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저희 회사와 관련된 부정기사가 가끔 언론에 게재되곤 하는데요. 매번 그 부정성을 판단하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어떤 임원은 이 기사가 부정적이니 적극 조치를 하라 하시고, 다른 임원은 별것 아니라고 하시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부정기사를 어떻게 판별하는 것이 좋을까요?”

[컨설턴트의 답변]

부정기사에 대한 기준이나 정의는 사실 기업마다 자체적으로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을 것입니다. 명시적으로 이것이 판별 기준이다 하는 것이 정리되어 있지는 않아도, 반복적으로 대응 또는 무시했던 부정기사 유형에 대하여는 홍보실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현장에서 보면 부정기사 중 상당수를 차지하는 것이 ‘기분 나쁜’ 기사입니다. 경영진 대부분이 기분 나빠 할 내용이 기사화 된 것이지요. 문제는 그 기분 나쁨이 기사의 하자와 연결되어 있지 않는 경우입니다. 기사에서 언급된 수치, 정보, 멘트 등이 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해 마땅한 조치나 대응은 제한됩니다. 단순히 기분 나쁘다는 것으로 회사가 나서는 것도 어찌 보면 이상하게 보일 것입니다.

그 다음으로 흔한 부정기사 유형은 부정성이 다분한데 비해, 그 기사에 대한 이해관계자나 다른 언론의 반응이 별로 보이지 않는 경우입니다. 찻잔 속 태풍과 같은 기사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에는 어느 회사나 부정성을 높게 보지는 않습니다.

그와 달리 아주 심각한 부정기사들을 판단하는 일반적 기준은 몇 개 있습니다. 첫째 기준은 회사 사업에 중대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기사입니다. 예를 들면 회사가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다는 정보를 들은 기자가 너무 일찍 기사를 써버린 경우입니다. 그 기사 때문에 그간 추진해 온 M&A가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 기사는 아주 큰 부정성을 가진 것이지요.

둘째 기준은 해당 부정 기사 이후에 점점 더 부정성이 커져서 규제 또는 수사 기관 등과 같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개입하게 되는 기사 같은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회사의 특정 사업의 문제를 지적한 기사로 인해서 국세청이나 검찰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서게 되는 경우지요.

셋째 기준은 부정기사가 기업 오너나 대표이사를 직접적인 타겟으로 하는 경우입니다. 기사 내용이 그리 부정적이 아니라 하더라도 가장 윗분이 기분 나쁘다 하시면 그 기사는 심각한 부정기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표이사께서 자신의 신상에 대해 잘 정리해 준 기사를 두고, 자신의 가족사항이 언급되었으니 강력하게 대응하라 하는 경우와 같은 것이죠. 사실 생각보다 이런 부정기사 판단과 대응이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요.

모든 부정기사 판단 기준에 있어 핵심은 해당 기사만 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신 해당 기사가 끼칠 파장이나 확산력을 판단해야 합니다. 이 기사에 적극 대응하지 않았을 때 발생될 이후 상황을 예상해 보는 것이지요. 단순히 몇 분이 기분 나쁘다는 것으로는 대응이 오히려 전략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상되는 이후 상황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면 대응하지 않고 다른 접근을 하는 것이 더 이로울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그 기사를 쓴 기자도 자신의 기사에 한계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