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전용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전용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 사진=연합뉴스

올해 여행레저업계는 입은 웃고 있었지만 머릿속에는 고민이 가득했다. 실적 향상에도 인력 부족으로 앞으로가 걱정이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마치 양가감정 상태와도 비슷한 입장에 처했다. 한편에선 떠난 사람들을 다시 끌어오고 싶은데, 다른 한편에선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이 언제 다시 올지 몰라 인력 충원을 두려워한다.

엔데믹에 가장 먼저 웃은 카지노업계

외국인 대상 카지노가 가장 먼저 실적 회복 신호탄을 쐈다. VIP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카지노업계에 따르면 이미 올해 1~2월 파라다이스와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매출액이 각각 927억9900만원과 688억5800만원을 기록했다. 2019년과 비교할 때준 파라다이스는 83%, GKL은 65%를 회복한 수준이다. 2021년 6월 개장한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카지노도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싱가포르, 중국 등 아시아권 국가 직항 노선이 속속 운항을 시작해서다.

올해 3분기 실적으로 이는 뚜렷이 나타난다. 파라다이스는 3분기 매출액 2856억원, 영업이익 57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각각 50.7%와 49% 증가한 수치다. 동분기 GKL은 매출액 966억원, 영업이익 13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액은 29.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200.2% 급증했다. 3분기 롯데관광개발도 매출액 968억원으로 전년보다 10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흑자전환 했다. 다만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는 매출액 3740억원, 영업이익 918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5.9%와 22.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사, 연간흑자 유력

여행사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다. 보복여행 수요로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3분기 업계 대표 3사는 전년동기와 비교해 나란히 흑자전환했다. 하나투어는 매출액 1266억원으로 전년보다 238.8%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2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2018년 1분이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도 갈아치웠다. 모두투어도 3분기 매출액 538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액이 420%나 치솟았다. 동분기 노랑풍선도 매출액 313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329% 증가, 영업이익은 하나‧모두투어와 같이 흑자전환했다.

특히 여행사 매출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해외 패키지여행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성장성이 더욱 기대된다. 최근 엔데믹으로 보복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족 단위 여행도 크게 늘어 패키지 해외여행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 하나투어에 따르면 올해 1~11월 해외여행 예약 120만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21% 증가했다. 모두투어는 3분기 패키지 송출객만 20만명으로 2분기보다 1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향상에 증권가에서는 여행업계 연간흑자를 점칠 정도다.

호텔업계, 관광‧비즈니스 수요로 매출 ‘쑥쑥’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호텔업계는 내국인의 호캉스 수요 덕분에 준수한 실적을 유지했다. 올해도 외국인 관광객 급증과 국제회의나 전시회 등의 마이스(MICE) 수요가 늘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을 찾는 관광객도 상당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방한객은 888만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303.9% 증가한 수준이다. 7월부터 월간 방한객도 100만명을 넘겨 정부 목표인 연간 관광객 1000만명도 무난한 달성이 예상된다.

실제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도심호텔의 매출은 고공행진이다. 호텔롯데 호텔사업부는 3분기 매출액 3384억원, 영업이익 44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6%, 23% 증가한 수준이다. 연간으로는 호텔사업부 사상 최초 매출액 1조원이 기대된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도 올 3분기 매출액 1259억원, 영업이익 3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20.6%, 4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행레저업계 인력난, 고차방정식

코로나19 이후 상흔이 아물지 않은 부분은 ‘인력’ 측면이다. 여행레저업계는 여행사나 호텔 등 업계 전반적으로 인력이 많이 필요한 산업이다. 다른 산업과 달리 서비스 질의 척도가 ‘사람’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거치며 불안정한 직업에 부담을 느낀 인력들이 대거 타 직업군으로 옮겨갔다. 여기에 더해 자유롭지 못한 출퇴근이나 하는 일에 비해 연봉이 적은 부분도 기피 직종으로 선정된 이유 중 하나다. 아울러 여행사나 호텔 측에서도 또 다른 감염병 사태를 우려해 대대적으로 일손을 늘리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인력 확보를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빅3 여행사는 채용형 인턴을 분기별로 채용해 ‘내 사람’ 만들기에 나섰다. AI(인공지능) 기술을 높여 인력 부족을 해소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일손 부족 상황이 가장 심각한 호텔업계는 최근 외국인 노동자 도입을 정부에 확인 받았다. 청소나 세탁 등 단순 작업 분야에서 인력이 확보되는 것만으로도 업계는 서비스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호텔업계도 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룸서비스나 체크인, 서빙 등의 무인화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