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노디스크의 GLP-1 작용제 기반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출처=연합뉴스
노보노디스크의 GLP-1 작용제 기반 주사형 비만치료제 '위고비'. 사진출처=연합뉴스

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분비 조절 호르몬 '글루카곤 유사 펩티드-1'(GLP-1) 기반의 비만 치료제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가 선정하는 ‘올해의 혁신’에 뽑혔다.

사이언스는 15일 GLP-1 작용제 개발과 이 약물의 체중감량 효과를 밝혀낸 연구를 '2023년 올해의 혁신'(2023 Breakthrough of the Year)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20여년 전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된 GLP-1 기반의 약물은 임상시험 등에서 유망한 결과를 보여주며 살 빼는 약을 넘어 비만 관련 질환의 예방과 치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올해에는 두 건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GLP-1 작용제가 체중 감량 이상의 건강상 이점을 제공한다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GLP-1에 작용하는 약물인 세마글루티드와 리라글루티드는 현재 당뇨 및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세마글루티드는 당뇨 치료제 오젬픽과 리벨서스, 비만치료제인 위고비의 주성분이고, 리라글루티드는 비만치료제 삭센다의 주성분이다.

GLP-1 작용제는 또 약물 중독,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치료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홀든 소프 사이언스 편집장은 사설에서 "그러나 모든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GLP-1 작용제는 해답보다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이는 진정한 혁신의 특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밖에 올해의 혁신 후보(Runners-up)로는 △알츠하이머병 환자 뇌의 신경퇴화를 늦출 수 있는 항체 치료법 발전 △지구 표면 아래 천연 수소 공급원 발견 △초기 경력 과학자 처우에 대한 제도적 변화 요구 △뉴멕시코 고대 호수에서 발견된 인간 발자국 △합쳐지는 대형 블랙홀에서 나오는 신호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일기예보 △새로운 말라리아 백신 △엑사스케일 컴퓨터 보급 등이 올랐다.

또 사이언스는 올해 관심을 끈 과학계의 실패(Breakdowns)로 △미국의 남극 연구 지원 축소 △계속되는 코로나19의 중국 정부 음모론과 이를 둘러싼 의혹과 갈등 △미국과 한국 연구진의 상온 초전도체 개발 논란 △트위터(현 X)의 연구자들과의 데이터 공유 중단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