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녜요. 왼쪽이 맞아요.”
이번 주부터 본지에 ‘이경심의 실전에서’를 연재할 탤런트 이경심(37ㆍ사진)은 프로테스트에도 도전했던 연예계의 소문난 고수다.

레이디티에서는 3언더파까지 친 적도 있다. 그래서 믿었다. 하지만 애매했던 퍼팅라인은 오히려 반대쪽이었다. 이경심은 촬영을 위한 친선 라운드에서 이렇게 기자를 골탕 먹이며 시종 해맑은 웃음을 쏟아냈다.

이경심은 연예인으로, 사업가로, 또 프로 골퍼 김창민(39ㆍ삼화저축은행)의 아내로 ‘1인3역’을 해내고 있는 파워우먼이다.

연예계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이른바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CF모델로 발탁되면서 인연을 맺었다.

군복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잊을 수 없는 새우깡 CF가 대표작이다. 탤런트가 되고 나서도 <내일은 사랑> 등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여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전속계약이 잘못되면서 잘나가던 연기자의 삶은 순식간에 내리막길을 탔다. 이경심은 “벌써 10년이나 됐네요.

전속계약에 문제가 생기면서 결국 5년 내내 방송을 중단하는 아픔을 겪었죠”라고 회상했다. 이경심의 골프 입문이 바로 이때다.

이경심은 “처음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골프를 시작했는데 박세리의 ‘성공신화’를 보면서 언젠가 연예계에 복귀하면 골프라는 아이콘을 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면서 하루 3시간의 헬스와 6시간의 연습 등 선수 못지않은 강훈련을 거듭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이경심이 김창민과 결혼한 것은 어쩌면 필연인지도 모른다. ‘아는 오빠’였던 김창민은 골프가 매개체가 되면서 2005년 11월 ‘신랑’이 됐다.

국가대표 출신의 김창민은 2000년 익산오픈에서 프로 첫 우승까지 일궈냈던 기대주였지만 갑작스런 허리 디스크 부상으로 투어를 떠난 상태였다.

이경심의 프로테스트 도전도 남편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이경심은 “어떤 목표를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부부니까 서로 이끌어주고 격려해 줘야죠”라고 했다.

이경심은 2006년에는 남편의 경기에 캐디로 나서기도 했다. 남편도 아내의 내조에 힘입어 그 해 상금 랭킹 32위로 부활하면서 화답했다.

이경심에게 프로 골퍼의 아내에 대해 묻자 “아유, 말도 마세요. 신혼 때도 시합이 있을 때는 부상을 의식해 팔베개도 못했어요.

전등도 못 갈고, 마트에서도 무거운 것은 제가 다 들었죠”라며 손사레를 쳤다. 하지만 이경심은 “요즈음 부상이 재발되면서 다시 재활훈련에 땀 흘리는 것을 보면 오히려 그때가 나은 것 같아요”라며 극진한 남편 사랑도 과시했다.

이경심은 요즈음에는 새로 출범한 스포츠마케팅 사업(UP스포츠)으로 분주하다. 프로 골퍼 아내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선수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뒷받침해 주는 회사를 차렸다.

물론 기업의 선수마케팅과 컨설팅도 주력 분야다. “한동안 이것저것 배우기만 했다”는 이경심은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도 있을 것 같다”면서 “사업이든 프로 골퍼의 아내든 다 잘하겠다”면서 본격적인 촬영을 서둘렀다.

안산=아시아경제신문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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