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조달시장 규모는 2003년 51억달러 규모에서 2005년 83억달러, 4년 만인 2007년 101억달러에 달하는 등 급증 추세에 있다.

전체 UN 조달물량의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UN조달국(UNPD, UN Procurement Division) 발주금액도 2004년 13억달러, 2007년 19억달러, 2008년 32억달러로 가파른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UN은 독자적인 생산기반이 전무하므로 소모품에서 중장비 및 시설까지 100%를 국제입찰을 통해 조달해야 하는데, UN조달의 경우 정부조달과 달리 해당국 내 생산자와의 경합이 없고 기존 수주실적 요구관행이 적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단 UN납품업체로 선정되면, 장기간 물량공급이 가능하고 대금결제가 확실하며 높은 이윤율을 보장받을 수 있어, 공급업체에게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납품 물량에 대해서는 부가세 환급과 관세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 밖에 세계적인 공신력을 가지고 있는 UN에 조달한 실적과 경험을 갖게 되면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 여타 국제금융기구 및 미국, EU 등 정부조달시장 진출에 중요한 뒷받침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세계 1위 콘돔 생산기업인 한국의 U사는 1986년 UN 산하기구인 UN인구기금(UNFPA)에 콘돔 2만개를 납품한 뒤 20년 동안 UN과의 거래관계를 바탕으로 오늘의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UN조달시장 참여를 통해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높이는 효과도 있다. 현재 일본의 토요타 및 닛산자동차는 UN조달본부에서 발주하는 자동차 입찰 물량의 대부분을 수주하고 있는데, 이는 자사의 로고가 UN 깃발과 함께 CNN, BBC방송을 타게 됨으로써 자연스러운 광고를 통해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전략으로 접근한 결과이다.

한국의 기아자동차 및 현대자동차도 UN조달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현재 벤더 등록절차를 진행 중에 있고 현대자동차도 독자 벤더 등록에 착수키로 내부 방침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국의 UN조달시장 참여실적은 2007년 기준 5200만달러로 전체 UN조달시장의 0.5% 비중에 불과하다. 까다로운 등록과정과, 등록 시작부터 낙찰 및 공급개시까지 평균 18개월이 소요되는 긴 기간을 버티지 못하고 중도에 포기하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의미 있는 규모의 공급계약을 복수로 성사시키고 있는 한국 기업은 3∼4개사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현재 우리 기업의 UN조달시장 주요 참여품목은 의약품, 생활용품에 한정되어 있는 실정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낙찰 시 필요한 초기 운영자금 및 이행보증보험 등에 관한 국내 지원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KOTRA 역시 UN조달국과 지근거리에 있는 KOTRA 뉴욕 KBC에 ‘UN조달시장 진출지원센터’를 지난 5월7일부터 설치해서 운영하고 있다.

전담직원과 컨설턴트를 고용하여 상시 지원시스템을 갖춘 비즈니스 센터를 통해 KOTRA는 우리 기업의 UN 기구별 벤더 등록 지원 컨설팅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급성장하고 있는 UN조달시장 공략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UN조달 지원센터 개설을 계기로 한국 기업의 UN조달시장 참여가 대폭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문영 뉴욕 KBC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