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넥실리스 관계자들이 정읍공장에서 생산한 동박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C
SK넥실리스 관계자들이 정읍공장에서 생산한 동박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SKC

중국 동박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로 동박 시장의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전기료가 저렴한 말레이시아 공장을 가동하는 등 공격적으로 방어에 나서고 있다.

15일 각 기업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KC의 동박 사업 자회사인 SK넥실리스의 3분기 공장 가동률은 61.6%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98% 대비 35.4%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같은 기간 92.9%에 달했던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공장 가동률도 올해 79.7%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동박 업계는 전기료와 인건비 부담이 낮은 말레이시아에서의 현지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다는 전략이다. 전기료는 동박 제조 원가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는데, 말레이시아 전기료가 국내와 비교했을 때 약 5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국가와 비교해도 70% 수준이다.

SKC의 동박 투자사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를 해외 첫 생산거점으로 삼고 지난 2021년 7월 1공장을 착공해 지난 10월 첫 출하를 시작으로 가동을 본격화했다.

SK넥실리스는 내년 상반기 2공장 완공도 목표하고 있다. 완공시 1·2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1만4000톤에서 5만7000톤으로 크게 늘어난다. 단일 공장 규모로는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특히 말레이시아 공장은 재생에너지로 전기를 생산해 전력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지난 2018년 처음 말레이시아에 공장을 건설한 바 있다. 현재 증설 작업이 진행 중인 5·6 공장이 내년 가동에 들어가면 현지 총 생산량은 연산 6만톤으로 늘어나게 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스페인 스마트팩토리 조감도. 사진=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 SK넥실리스는 고연신·초고강도 동박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하는 전략도 펼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65kgf/㎟의 인장강도를 갖는 초고강도 동박 양산기술을 확보하며, 40~65kgf/㎟ 범위 내 총 4종의 고강도 동박 풀라인업을 갖췄다. 초극박 동박은 배터리 내 더 많은 실리콘을 넣어 배터리 용량을 키울 수 있어 배터리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하이엔드 동박 판매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스페인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 전기차 배터리용 하이엔드 동박을 생산할 스마트팩토리에 투자한다. 총 5600억원을 투자해 기존 계획보다 확대된 연산 3만톤 규모의 공장을 증설한다.

앞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글로벌 하이엔드 동박 시장 점유율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발 공급과잉은 단기간에 우려가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말레이시아 설비 및 품질 차별화 전략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