 이를 통해 가장 다양하고 종합적인 층간소음 저감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이렇듯 건설사들이 층간소음에 대책을 내놓으며 주민들의 주거편의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사업자의 손실을 줄여주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자 입장에서는 건축물 성능향상에 필요한 관련 비용이 분양가에 적절히 반영된다면 문제될 것은 없다”며 “다만 사업자의 희생을 강요하는 방식 보다 손실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적용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