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및 의약외품 온라인 유통기업인 블루엠텍의 코스닥 상장 도전이 시작된 가운데 그 전략적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존재하는 사업을 ICT 기술로 디지털 전환해 플랫폼 비즈니스로 묶는 입체적 전략을 가동하기 때문이다.

의약품 전문 B2B유통 플랫폼서비스인 블루팜코리아를 출시한 블루엠텍은 2015년 3월 설립, 2019년 뉴패러다임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시작으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은 후 지난 10월13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주관사는 하나증권과 키움증권이다. 

공모주식수는 전량 신주발행 140만주며 공모 예정가는 1만9000원이다.

블루엠텍의 상장은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시장 상황이다.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불러온 소위 '파두 사태' 후 금융감독원은 최근 기업공개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선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리고 블루엠텍은 해당 개선안에 따라 10월 상장 직전 월별 실적을 공개했다. 달라진 정책에 임하는 초반 사례다. 업계가 이익 미실현 특례 상장을 준비하는 블루엠텍의 행보에 집중하는 이유다.   

블루엠텍의 디지털 전환 로드맵도 눈길을 끈다. 민감한 의약품 유통시장을 ICT로 혁신하는 과정에서 프로세스 간소화 및 선순환 생태계, 락인 전략 등에 있어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지털 전환 로드맵과 B2B 시장의 시너지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관전 포인트가 여럿 있다.

사진=갈무리
사진=갈무리

디지털 전환으로 프로세스 간소화+선순환 생태계+락인 전략
블루엠텍은 블루팜코리아를 통해 기존 국내 의약품 유통시장 단순화를 노리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기점으로 삼아 전체 프로세스의 간소화를 추진하는 셈이다. 

실제로 기존 제약사, 병원, 도매사 등이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유통시장을 블루팜코리아로 묶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제약사와 병원의 사이에서 플랫폼 역할을 통해 유통구조 간소화는 물론 영업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마케팅 비용 절감도 끌어낼 수 있다.

AI 및 빅데이터, 콜드체인 물류와 협업 솔루션을 통해 병원 대상 전문의약품 이커머스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뜻이다. 자연스럽게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지며 내부로 진입한 파트너들을 향한 락인 전략을 가동할 수 있다.

한 발 더 들어간다면?

디지털 전환은 이미 존재하는 사업 영역을 ICT로 퀀텀점프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 연장선에서 블루엠텍의 접근법은 전형적인 디지털 전환이지만, 블루팜코리아라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매개로 하기에 큰 틀에서 O2O 로드맵으로 볼 수 있다. 수요와 공급을 조절한다는 측면에서는 온디맨드 방식으로도 볼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것은 블루엠텍의 디지털 전환 방향성이다. 디지털 전환으로 사업 영역을 퀀텀점프시키면서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블루엠텍은 일차적으로 신속함, 효율성에 방점을 찍었다. 기존의 복잡다변했던 유통구조를 간소화시키며 그 간극을 ICT로 메우면서 낭비되던 '리소스'를 온전히 플랫폼 생태계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절대 확보할 수 없는 투명한 의약품 유통 데이터베이스와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린다는 설명이다.

물론 디지털 전환을 통해 플랫폼 커버리지도 넓힌다. 제약사를 향한 솔루션과 의료기관으로 향한 서비스를 동시에 마련하는 투트랙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기획의 유연함과 플랫폼 커버리지 확대 역시 디지털 전환이 가져오는 이점으로 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신속함과 효율성, 플랫폼 커버리지 확대를 끌어내면서 자연스럽게 생태계 전략을 가동하고, 그 선순환을 지키며 락인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배경이다.

사진=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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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엠텍 "정면돌파"
블루엠텍은 올해 들어 10월까지 매출액 959억원을 기록했으며 누적 영업이익은 3억2600만원을 기록했다.

정병찬 블루엠텍 대표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기존의 영업사원 직접 대면 영업을 통한 후결제 등 복잡한 유통구조를 온라인으로 단일화해 대면 영업, 주문, 수금, CS 등의 업무를 효율화하고 미수채권 문제를 해결했다"면서 "국내외 주요 제약사 제휴 및 첨단 물류시스템을 확보했으며, 2023년 상반기 기준 2만9000여 개소 이상의 병‧의원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의약품 이커머스에서 더 나아가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3PL Fulfillment 서비스와 원내 의약품의 주문 및 재고관리 서비스 ‘블루미’, 병의원 경영관리 소프트웨어, 전자차트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한 비급여 의약품의 처방 및 치료관리 서비스 등 ICT 서비스 확대를 통해 ‘All-Round Digital Transtormation’을 이루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