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의 질문]

“회사 관련 부정 이슈가 발생되면, 어떤 전문가는 빨리 회사의 입장을 커뮤니케이션 하라고 하고, 어떤 전문가는 상황을 지켜보며 말을 아끼라고 하더군요. 서로간 조언하는 대응방식의 차이가 너무 커서 어디에 장단을 맞추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나요? 하지 말아야 하나요?”

[컨설턴트의 답변]

사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냐 침묵이냐를 결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결정을 하기 위해 해당 상황을 어떻게 분석하고 예상하는지가 훨씬 중요합니다. 결국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유형이 있고, 일정시간 침묵하며 대응하지 않아야 하는 유형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간단하게 입장만을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유형도 있을 수 있고, 구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이어 나가야 하는 유형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무조건) 이렇게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각 상황의 다름 때문입니다. 고려해야 하는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대응 방식을 결정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말씀하신 전문가들도 나름대로의 상황 분석을 전제로 그러한 대응 조언을 해 드린 듯합니다. 최종적으로 회사에서는 어떤 상황 분석이 좀 더 합리적인지 판별하시어 대응 조언을 선택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설명드릴 개념은, 이슈관리를 위하여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하거나 또는 하지 않는 것은 이슈관리 ‘전략’에 관한 영역입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최대한 합리적인 상황 분석이 전제되어야 하는 전략적 결정 사항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기업이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 시기가 왔음에도 커뮤니케이션 하지 못하는 것은 ‘역량’에 관한 것입니다. 해야 할 때는 정확하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잠시 중단하자는 의사결정이 내려졌더라도, 바로 다음날이라도 제대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게 끔 준비는 해 놓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적시가 도래하였을 때 바로 준비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이는 분명히 ‘역량’에 대한 것입니다. 평시 기업들이 이슈관리 투자를 집중하는 영역입니다.

일부 준비되지 않은 채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잘못된 ‘경험’ 또는 ‘습관’에 관한 것일 수 있습니다. 경험이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지 알지 못해 준비하지 않고 본능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지요. 조직의 커뮤니케이션 습관도 영향을 미칩니다. 어떤 메시지이든 정확한 검토나 검증 없이 빨리 빨리 만들어 커뮤니케이션 해버리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 이슈관리는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평소에 소통이 중요하다, 서로 소통해야 한다, 소통해서 오해를 풀어라 등과 같은 일반적 조언에 익숙한 기업 리더들께서는 자사 관련 부정이슈가 발생되면, 어떻게 든 빨리 소통을 하려고 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대응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많은 변수들을 돌아보며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기억하십시오. 상황 분석 없는 소통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