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은 우리가 인지하지 않을때도 적당량이 분비되고 유지되어 안구표면과 눈꺼풀의 마찰을 줄이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눈물이 적게 분비되거나 증발하는 속도가 빠를 경우에는 눈물막 불안정성이 생기면서 안구표면이 건조해져 안구건조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나 겨울철엔 안구건조증 환자가 더욱 늘어난다고 합니다. 외부의 건조하고 찬바람뿐만 아니라 실내 난방기기 사용으로 인해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물론 최근들어 안구건조증은 계절과 관계없이 언제나, 연령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흔한 질환입니다. 

전 세대 눈 건강 위협하는 ‘안구건조증’

과거에는 노화가 안구건조증 주요 원인이었지만, 요즘에는 환경적인 문제도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해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는 ‘안구건조증의 전세대 질환화’ 원인으로 스마트폰, 모니터 등 전자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빈도와 시간이 늘어난 점을 꼽았습니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그리고 새집증후군처럼 실내 화학 물질에 노출되는 것 또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해요. 이런 환경적인 이유로 안구건조증을 호소하는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는 게 김동현 교수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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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의 생각 또한 전문가와 일치해요. 대한안과학회가 눈의 날(매년 10월 두 번째 목요일)을 맞아 마케시안 헬스케어와 함께 전국 20~60대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안구건조증에 대한 대중인식 설문조사 결과, 디지털 기기 사용 대중화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본인이 안구건조증에 걸리거나 걸릴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묻는 중복선택 질문에 무려 73.4%가 ‘전자기기(컴퓨터, 스마트폰 등) 장시간 사용’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어요. 이어 ▲미세먼지, 공해 등 대기환경(56.4%) ▲냉난방 기기 등 건조한 환경(53.0%) ▲노화(49.5%) ▲콘택트렌즈 착용(16.8%) ▲라식∙라섹(16.6%) ▲안구건조증을 유발하는 질병 보유 또는 약물 복용(7.3%)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자기기(컴퓨터, 스마트폰 등) 장시간 사용’을 안구건조증 원인으로 꼽은 응답자는 연령대별 기준 ▲50대(84.1%) ▲20대(76.8%) ▲30대(72.8%) ▲40대(65.7%) ▲60대(65.4%) 순이었어요.

그럼에도 안구건조증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낮은 수준에 그쳤어요. ‘안구건조증의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묻는 질문에 ‘건조한 증상이 가끔 나타날 수 있으나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20대(41.0%) ▲40대(38.5%) ▲30대(34.0%) ▲60대(27.4%) ▲50대(22.1%) 순이었는데요. 젊은 세대가 중년 세대에 비해 안구건조증 치료 필요성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편에 속한 거죠.

위 통계에서 나타났듯이 안구건조증은 현대인에게 흔한 안질환인 만큼 가볍게 여기기 쉽지만 조기에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각막궤양과 같은 2차성 안질환이나 시력저하, 심지어 실명까지 야기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당부입니다.

증상 완화 위해 인공눈물 사용 등 적절한 치료 필요

안구건조증은 이물감, 작열감, 눈 시림, 시력 저하와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질환이에요. 따라서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났을 시에는 전문가 도움을 받는 게 중요 하겠죠.

안타깝게도 안구건조증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졌어요. 그래서 증상을 호전시키고 염증반응을 가라앉히기 위한 여러 가지 치료법이 동원된다고 해요. 본인의 눈 상태에 맞는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는데, 가장 보편적인 치료법은 ‘히알루론산나트륨’ 성분의 인공눈물 점안입니다.

인공눈물은 눈물의 부족한 성분과 양을 보완해 주는 원리로 보존제 첨가여부, 단일성분 여부, 인공눈물의 성분 및 농도를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보존제가 있는 인공눈물은 미생물 번식을 막아 오래 사용할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눈에 자극을 주고 각결막염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또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 사용하면 보존제가 렌즈에 침착될 수 있어 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는 사용을 권장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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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사용하는 1회용 인공눈물의 경우에도 제대로 알고 사용해야 해요. 1회용 인공눈물은 반드시 개봉 후 첫 한 방울은 버리고 사용하세요. 그리고 다른 점안액처럼 반드시 1회 1방울 점안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해요. 만약 눈을 많이 쓰거나 안구건조 증상을 느끼기 전 미리 점안하면 약물 순응도가 높다고 알려졌어요.

안구건조증이 심한 경우엔 고농도의 인공눈물을 사용하거나 액체 상태의 인공눈물이 아닌 겔, 연고 타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액체 상태의 인공눈물은 수시로 넣을 수 있지만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인데요. 겔이나 연고 타입의 인공눈물은 지속시간이 긴 대신 점안 후 시야가 뿌옇게 보일 수 있어 취침 전에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이외에도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면 가습기로 적정 실내 습도를 유지하거나 공기청정기로 미세먼지를 걸러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컴퓨터나 책을 볼 때 중간중간 눈의 휴식을 취해주고 눈을 자주 깜빡이는 것이 좋아요. 온찜질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밖에 안구건조증 치료법으로는 눈꺼풀 염증을 치료하는 적외선 치료, 눈꺼풀에 빛을 이용해 열을 침투시켜 혈관을 줄여주고 기름성분을 녹여주는 레이저 치료 등이 있어요.

하민지 김안과병원 각막센터 전문의는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빨리 증발하는 수분부족형이 가장 흔한 타입으로 건조한 날씨와 난방기기 사용이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가습기 사용, 충분한 눈 깜빡임 등 생활 속 예방이 중요하다”며 “눈 상태에 따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적절한 인공눈물 종류와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안과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후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