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화물 하역 작업으로 분주한 부산항 모습. 출처=연합뉴스
수출입 화물 하역 작업으로 분주한 부산항 모습. 출처=연합뉴스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 단가 수준을 나타내는 수출금액지수가 13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떨어지면서 교역 조건도 다섯 달 연속 개선됐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10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는 128.13(2015년=100)으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10월 –6.6%를 기록한 후 올해 9월까지 12개월 연속 하락하다 13개월 만에 반등했다.

컴퓨터·전자·광학기기(-4.6%), 화학제품(-3.5%) 등의 금액이 줄었지만, 운송장비(13.2%)와 석탄·석유제품(17.4%) 등이 늘었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차나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호조세가 지속됐다”며 “정유사들의 정기 보수 기간이 종료돼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석탄·석유제품 분야의 수출물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량지수는 125.29로 지난해 10월보다 7.4% 증가했다. 지난 9월 석 달 만에 상승 전환한 뒤 2개월 연속 오름세다. 섬유 및 가죽제품(-6.9%), 전기장비(-0.1%) 등이 부진했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28.6%),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6.1%) 등의 수출물량이 늘었다.

수입금액지수와 수입물량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수입금액과 물량 모두 석탄·석유제품 전기장비 등 분야에서 증가했지만, 광산품과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분야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수입금액지수는 147.76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5% 떨어졌다. 지난 3월 6.6% 하락한 후 8개월째 내림세다. 광산품(-20.1%),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0.3%) 등이 크게 줄었다.

수입물량지수는 123.73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5.0% 하락했다. 10.6% 떨어진 지난 7월 이후 넉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석탄 및 석유제품, 전기장비 등이 증가했지만, 광산품(-11.7%),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7.9%)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우리나라가 수출입으로 얼마나 이익을 얻었는지 수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수출물가지수÷수입물가지수)는 85.64다. 1년 전보다 1.1% 올라 5개월째 상승했다. 지난달 수입가격(-5.8%)이 수출가격(-4.7%)보다 더 크게 내렸기 때문이다.

유 팀장은 “반도체 수출가격이 상승 전환한 가운데 광산품 수입 가격이 하락해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상승했다”고 말했다.

순상품교역지수에서 가격 변동 요인을 함께 고려한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07.3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올라 다섯 달 연속 호조를 보였다.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동반 상승한 영향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나타낸다.