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셀트리온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이 ‘글로벌 픽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28일 국내 대형 제약바이오사인 셀트리온과 글로벌 유통 담당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그룹’으로 합병되면서 바이오시밀러에서 신약개발까지 광범위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법인의 시가총액은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가증권 시장에서 상위 10위권에 안착,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시가총액 50조원이 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이어 2번째 규모다. 이번 합병을 통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을 확장해 2030년까지 매출 1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원가경쟁력 확보

기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2018년부터 각국에 현지법인을 구축, 현재 34곳에 해외법인을 설립했으며 의약품 직접 판매(직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직판 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전에는 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영업을 진행했다. 최근 해외에서의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개선 등의 이유로 직판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에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이 개발한 제품을 구입및 판매하는 중간 절차가 사라지고 그 결과 매출 원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70%에 달하는 매출원가율이 합병을 통해 40%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이를 통한 원가경쟁력을 강화해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 

지난 10월 셀트리온이 개발한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 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이 미국 FDA의 판매 허가를 받으며 내년 2월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짐펜트라 역시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미국 내에서 직판을 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합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유연한 가격 책정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투명성’ 확보

통합법인 출범을 통해 두 회사로 나뉘었던 바이오시밀러 생산과 유통이 일원화될 전망이다.

그간 셀트리온에는 ‘일감 몰아주기’와 ‘매출 부풀리기’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셀트리온이 제품을 개발하고 제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를 매입해 해외 시장에 유통·판매하는 구조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독점으로 판매하는 구조였기 때문에 동종 업계에서는 일감 몰아주기라는 지적이 제기됐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에서 셀트리온 제품을 구매하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양쪽에서 매출이 잡혀 매출 부풀리기라는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실제로 공정거래위원회가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의 ‘2022년 상품·용역 거래현황’을 분석한 결과 셀트리온이 내부거래 비중이 62.5%로 가장 높게 집계됐다.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이제 단일 법인으로 개발 및 생산과 유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 구조가 단순화되어 사업의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그동안 따라다니던 오명을 벗을 수 있게 됐다. 

‘시밀러+신약’, 글로벌 빅파마 도약

셀트리온은 내년부터 글로벌 임상 3상을 완료한 신규 파이프라인 5개 품목을 순차적으로 허가 받기 위해 준비 중이다. 품목에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 등이 있다.

셀트리온이 이미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6개 바이오시밀러에 내년에 준비 중인 5개가 더해지면 2025년에는 11개의 품목을 보유할 수 있게 되며 이는 통합법인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두 법인의 합병으로 보유 현금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나 신약개발에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항체-약물접합체(ADC), 이중항체, 마이크로바이옴 등 유망신약 포트폴리오를 통해 향후 매출의 40%를 신약으로 채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은 물론 국내외 여러 기업과 협업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앞으로도 차별화된 경쟁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다국적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