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 SK

“세대교체와 ‘준비된 인사’로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마련했다” 

SK그룹(이하 SK)이 2024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SK는 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열어 의장 등 신규 선임안을 의결하고, 각 관계사 이사회에서 결정한 대표이사 등 임원 인사 내용을 공유 및 협의했다고 7일 밝혔다.

과감한 세대교체 

SK는 이번 인사를 통해 글로벌 시장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다수 관계사가 조직을 효율화하고 임원 규모를 축소했다. 2024년 SK의 신규 선임 임원은 총 82명(12/7 현재기준)으로 최근 4년 내 최소(2023년 145명, 2022년 165명, 2021년 107명) 인원이다. 

전체 신규 선임 임원 수는 그룹 경영전략인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강화를 위해 각 사별로 인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라 결정됐다. 신규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은 만 48.5세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 강화’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이날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을 임기 2년의 새 의장으로 선임했다. 최창원 부회장은 2007년 SK케미칼 대표이사 취임에 이어 2017년 중간 지주회사인 SK디스커버리 대표이사를 맡아 SK의 케미칼,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최창원 의장 선임에 대해 SK 측은 “최 부회장이 앞으로 각 사의 사회 중심 경영과 그룹 고유의 ‘따로 또 같이’ 경영 문화를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데 관계사 CEO들의 의견이 모아져 신임 의장에 선임됐다”고 밝혔다.

SK수펙스추구협의회 최창원 의장, 지동섭 SV위원회 위원장, 정재헌 거버넌스(Governance) 위원회 위원장. 출처= SK 
SK수펙스추구협의회 최창원 의장, 지동섭 SV위원회 위원장, 정재헌 거버넌스(Governance) 위원회 위원장. 출처= SK 

SK수펙스추구협의회는 최창원 의장 선임 외에 지동섭 SK온 사장을 SV위원회 위원장으로, 정재헌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 사장을 거버넌스(Governance) 위원회 위원장에 각각 신규 선임했다. 지동섭 신임 SV위원장은 SK온의 배터리 사업을 이끌어 왔다. 정재헌 신임 거버넌스위원장은 SK스퀘어 투자지원센터장을 지냈고, SK텔레콤 대외협력담당을 겸임할 예정이다.

SK는 “이번 협의회 인사는 급변하는 대내외 경영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처하고 SK 관계사들이 ‘또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경영 인프라 구축 및 변화관리 구축에 방점을 뒀다”고 밝혔다.

차세대 CEO들 전진배치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 장동현 SK㈜ 부회장은 역할이 조금씩 변경됐다. 조대식 의장은 SK㈜ 부회장으로서 주요 관계사 파이낸셜스토리 실행력 제고, 글로벌 투자 전략 등을 자문하며 그룹 성장에 기여한다. 장동현 부회장은 SK㈜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부회장)를 맡으며, 성공적 IPO 추진을 목표로 사업영역 고도화 등에 힘쓸 계획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자리를 유지한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공동 대표이사의 자리에서 물러나며 SK㈜ 부회장을 겸직한다. 이러한 역할을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AI 얼라이언스(Alliance)를 이끌며,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주력한다. 박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SK하이닉스 곽노정 사장은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SK 관계사 신임 사장 명단. (맨 윗줄 왼쪽부터)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용욱 SK실트론 사장, 김양택 SK㈜ 머티리얼즈 사장, (가운데줄 왼쪽부터)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장호준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사장, (맨 아랫줄 왼쪽부터), 류광민 SK넥실리스 사장, 노상구 SK인천석유화학 사장. 사진= SK 
SK 관계사 신임 사장 명단. (맨 윗줄 왼쪽부터) 장용호 SK㈜ 사장,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이용욱 SK실트론 사장, 김양택 SK㈜ 머티리얼즈 사장, (가운데줄 왼쪽부터) 오종훈 SK에너지 사장, 이석희 SK온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장호준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사장, (맨 아랫줄 왼쪽부터), 류광민 SK넥실리스 사장, 노상구 SK인천석유화학 사장. 사진= SK 

SK 주요 관계사는 이사회를 열어 CEO(최고경영자)의 교체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SK㈜ 사장에는 장용호 SK실트론 사장을, SK이노베이션 사장에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을, SK실트론 사장에 이용욱 SK㈜ 머티리얼즈 사장을, SK에너지 사장에 오종훈 SK에너지 P&M CIC 대표를, SK온 사장에 이석희 前 SK하이닉스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또한, SK㈜ 머티리얼즈 사장에 김양택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 SK엔무브 사장에 김원기 SK엔무브 그린성장본부장은 각각 보임됐다.

주요 자회사의 신임 CEO(최고경영자)들은 CEO로서의 역량을 대내외적으로 검증받거나 혹은 내부 교육을 통해 역량을 기른 이들로 선임됐다. SK㈜ SK이노베이션, SK에너지, SK엔무브, SK온,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7개사의 CEO가 교체됐다. 

신규 선임된 CEO 중 3명(머티리얼즈 김양택, 엔무브 김원기, 에너지 오종훈) 모두 SK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 ELP(Executive Leader Program)을 수료한 인물들이다.  

여성임원 선임 확대

SK는 이번 인사에서 총 8명의 여성 임원을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그룹 내 총 여성임원 수는 50명에서 53명(전체 임원의 약 5.6%)으로 늘었다. 최태원 SK회장의 장녀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최연소(1989년생) 임원으로 기록됐다. 

SK 측은 “각 사가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를 한 것”이라면서 “부회장급 CEO들은 계속 그룹 안에서 그동안 쌓은 경륜과 경험을 살려 후배 경영인들을 위한 조력자 역할 등을 수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SK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이뤄진 큰 폭의 세대교체 인사는 각 사가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분야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