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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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실손보험료가 조정된다는 소식이 최근 있었습니다.  1세대 실손보험료는 내년 평균 약 4% 내려갑니다. 반면 2세대와 3세대 실손보험료는 각각 1%, 18%가량 오른다고 했죠. 4세대 실손보험료는 동결되고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실손보험 가입자 수는 3997만명에 달합니다. 전체 가입자 수가 대한민국 전체 인구 수의 절반을 넘어서는 만큼 실손보험료 조정 소식은 커다란 화두였습니다. 하지만 본인이 가입한 실손보험이 몇 세대인지 몰라 ‘그래서 내 보험료가 내려가는 거야, 올라가는 거야?’ 묻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나는 실손보험 몇 세대일까?

실손보험은 가입 시기에 따라 1∼4세대로 나뉩니다. 2009년 10월 이전에 실손보험에 가입했다면 ‘구실손’이라고 불리는 1세대 실손에 해당해요.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 사이 실손보험에 들었다면 2세대 실손에 해당해요. 2세대 실손보험의 가입자 수는 1912만명으로,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47.8%를 차지합니다. 3세대 실손보험은 2017년 4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판매된 상품을 가리켜요. 3세대 실손에는 956만명(23.9%)이 가입해 있습니다. 보험료가 소폭 인상되는 2세대 가입자까지 합치면, 실손보험 가입자 중 71.7%의 보험료가 내년에 오르는 셈이죠.

가장 최근에 나온 실손보험은 4세대 실손입니다. 2021년 7월부터 지금까지 판매되고 있어요. 실손보험을 언제 가입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함께 운영하는 ‘내보험찾아줌’ 사이트에서 가입한 상품을 조회하고, 가입 시기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실손보험 세대별 특징은?

그렇다면 실손보험은 왜 세대를 구분할까요? ‘손해율’ 때문인데요. 가장 먼저 나온 1세대 실손보험은 입원 치료비에 대한 자기부담금이 보통 0원이었어요(보험 약관이 표준화되기 이전의 상품이라 보험사마다 그 내용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요). 보험사는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자 약관 내용을 조금씩 손봐 새 실손보험을 내놓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실손보험은 세대마다 각각 자기부담금 비율, 보장 한도, 내용(담보) 등이 달라요. 모든 보험사의 실손보험 약관이 동일해진 2세대부터는 자기부담금 제도가 도입됐죠. 이때부터 입원 치료비의 일정 비율을 본인이 부담하게 됐어요.

자부담은 늘어났지만, 1세대에 비해 보장이 확대된 부분도 있습니다. 1세대에서는 면책 대상이었던 통원 한방치료비, 질병으로 인한 치과치료비도 건강보험의 급여 부분에 해당한다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죠. 퇴원 시 처방 약제비를 입원의료비로 간주해 보상한도에 대한 부담이 적어졌고요. 다만 1세대 실손보험에서 40%를 보상했던 외국 의료기관의 진료비는 면책 대상이 됐죠. 이 내용은 2세대부터 4세대까지 동일합니다.

흔히 ‘착한실손’이라고 불리는 3세대 실손보험은 3대 비급여(도수치료, MRI, 비급여 주사제) 를 특약으로 분리한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전에는 기본 보상 항목에 포함됐지만, 3세대부터는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만 해당 비급여 항목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4세대 실손보험은 구조 자체를 급여와 비급여로 나눴어요. 비급여 항목을 기본 보장 내용에서 제외하고, 별도의 특약에 가입해야만 비급여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변경했어요.

급여에 대한 자기부담금 비율도 더 높였어요. 똑같이 입원을 했어도 급여 부분은 자기부담률 20%, 비급여부분은 자기부담률이 30%로 더 높습니다. 통원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비급여 항목의 자기부담금이 더 높아요. 보험료가 다른 실손보험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내가 의료비를 그만큼 더 많이 부담해야 하는 단점이 있죠.

4세대 실손의 또 다른 특징은 비급여로 받은 보험금이 얼마냐에 따라 보험료가 할인되거나 할증되는 제도를 마련했다는 것입니다. 비급여로 나가는 보험금을 줄이기 위한 보험사들의 조치이기도 한데요, 비급여를 잘 이용하지 않는다면 보험료를 어느 정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출처=손해보험협회
출처=손해보험협회

보험료 내린다는데…내 보험료는 왜 그대로지?

내년 실손보험의 대략적인 인상 및 인하 폭이 발표됐지만, 모든 가입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개인마다 갱신 주기, 나이 등에 따라 적용되는 인상 및 인하율이 다를 수 있어요.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가입상품의 갱신 주기·종류·연령·성별 및 보험사별 손해율 상황 등에 따라 개별 가입자에게 적용되는 인상률은 다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1세대 실손의 경우 갱신 주기가 3~5년으로 상이하죠. 2세대 실손보험도 2013년 3월 이전에 가입했다면 3년마다 갱신되기 때문에 갱신 시기가 돌아오지 않았다면 보험료가 오르거나 내리지 않을 수 있어요. 또 갱신 주기가 3~5년일 경우, 올해 보험료가 내린다고 해도 그동안 누적된 보험료 인상분이 더해지면 전체 보험료는 오를 수도 있죠.

2021년 7월에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아직 보험료 조정 시기가 도래하지 않았어요. 실손보험은 출시 후 5년이 지나야 보험료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4세대 실손의 경우 당분간은 보험료에 변동이 없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