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영하권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한파가 시작됐다. 눈이 녹지 않으면서 빙판길이 생겨 낙상사고에 따른 골절에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얼은 바닥에 미끄러져 넘어지는 낙상은 단순 찰과상에 그치지 않고 뼈가 부러지는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합병증 등도 유발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빙판길에서 넘어지면 손바닥으로 땅을 짚거나 엉덩방아를 찧는 경우가 많다. 체중이 그대로 손목이나 엉덩이뼈 등에 전해지면서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 척추 압박 골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골다공증이 있는 중년 여성이나 노년층은 겨울철 낙상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골다공증은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긴다는 뜻으로 뼈가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잘 부러질 수 있다. 노년층은 낙상으로 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잘못 맞물려 당장 큰 고통을 느끼지 않을 때 참으면서 병원에 가지 않을 수 있어 가족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우신향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한정우
우신향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한정우

한파에 빙판길이 만들어진 날은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낙상사고 예방에 최선이다. 어쩔 수 없이 외출할 때에는 스트레칭을 통해 굳어있는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신발은 바닥에 홈이 많아 지면과 마찰력이 큰 것을 골라야 한다. 잘 미끄러지지 않는 우레탄 등의 소재로 만들어진 신발을 신는 것도 좋다.

걸을 때에는 상체를 숙여 무게 중심으로 앞으로 한 채 무릎을 살짝 구부려 체중을 아래 쪽에 두면 상대적으로 빙판길에서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중심을 잘 잡기 위해 보폭은 평소보다 10~20% 줄이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걷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장갑을 끼면 낙상이 발생했을 때 손을 활용해 몸에 가는 충격을 다소 완화할 수 있다.

빙판길 낙상사고로는 엄지손가락과 이어지는 뼈가 부러지는 ‘주상골 골절’과 ‘척추 압박 골절’, ‘대퇴골 골절’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주상골 골절이 일어나면 손목 부위의 가벼운 통증이나 약화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골절된 부분이 금만 간 채로 벌어지지 않은 안정골절 시에는 진단이 늦어지거나 손목이 삔 경우와 구별이 어렵다.

주상골 골절은 손목부위가 부어있거나 멍이 생기는 경우는 골절과 탈구가 동반된 심한 경우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례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 주상골을 직접 눌렀을 경우 통증이 있는 정도다.

손을 짚고 넘어진 후에 손목을 움직일 때 부담을 느끼고 통증이 있을 땐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주상골 골절로 진단되면 2~3주간 부목 고정을 시행하면서 속고 고정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골절 상태가 심할 땐 수술을 할 수도 있다.

척추 압박 골절은 낙상 등으로 척추에 과다한 힘을 받을 때 나타날 수 있다. 골절된 등이나 허리 부위에 심한 통증이 생기지만 다리 저림과 마비, 배뇨곤란 등의 신경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압박 골절은 골다공증 환자에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압박 골절은 신경학적 이상이 없으므로 등-허리뼈 보조기 등을 착용해 치료한다. 심하지 않을 땐 대부분 보존적 치료로 통증이 줄고 뼈가 아물 수 있다. 2주간 보존적 치료를 한 뒤에도 심한 통증이 나타나면 추체성형술이라는 시술을 시도할 수 있다.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나타날 수 있는 대퇴골 골절 등은 시술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대퇴골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다. 골반 뼈와 넓적다리 뼈를 잇는 관절이다. 하반신 움직임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사람이 일어서고 걷는 등 기본적인 활동에 관여하는 부위다.

대퇴골 골절은 상태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된다. 골절 부위가 서로 심하게 박혀 있으면 나사를 이용한 고정술 등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혈관 손상 등이 동반됐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골절 부위가 심하면 인공 관절 치환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수술을 시행한 후 7일 이내에 걸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